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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타조

성난 타조

  • 안광
  • |
  • 실천문학사
  • |
  • 2011-06-30 출간
  • |
  • 240페이지
  • |
  • 148 X 210 X 20 mm /342g
  • |
  • ISBN 9788939206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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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도시 사막의 판타지, 옹골찬 풍자의 노래

안광 작가가 15년 간의 긴 침묵을 깨고 두 번째 소설집을 출간했다. 정처 없는 존재들의 애옥살이를 좇던 첫 소설집 『쥐와 그의 부하들』에서 작가가 보여주었던 핍진한 관찰력은 한층 성숙해졌고, 장편 『유령사냥꾼』에서 묻어나던 우화성 짙은 스토리라인과 환상적 리얼리즘은 독특한 구도로 새로 짜여졌다. 『성난타조』에서 안광 작가는 일상에서 파생되는 현대인들의 전형적 고통과 애환을 특유의 상상력과 탄탄한 알레고리 구조를 통해 재현해낸다. 타의에 의해 욕망이 획일화되고 재편성되는 현대사회구조 속 존재의 군상들이 이 소설 속에는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소설가 김원일은 안광의 소설을 두고 “넉넉한 정서로 소재를 수용하면서도 긴 여운을 이끌어내어, 애잔하면서도 아름답다”고 평하며 현대인이 당면한 비극적 상황을 준엄하게 환기시키는 안광 작가만의 세계관에 주목한다.

성난 세상을 살아가는 성난 얼굴들

표제작인 「성난 타조」는 남성 판타지의 한 양상을 보여준다. 화자인 ‘나’는 다니던 회사에서 해고되고 퇴직금으로 ‘타조 농장’을 시작한다. 세상 물정 모르는 주인공은 ‘21세기 미래 축산 타조 벤처사업’에 대한 심포지엄에 홀려 아내와 함께 “호주의 대농장주처럼 풀장 있는 대저택에서 수십 명의 인부와 하인들을 거느리고 성주처럼” 사는 전원생활을 꿈꾸었으나 주문이 쇄도할 거라고 믿었던 타조알과 타조고기는 외면당하고 3년 만에 망하고 만다. 여기에서 주인공의 ‘농장’은 ‘전원과 자연’에 대한 꿈이 아니라 총화되고 집적된 ‘자본’을 향한 판타지이다.

나는 부자가 되어 황금빛 타조를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꿈을 꾸었다. 아아, 정말 돈을 벌고 싶었다. 그래서 나를 실업자로 내몰은 이 세상에 보아란 듯이 복수하고 싶었다. 돈 없고 헐벗은 자들 위에 제왕처럼 군림해서 나에게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아첨하는 자에겐 몇 푼의 동전을 던져주고 먹다 남은 갈비뼈를 이빨에 물려주고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싶었다. 나에게 반항하는 자에겐 누더기 보잘 것 없는 옷이라도 사정없이 벗기고 등짝에 야무지게 채찍질을 해준 다음 내 자비심의 상징으로 딱딱한 빵 한 조각을 쥐어준 다음 거친 황야로 내쫓아버릴 것이다. 내가 세상에서 초라하게 쫓겨났듯이.
-「성난 타조」中

주인공에게 돈은 그의 ‘어떤’ 행복을 위해, ‘어떻게’ 쓰일 수 있는 그런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즉 사용가치를 상실한 권력의 절대 표식으로서의 교환가치를 의미할 뿐이다. 마찬가지로 ‘황금빛 타조’ 또한 시원적 삶이나 자연과는 무관한 모든 사람들 위에 군림할 수 있는 금력의 표식일 뿐이다. 한편 이 작품에서 ‘타조’는 자본주의 사회에 자신의 힘을 과시하는 금력에 대한 표상이면서 동시에 욕망을 상징한다. 주인공 ‘나’는 아내와 떨어져 농장을 경영하는 동안 미시족 같은 아내가 다른 사내와 불륜행각을 벌이고 있음을 눈치 챈다. 그런 아내의 외도로 인해 더욱 초라해진 그의 남성성은 ‘검은 깃털’로 불리는 타조가 보여주는 힘과 정력 앞에서 모멸감과 질투심을 느낀다.

“‘검은 깃털’이 비록 나에게 반항하고 있지만 그 놈의 교미는 장쾌한 데가 있었다. 주변에서 얼쩡거리는 다른 수컷의 가슴팍을 앞발질로 사정없이 걷어차 구석으로 쫓아버린 다음, 교태를 부리며 가까이 다가와 날개를 떨고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유혹하는 수많은 암컷 들 중 거침없이 하나를 선택에 땅바닥에 납작하게 엎드리게 했다. 그리고 물소의 뿔처럼 거대한 생식기로 암컷의 총배설강을 헤집고 들어가 알집에 정액을 분수처럼 뿜어주었다. 아아, 저놈이 부럽다.”

‘검은 깃털’의 모습은 주인공에게 금력과 정력을 지닌 제왕으로 비춰진다. 주인공은 상대적인 박탈감과 질투심으로 인해, 그리고 타조와 타조알의 비효용성을 절감하며 타조들에게 교미를 금지한다. 타조농장의 과잉생산을 동결시키기 위해 교미를 금하자 ‘검은 깃털’은 사생활 침해라는 이유로 반항한다. 이에 주인공은 “교미는 사생활이 아니고 기획이자 사업”임을 강조한다. ‘욕망과 식량’의 문제로부터 소외된 ‘주인공’은 결국 또 하나의 ‘자본주의 결정체’인 보험을 통해 생애를 전환시킨다. 주인공은 그를 능멸하는 ‘검은 깃털’의 모가지를 비틀어 죽이고, 타조농장에 불을 지른다. 그리고 보험회사에서 보상받은 돈으로 농장부지에 ‘모텔 타조 파라다이스’를 열고 모텔 앞에 ‘박제된 검은 깃털’을 세운다. 여기에서 ‘하늘을 찌를 듯 장엄하게 서 있는’ 타조란, 이 시대의 순수성을 짓밟아버린 욕망과 금권의 표상물이다.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을 연상시키는 이 우스꽝스러운 해프닝과 타조들의 발화 모습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통제되고 관리되며 거래되는 ‘인간 본질’에 대한 서글픈 우화이다.

인공수정된 꿈과 계획된 해프닝들

이미 그 모든 것들은 의지력의 통제를 벗어나 있었다. 한밤중에 이곳까지 찾아와 허름한 목로주점 한 구석에 몸을 숨기고 혼자 술이 취하기를 기다린다는 것 자체가 그것을 보여주었다. 그는 술기운이 어서 머리와 체면을 마비시키고 뜨거운 욕망이 간절하게 원하는 곳으로 거침없이 자신을 인도해 주길 바라며 또 한 잔의 소주를 털어 넣었다. 그리고 너무 오랜 시간 앉아 있다는 것에 신경이 쓰여 술집 주인에게 먹지도 않을 안주를 하나 더 시켰다. 주문하는 목소리는 되도록 적게 냈다. 그러면서 그는 슬쩍 혹시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까 불안하여 범죄자처럼 고개를 숙인 채 주변을 재빨리 둘러보았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모습에 쓰거운 모멸감을 느꼈다.
-「양철인간」中

「양철인간」의 배경은 어느 작은 지방도시이다. 한국의 도시개발사가 대개 그러하듯, 이 지방도시에는 신시가지와 구시지가 공존하는데, 이 작품에서 구시가지는 ‘아랫역’이라고 불리는 퇴락한 기차역 주변의 사창굴로 그려진다. 대단위 아파트, 산뜻한 신청사, 대형전광판과 우람한 역사(驛舍)가 새롭게 도약하는 신시가지를 구성한다면 적막한 역광장과 포장이 벗겨진 도로, 색 바랜 간판들, 빨갛고 노란 싸구려 사창가는 버려진 구시가지를 구성한다. 이 두 개의 대비되는 소설의 배경은 주인공이 맞는 운명의 명암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그’는 대학 재학 시절 행정고시를 합격한 관료로 가난한 여자 친구를 버리면서까지 ‘고위관료’가 되고자 하는 야망을 가진 이다. ‘그’는 철두철미한 일처리와 부지런함으로 동기들보다 빠른 진급을 해가며 승승장구를 달려왔으나 정권이 바뀌자 ‘끈 떨어진 뒤웅박’ 신세가 되어 지방 도시로 밀려나고 만다. 금과 다이아몬드로 만든 ‘행운의 열쇠’로 새로운 권력에 줄을 대려고 하였으나 그것도 실패, 들끓는 욕망과 울분에 시달리던 그는 사창가에서 어린 여자를 만난다. 그녀에게서 과거 자신이 버린 애인의 모습을 발견한 그는 그녀를 사창굴에서 구해내려고 하지만, 어린 매춘부는 그의 낭만적 환상을 거절하고 그곳에 남고 만다. 활기찬 사람들, 경쾌한 음악 소리로 이루어진 빛의 세계와 텅 비어 있는 퇴락한 어둠의 세계에서 ‘그’는 이쪽과 저쪽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한 채, 그 창녀가 버린 한 줌의 초라한 환상을 쥐고 남게 되는 것이다. 도시에는 다양한 욕망의 ‘거대한 에너지’가 꿈틀거리지만, 결국 자본주의적 일상 속에 획일화된 욕망과 판타지로 소모되고 만다는 것, 안광의 이번 소설집은 바로 이 지점에서 돌연히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안광은 소설 속에서 인간의 꿈과 이상조차 가판대에 진열되어가는 우리 시대의 슬픈 자화상이다. 저마다의 ‘개별’의 만개를 꿈꾸는 것이 불가능한 이 시대에 우리는 쇼윈도에 진열된 ‘기성품’으로서의 ‘판타지’를 산다. 온갖 크레딧 카드와 최신 브랜드의 기호품과 첨단 기기들을 존재 증명이라고 믿으며 우리는 매끈한 기계와 아스팔트 위에 구축된 ‘인공의 판타지’를 꿈이라 믿고 달려 나간다. 그리고 그 끝에서 욕망의 바닥과 환멸, 죽음의 얼굴을 본다. 안광의 소설은 우리 시대 기관차처럼 폭주하는 욕망이 죽음과 함께 펼치는, 어지러운 무도의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줌으로써 이를 풍자하고 또 애도하고 있다. 이 황폐한 삶이 누구의 삶도 아닌, 바로 우리의 삶이라는 사실, 안광의 소설이 신랄하면서도 슬픈 것은 그것이 바로 우리 자신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추천의 글
안광의 소설 『성난 타조』는 오늘의 현대인이 당면한 비극적 상황을 준엄하게 환기시킨다. 소설 속의 타조들이 인간의 끝없는 탐욕 앞에 속절없이 희생되듯이, 세상의 인간들 역시 희망을 잃은 채 쇠락해간다. 구원 없는 이런 비극적 풍경을 묘사하는 안광의 우화적 서사는 현대란 후기자본제 사회에 소외된 인물들을 돌올하게 부각시켜 읽는 이로 하여금 공감대를 끌어낸다. 그의 다른 소설들 역시 넉넉한 정서로 소재를 수용하면서도 긴 여운을 이끌어내어, 애잔하면서도 아름답다.
소설가 김원일

목차

매직카드
성난 타조
이순신과의 동침
버펄로
양철인간
클럽 블랙 시

해설_정은경
작가의 말

저자소개

1960년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다. 1987년 『소설문학』으로 등단해 창작집 『쥐와 그의 부하들』, 장편소설 『유령독자들』을 퍼냈다. 현재 순천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

도서소개

소외된 현대인들의 고통과 애환!

현대인이 당면한 비극적 상황을 환기시키는 안광의 소설집 『성난 타조』. 작가가 15년의 긴 침묵을 깨고 펴낸 두 번째 소설집으로, 일상에서 파생되는 현대인의 고통과 애환을 특유의 상상력과 탄탄한 알레고리 구조를 통해 재현했다. 타의에 의해 욕망이 획일화되고 재편성되는 현대사회 구조 속 군상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남성 판타지의 한 양상을 보여주는 표제작 <성난 타조>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통제되고 관리되며 거래되는 욕망에 대한 우화라 할 수 있다. 작가는 꿈과 이상조차 '기성품'이 되어버린 우리 시대의 슬픈 자화상을 그려낸다. 폭주하는 욕망이 죽음과 함께 펼치는 어지러운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줌으로써 이를 풍자하고 또 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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