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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이 사는 집

농담이 사는 집

  • 조명숙
  • |
  • 문학과지성사
  • |
  • 2010-04-15 출간
  • |
  • 247페이지
  • |
  • 148 X 210 mm
  • |
  • ISBN 9788932020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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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당신은 나의 코끼리…… 농담 아니라구요!
뒤죽박죽에다 얼토당토않은 농담으로 범벅된 ‘코끼리 이야기’


생김새가 다른 동생을 위해 지어낸 작은 농담 하나가 쑥쑥 자라서 마침내 코끼리만큼 커다란 서사로 자리 잡은 집 이야기가 찾아왔다. ‘문지 푸른 문학’ 시리즈 아홉번째 책으로 출간된 조명숙 작가의 첫 성장소설 『농담이 사는 집』. 2001년 『문학사상』 신인상으로 등단한 이래 장편소설 『바보 이랑』을 비롯해 소설집 『헬로우 할로윈』과 『나의 얄미운 발렌타인』 등을 통해 굵직한 서사와 탄탄한 구성의 힘을 보여준 작가 조명숙이 ‘우리 시대에 가족이란 무엇인가?’란 화두를 두고 경쾌하게 쌓아올린 ‘농담이 사는 집’ 이야기다.

밖으로만 돌던 아버지가 어느 날 갈색 머리에 파란 눈을 지닌 아기를 데리고 돌아왔다가 얼마 후 돌아가셨다면…… 엄마와 나 그리고 어린 동생을 가족으로 묶어두기 위해 (있지도 않은) ‘엄마의 외국인 연인(코끼리) 이야기’를 만들어냈다면…… 그리고 많은 시간이 지난 후 동생이 친아빠를 찾겠다며 외국으로 떠난다면…… 그 충격으로 엄마가 쓰러지신다면…… 『농담이 사는 집』은 그런 농담 속 엄마와 이모, 그리고 외할머니를 가족으로 둔 고등학교 2학년생 영은이의 이야기다. “그러니까 영은아, 코끼리는 없지만 있는 거고, 코끼리가 있어야 숙자는 할머니 딸이 되는 거야. 무슨 말인지 알겠니? 그래서 숙자한테 말할 수 없는 거야. 할머니가 쓰러진 걸 알면 숙자는 자기 탓이라고 생각할 테고, 그렇게 되면 우린 모두 상처를 입을 거야. 뿔뿔이 흩어져버릴 거라고.”(104쪽)
바람둥이였던 외할아버지, 교통사고로 너무 일찍 가버린 아빠, 슬픔에 지쳐 수학 문제집 속으로 도망쳐버린 수학 교사 엄마, 쓸쓸하게 또는 외롭게 방긋방긋 웃기만 하던 할머니의 쓰러짐, 지나치게 씩씩해서 늘 위태로운 사진작가 이모, 그리고 소심하고 겁 많은 나…… 일견 암울하고 비관적일 것 같은 캐릭터들은, 그러나 폴카의 리듬처럼 경쾌하고 봄꽃처럼 따듯한 스토리를 꾸려간다. 무럭무럭 자라나는 ‘코끼리 농담’이 가족을 하나로 묶어주면서 반전에 반전의 묘미를 끝없이 풀어내기 때문. 애초에 이모의 친아빠를 가정하고 생겨난 ‘코끼리’는 어느 순간 가족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끈이 되었다. 그리고 이제 가족 구성원은 서로서로의 ‘코끼리’임을 자임한다.
『농담이 사는 집』을 구성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서사는 이제 막 자라나는 ‘영은이의 코끼리 이야기.’ 성적도 신통찮은 데다 키 작고 못생긴, 게다가 고등학교 2학년이 되도록 아직 첫 생리도 하지 못한 영은이에게 키 크고 오카리나를 멋지게 부는 ‘수앙’이 가슴 한켠에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이다. 까무잡잡한 피부의 이 베트남 유학생 역시 다문화 가정의 일원이다. 의료봉사단으로 베트남을 찾았던 한국인 어머니와 베트남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지금은 유학생 신분으로 어머니의 나라에 와 있는 것. 생김새가 다른 이모와 함께 살고 있는 영은이에게 또 다른 모습의 수앙은 낯설거나 거리낌의 대상이 아니다. 겉모습 속에 내재한 풋풋한 ‘어린 코끼리’를 인정하고 점점 떳떳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건 ‘코끼리 농담’에 익숙해 있기 때문일 터다.

“인생의 방식은 왜 변하지 않는 걸까? 여전한 세계, 여전한 암담함 속에서 이렇게 계속 변화와 사랑을 꿈꾸어도 되는 걸까?”(「작가의 말」) 그러나 『농담이 사는 집』과 같은 ‘가족’이 함께한다면 얼마든지 변화하고 사랑을 꿈꾸어도 될 듯하다. 우리는 모두모두 서로의 코끼리이고, ‘코끼리 농담’은 끊임없이 자라날 테니까 말이다.
굵직한 서사와 탄탄한 구성의 힘에 보태진 ‘조명숙식 상상력’은 순식간에 마지막 책장으로 독자를 유도해갈 것이다. 그런데, 마지막까지도 정말로 코끼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이모의 말은 어디까지 믿어줘야 할까? 진실은 『농담이 사는 집』 속에 살고 있다. 이건 정말 농담이 아니다!

작품 줄거리

고등학교 2학년인 영은이는 키가 작고 아직까지 생리를 하지 않는 것이 불안하다. 키 크고 오카리나를 잘 부는 같은 반 수앙에게 애틋한 마음이 생기고부터는 작은 키에 대한 불만 역시 커졌다. 그런 어느 날, 이모가 핀란드로 코끼리를 찾으러 가겠다고 선언을 하면서 집안의 분위기가 묘하게 흘러가는데……
교통사고로 일찍 아버지를 여읜 영은이는 늘 의기소침해 있었고, 슬픔에 잠겨 수학 문제집 속으로 도망쳐버린 엄마 역시 영은이를 살뜰히 돌보지 못했다. 그런 손녀를 안쓰럽게 여긴 외할머니의 제안으로 외가에 들어와 살게 된 영은이는 한결 쾌활한 심성을 갖게 되었다. 매사에 씩씩하고 당당한 이모의 도움으로 친구 여진을 사귈 수 있게 되었고, 둘은 마음이 울적할 때면 「이에바의 폴카」에 맞춰 춤을 추면서 간신히 학교생활에 적응해가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의 우상이자 촉망받는 사진작가인 이모가 코끼리를 찾아 핀란드로 가겠다는 것이다. ‘코끼리’는 핀란드에서 온 여행자 ‘키비 에로넨’을 가리키는 말로, 그는 외할머니의 연인이었고, 그사이에서 이모가 태어났다는 것이다. 그런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으면서도 자신에게만 비밀로 해왔던 것에 대해 영은이는 배신감을 느낀다.
그렇지만 막상 이모가 핀란드로 떠나고 난 뒤, 할머니가 쓰러져 몸의 반쪽이 마비되는 엄청난 일을 겪고 나서 영은이는 또 다른 진실을 알게 된다. 사실 이모는 외할아버지가 밖에서 데려다놓은 아이였으며, ‘코끼리’란 이모의 존재를 합리화시키기 위해 엄마와 할머니가 지어낸 가공의 인물이었다는 것. 그럼에도 이모는 핀란드에서 코끼리를 찾았다는 이메일을 보내오고, 영은이는 코끼리가 자신의 몸속에, 그리고 집 안에 들어와 함께 살고 있다는 환각을 갖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존재하지도 않는 코끼리를 이모는 대체 어떻게 찾았다는 것일까?
한편, 어수선한 와중에 영은이는 첫 생리를 경험하고, 옥신각신 여진이와 다투는 일상을 넘기면서, 실은 베트남에서 유학 온 수앙이 여진에게 마음을 두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질투심과 배신감을 느낀다. 그럼에도 실속파인 여진은 까무잡잡한 피부의 수앙에게는 전혀 마음이 없었던 것. 그리고 연이어 수앙이 고국인 베트남으로 곧 돌아가게 될 거라는 소식을 듣고 울적해진다.
핀란드 여행을 마치고 귀국한 이모는 여전히 코끼리가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 ‘코끼리 농담’의 결말은 대체 어떻게 귀결될까? 그리고 용기 내어 영은이가 수앙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어떤 답장이 돌아올까? 우리는 모두모두 누군가의 코끼리. 이건 정말 농담이 아니다!

작가의 말

고등학교 때 여름, 초저녁부터 줄곧 번개와 천둥이었는데 비는 내리지 않았다. 진하고 옅은 구름이 하늘을 덮고 있는 가운데 귀기(鬼氣) 서린 빛이 대기를 푸르게 물들이고 있었다. 보충수업과 야간자율학습을 마칠 때까지 번개와 천둥은 계속됐고, 무서움에 떨면서 아이들은 종종 운동장을 빠져나갔다. 호들갑스런 몇몇은 비명을 지르며 내닫기도 했다.
그런데 나는 몹시 기분이 좋았다. 다른 아이들은 무섭다고 야단인데 무섭기는커녕, 요즘 말로 악지르고 싶었다. 보통 때와는 다르게 파르스름한 밤이 마치 새로운 세상을 알리는 징조처럼 여겨졌던 까닭이다.
그때 나는 시골에서 그보다 번화한 작은 도시로 유학한 처지라서 현실감각이 없었는 데다, 지금 아이들처럼 뚜렷한 장래 계획을 가지고 있지도 않았다. 막연하고 두렵기만 한 인생을 앞에 놓고 갈팡질팡하고 있었다고나 할까. 그래서 정규수업과 보충수업, 야간자율학습에다 주초고사, 주말고사, 모의고사, 월례고사로 꽉 짜인 학교를 다니고 있었으면서도 상상, 꿈, 환상 같은 것들에 좀 몰두해 있었다. 막막함 속에서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이 달라지기만을 바라던 참 대책 없는 아이였다.
아무튼 그날, 이상한 일기에 잔뜩 취한 채로 나는 흥얼흥얼 노래까지 부르며 자취방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한참 동안 뭔가를 나름 끄적거렸다. 새벽, 기압골은 안정을 되찾으면서 비가 몹시 내렸다. 그리고 아침이 되었을 때, 하늘은 말짱했고, 세상은 당연하게도 달라진 게 없었다. 마른번개와 마른천둥은 기온과 밀도가 다른 공기덩어리가 만나면서 전선(前線, front)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비롯된, 자연에서는 흔한 현상이었을 뿐. 나는 몹시 실망하면서 학교에 갔다.
아직도 가끔, 비가 오거나 천둥 번개가 치는 날이면 그때가 생각나서 혼자 멋쩍게 웃는다. 아주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세상이 뒤집어지는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았고, 보충과 야자는 대를 이어 계속되고 있으니까 말이다.
인생의 방식은 왜 변하지 않는 걸까? 여전한 세계, 여전한 암담함 속에서 이렇게 계속 변화와 사랑을 꿈꾸어도 되는 걸까? 내 마음속에 몰래 감춰뒀던 코끼리를 여러 사람에게 보여줘도 괜찮을까? 망설임 끝에 못생기고 키 작은 영은이의 비정상적인 가족이 ‘코끼리 농담’을 통해 여러 어려움을 이겨나가는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다.
소설을 쓰는 내내 관찰 대상이었던 이 땅의 많은 영은이와 여진이, 이숙자와 이혜자, 그리고 수앙 들에게 사랑을 전한다. 그리고 그 모두를 껴안아준 할머니, 당신이 있어서 오늘 우리가 있음을 잊지 않겠습니다.

2010년, 푸조나무 잎이 필 무렵
조명숙

책속으로 추가

"코끼리는 없어! 너도 알잖아! 그런데 이게 무슨 난리냐고!"
나는 놀라서 할머니를 꼭 껴안았다. 톤을 누그러뜨리지 않은 엄마가 주먹을 꽉 쥐고 이모 앞으로 다가들고 있었다. 이모가 휘청 균형을 잃는다 싶더니, 야단맞은 원숭이처럼 스르르 엄마 쪽으로 기울었다.
"그, 그게 말야, 언니……"
"크게 말해! 너, 목소리 크잖아! 크게, 코끼리는 없다고 말해!"
코끼리가 없다고 말하라니. 그렇게 코끼리 이야기를 해대고선 이제 와서 무슨 일이람. 나는 엄마가 억지를 부린다고 생각했다. 오래된 거짓말을 수습하려고 저렇게 막무가내라면 정말 유치하다고. 이모에게 코끼리를 만들어준 건 엄마고, 그러니까 이모에게는 잘못이 없다고. 그래서 엄마에게 뭔가 항의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할머니를 가만히 돌아보았다. 할머니, 뭐라고 말 좀 해보세요. 어떻게 된 거에요? 하는 심정으로. 그러나 할머니는 절반쯤의 빙긋 웃음을 희미하게 머금은 채로 눈을 감고 있었다. 그때 엄마에게 완전 기울어진 이모가 엉엉 소리 내어 울기 시작했다.
"코끼리는 없어! 코끼리는 없어!" (242~43쪽)

목차

이상한 아침
나뭇잎, 푸르다
농담의 시작
코끼리 나타나다
고양이, 라면, 폴카
질투의 난해함
아마도 몹시
뜻밖의 사건
플립북 다이어리
계속되는 농담
피드백 부족
빈집
꿈의 은유
배신
거짓말
가만가만
수학과 예술 사이
거부할 수 없는 특징들
할머니 깨어나다
밉상 곱상
가방 두 개
새로운 신호
교환조건
농담이 사는 집

작가의 말

저자소개

1958년 경남 김해에서 태어나 부산대학교 대학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2001년 \'문학사상\'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소설집 《헬로우 할로윈》《나의 얄미운 발렌타인》, 장편소설 《바보 이랑》 등을 출간했으며, 장편동화 《누가 그랬지?》로 제14회 MBC창작동화 대상을 받았다. 현재 동아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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