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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동네

어떤 동네

  • 유동훈
  • |
  • 낮은산
  • |
  • 2010-11-30 출간
  • |
  • 264페이지
  • |
  • 150 X 210 X 20 mm /463g
  • |
  • ISBN 9788989646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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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세상은 우리 동네를 불량한 사람들이 사는 불량한 동네라고 한다.”

사진이 흔한 시대다. 비싼 카메라로 찰칵 소리를 울리며 그날 먹은 음식 사진을 찍고, 질 좋은 휴대폰 카메라로 순간의 풍경을 기록해 개인 블로그에 올리고, ‘예쁘다’는 탄성을 자아내는 글과 사진을 모아 책을 내는 일도 아주 익숙한 시대. 하지만, 인천의 오래된 동네와 그곳 사람들의 삶을 20여 년간 몸과 마음으로 기록해온 결과물인 유동훈 사진 에세이집 『어떤 동네』는 이러한 ‘트렌디’함의 대척점에 서 있는 우직하고 투박한 책이다.
『어떤 동네』는 전문 사진작가나 에세이스트의 책이 아니다. 지인으로부터 물려받은 카메라로 찍기 시작한 사진들의 질감은 거칠고, 몇 겹씩 감정을 삭이며 쓴 듯한 글에서는 무뚝뚝함마저 묻어난다. 그러나 천천히 책을 넘기다 보면 여기 실린 사진과 글이 얼마나 소중한 우리 공통의 자산인지를 절감하게 된다.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절절하게 담았을 뿐 아니라 무엇이 과연 행복한 삶인지, 희망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까지도 성찰하게 하는 힘이 그의 사진에는 있다.

누가 여기를 불량 주거지역이라 하는가
소위 ‘노후 불량 주거지역’이라고 불리는 가난한 동네. 일제강점기 공장노동자들의 집단합숙소였고, 한국전쟁 이후에는 피란민들이 맨손으로 갯벌을 간척하거나 토굴을 파고 살기 시작한 곳, 개발독재 시대에는 이농민들이 자리를 잡고 얼기설기 다락방을 올리고 집과 집들이 연결되면서 마침내 ‘동네’가 된 곳. IMF 이후에는 아파트와 공장들이 주위를 둘러싸기 시작해 지금은 외딴 섬처럼 고립된 어떤 불량한 동네…. 작가 유동훈은 대학 시절에 이곳을 드나들기 시작하다 여기에 터를 잡고서 20년 넘게 살고 있다.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마음 붙일 데 없는 아이들의 공부를 봐주고 미술 활동도 같이 하는 공부방 ‘삼촌’으로서(‘선생님’이 아니다), 동네에 무슨 일이 있으면 힘을 보태는 주민으로서, 그리고 사라져 가는 동네 구석구석을 카메라로 기록하는 작가로서 말이다. ‘관찰자’ 입장인 외부의 전업 사진작가가 아니라 ‘동네 사람’으로서 찍어온 사진들에는 그의 애틋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작은 공터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표정, 다함께 국수를 삶아 먹곤 하던 동네 귀퉁이 공동 부엌, 바람에 날리는 남루한 빨래, 편찮으신 할머니의 힘겨운 나들이, 그리고 이제는 세상에 없는 사람들의 해맑았던 한때…. 이 모든 것들은 렌즈 속에 한번 갇히고 굴절되어 나온 대상화된 이미지가 아니라 바로 옆에서 나와 웃음과 슬픔을 같이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읽힌다. 단순한 다큐 혹은 기록물을 넘어서는 힘과 감동이 그의 사진에 담겨 있는 것이다.
사진의 힘은 이미지 자체가 아니라 그 사진이 담고 있는 이야기에서 빛난다. 유동훈의 카메라는 단순히 피사체를 담는 도구가 아니라 아이들의 상처를 보듬는 따스한 손길이 되고 할머니 할아버지의 세월을 풀어내는 이야기 상자가 되었다. 그의 사진은 사물을 보는 다른 방법, 바로 ‘이야기의 힘’을 우리에게 일깨워주고 있다.

첫 번째 章 ‘낡은 담에 기대선 아이들’은 어떤 동네 골목에 모여든 아이들의 어린 시절을 담았다. 비좁은 공동마당에서도 바람처럼 뛰노는 아이들의 상기된 얼굴을 보면 “아! 사람 사는 동네 같다!” 되뇌게 된다는 작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다. 이제는 대학생으로, 노동자로, 가게 점원으로, 군인으로 성장해 각자 다른 미래를 설계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 동네에 남기를 꿈꾸는 아이들의 믿음직한 오늘은 마지막 章 ‘작은학교’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章에서는 그곳에서 살아본 사람만이 포착할 수 있는 ‘어떤 동네’ 사람들의 지혜가 담긴 구석구석을 보여준다. 좁은 골목길에 살림살이가 쌓여 어수선해 보이지만 거기 자리잡은 마땅한 이유가 있는 물건들(92쪽), 턱없이 비좁은 공간을 알뜰히 활용한 사다리 모양 계단(101쪽), ‘환경미화’가 아닌 몸으로 그려낸 생활예술 벽화(108쪽) 등은 가난한 이들의 삶을 일정한 기준에 맞춰 재단하고 일방적으로 ‘개선’시키려는 계획이 얼마나 어이없고 폭력적인 일인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조금의 힘이라도 남아 있는 한 부두에서 그물을 꿰매고, 마늘을 까고, 굴을 까며 어떤 일이든 자립적으로 해내던 동네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가녀리지만 씩씩한 모습이 네 번째 章에 담겨 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개발이 시작되면서 그들은 근처 빌라에 세를 들거나 주택가 반지하로 이사해야 했다. 서로 기대며 뭉쳐 살던 이웃들은 낯선 곳에서 고립되었다. 이제 곧 40층이 넘는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곳, 폐허가 되어가는 마을 곳곳을 찍은 사진들(‘흩어진 삶’)을 보면 마음이 스산해진다. 그러나 남아 있는 사람들은 깨진 돌과 나무를 주워 조그만 담을 만들고,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 뚫린 지붕의 구멍을 때운다.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 삶이 이어”지는 모습을 담은 사진(176쪽)은 자못 숭고함마저 풍긴다.

모두가 나누고 또 나누어 모두가 넉넉해지는 꿈
가난한 동네, 사라져가는 풍경, 작고 약한 존재들을 담는 유동훈의 사진에는 마음을 움직이는 처연함과 분노도 있지만, 삶을 같이 해온 사람만이 보여줄 수 있는 유머 또한 돋보인다. 우산을 뒤집어 빗물을 받으며 노는 아이들(48쪽), 못마땅한 표정으로 골목을 지키는 개(110쪽), 마치 와불 같은 동료의 뒷모습(236쪽) 등은 저절로 웃음을 머금게 한다. 이런 반짝이는 찰나를 잡아내는 능력이란 사진 기술의 문제가 결코 아닐 것이다.
오랫동안 스스로 지켜온 소중한 삶이 권력과 자본의 침식에 의해 참으로 쉽게 부서지고 사라지며, 희망이 과연 어디에 있을까 의심하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은 가진 것 없이 이 시대를 견뎌내는 사람들 공통의 모습일 것이다. 유동훈의 사진과 글은 ‘주변의 것들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는 지극히 소박한 욕망에서 시작된 것이지만, 이제는 뿔뿔이 흩어진 사람들의 가장 건강하고 아름다운 한때의 기록이 되었고, ‘가난’이라는 소중한 자산을 공유했던 사람들이 일구었던 문화인류학적 ? 사회적인 기록이기도 하다. 그의 사진과 글에 배어 있는 페이소스는 이 시대 낮은 자리에 있는 모든 이들이 한마음으로 공유할 수 있는 것이 되었다.
“나누고 또 나누어서 더 나눌 것이 없을 만큼 가난해져서 모두가 넉넉해지는 하느님 나라”를 실제로 꿈꾸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 그곳이 바로 ‘어떤 동네’이다.

목차

어떤 동네, 낡은 담에 기대선 아이들 / 어떤 동네, 불량한 소망 / 어떤 동네, 골목 안에는
어떤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 / 어떤 동네, 흩어진 삶 / 어떤 동네, 작은학교

저자소개

저자 유동훈은 1969년 인천에서 났다. 대학을 다니면서 포구가 있는 어떤 동네 작은 공부방에 첫발을 디뎠다. 지금도 그곳에 살면서 공부방 삼촌으로 공동체를 꿈꾸며 일하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인형도 만들고, 목공도 하고, 그림도 그린다. 어린이책에도 관심이 많아 『새끼 개』, 『따뜻한 손』, 『우리 동네에는 아파트가 없다』 등에 그림을 그렸다.
자꾸만 스러져 가는 동네와 그 동네 이웃들의 삶이 안타까워 사진을 찍어 왔다.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동네 골목을 다니며 조심스레 사진을 찍는데 ‘찰칵’ 하며 골목에 울리는 셔터 소리를 좀 무서워하는 편이다. 늘 골목 이웃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게 하는 ‘찰칵’ 소리는 이십 년이 지났어도 좀체 적응되지 않는다. 그건 동네와 이웃들의 삶을 사각의 틀 안에 담고 싶다는 것이 어쩌면 욕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탓이다. 가난한 이웃들의 삶의 여정과 스스로의 삶이 하나이길 바라는 어떤 동네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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