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담기 close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았습니다.

애니메이션에 빠진 인문학

애니메이션에 빠진 인문학

  • 정지우
  • |
  • 이경
  • |
  • 2013-09-29 출간
  • |
  • 192페이지
  • |
  • 130 X 182 X 20 mm
  • |
  • ISBN 9788968230035
판매가

10,800원

즉시할인가

10,470

배송비

2,300원

(제주/도서산간 배송 추가비용:3,000원)

수량
+ -
총주문금액
10,470

※ 스프링제본 상품은 반품/교환/환불이 불가능하므로 신중하게 선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출판사서평

최고의 애니메이션을 통해 인문학을 처음 만나는 시간!
최신 애니메이션과 현대 인문학으로 배우는 우리 시대와 삶


《진격의 거인》《원피스》《강철의 연금술사》등 제목만 들어도 흥미진진한 애니메이션을 인문학과 함께 만난다. 더불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미야자키 하야오, 《초속5cm》의 신카이 마코토, 《늑대아이》의 호소다 마모루 등 굵직한 감독의 대부분 작품들을 우리 삶과 함께 되짚어본다. 그를 통해, 독자는 삶을 상상하는 방법, 삶을 사랑하는 기술을 배우게 될 것이다.
이 책은 특히 현대인의 삶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할 만하다. 저자는 현대의 삶이 어떻게 과거의 삶과 다른지, 그래서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여러 인문학자와 애니메이션을 통해 그 해답을 알려준다. 국가와 사회, 개인의 열망과 꿈, 타자에 대한 책임감, 삶과 죽음, 꿈과 이야기 등 우리가 늘 고민해왔던 문제들을 애니메이션의 감성과 인문학의 지성으로 매력 있게 풀어내고 있다.
『애니메이션에 빠진 인문학』은 딱딱한 인문학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비평서도 아니다. 이 책은 애니메이션을 사랑하고, 우리 삶을 다시 생각해보고 싶은 이라면 누구나 깊은 인문학적 사유로 자연스레 이끌어간다. 이 책은 애니메이션에 공감하고, 나아가 우리 삶을 다시 생각하는 데 최적의 감상법을 제공하고 있다.

[출판사 서평]

애니메이션 감상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젖히다
멀기만 했던, 알고 보면 한없이 가까운 애니메이션과 인문학의 만남
“즐기기만 하던 애니메이션에서 생각하는 애니메이션으로!”


“나는 사람들이 만화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만큼, 만화를 보다 진지하게 보고 그로부터 무언가를 얻어갈 수 있길 바랐다.”
저자는 애니메이션과 인문학을 접목시키면서, 기존의 딱딱한 인문학적 방법이나 비평의 방법을 벗어 던지고 새로운 감상법을 보여준다. 그 방법이란, 먼저 우리가 사는 시대를 차근차근 이해하면서 그 속에서 우리의 삶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살펴가는 데 있다. 그러면서 이 시대의 문제점을 찾고, 그 대안을 생각해보며, 나아가 우리 삶을 어떻게 사랑하고 상상할 수 있는지까지 나아가는 게 이 책의 진행과정이다.
대부분의 영화·애니메이션 관련 비평이나 인문학 서적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흐름을 가지고 있지 않다. 작품들을 따로따로 분석하기 때문에 집중하기 어려울 뿐더러, 의미는 분산되고 읽고 나면 기억나는 게 잘 없다. 그러나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스토리텔링 속에서 애니메이션들을 풀어나가기 때문에, 금세 끝까지 몰입해서 읽게 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애니메이션의 인물들에 깊이 공감하고, 때론 심도 있게 생각하며, 나아가 삶의 진정한 공감과 치유, 희망을 찾게 된다.
책에서는 《그렌라간》《원피스》《강철의 연금술사》《충사》《진격의 거인》 등의 시리즈 장편 애니메이션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미야자키 하야오, 《초속5cm》의 신카이 마코토, 《늑대아이》의 호소다 마모루 등 명감독의 작품들을 망라하며, 우리를 인문학적 사고, 삶을 다시 상상하는 방법으로 이끌고 있다. 그 과정에서 지그문트 바우만, 존 그레이, 장 보드리야르, 막스 베버, 마르크스, 아도르노, 니체, 쇼펜하우어 등 중요한 현대 인문학자들의 생각도 함께 곁들어 살펴본다.

우리는 어떤 시대에 살고 있을까?
현대인이라고 불리는 우리는 어떤 존재일까?


저자는 한국에서는 1990년대 이후 도래한 개인의 시대를 가리켜 ‘현대’라고 규정한다. 한국을 기준으로 그 이전의 시대는 ‘근대’이며 이 시기는 아직 민족과 국가라는 공적 세계에서 개인화가 뚜렷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저자는 이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그렌라간》과 《원피스》를 인문학적 논의 속으로 초대한다.
《그렌라간》의 인물들은 근대의 세계관을 반영한다. 근대란 비록 중세에서 탈피하여, 개인이 탄생하긴 했으나 여전히 국가와 민족을 위한 발전, 헌신, 대의명분 같은 집단적 차원이 중시되던 시대이다. 이 애니메이션의 인물들은 그런 시대의 인간상을 반영하고 있다. 이제 시대는 현대로 바뀌었는데, 이 시대의 모습은 《원피스》에 나타난다. 《원피스》의 인물들은 국가나 민족, 인류를 위한 대의명분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자신의 욕망과 꿈, 우정 등에만 모든 것을 집중한다. 그들이 이루고 있는 집단의 소규모적이고 자유로운 모습도 지금 이 시대와 맞아 떨어진다.
저자는 우리가 비로소 현대인이 되었다고 말하며, 자아나 삶, 꿈이나 세상에 대해 논할 때는 반드시 이 틀을 전제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지 않은 이야기는 공허할 뿐이며, 늘 핵심을 비켜나가게 된다.

우리 삶을 규정하는 불안, 소비, 자존감의 상실
현대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며 그 대안적 인간상을 찾아 나서다


저자는 《원피스》가 현대인의 삶을 훌륭하게 담아내고 있지만, 현대의 문제에 대해서는 표현하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 그것은 현대인에게 핵심이 되는 소비생활이다. 현대인의 인생은 현재든 미래든 모두 소비생활에 맞춰져 있다. 현대인의 행복은 얼마나 수준 높은 소비를 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고, 인생의 목표도 화려한 소비생활이다. 현대인에게 저마다의 꿈이 있다는 건 일부만 진실이다. 한편으로는 모두 소비라는 동일한 꿈과 목표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 현대인은 끊임없이 불안에 시달리기도 한다. 과거 가족 집단이나 마을 공동체, 국가가 주는 소속감이 약해진 만큼, 현대인은 뿌리 깊은 불안에 시달린다. 이에 따라 여러 강박증과 극단적 쾌락 추구 등 부작용이 나타난다. 자존감 역시 문제되는데, 과거에는 집단이 한 인간에게 정체성을 부여해주었지만, 현대인은 스스로 자기 정체성을 수립해야만 한다. 그렇지 못하면, 결국 남들과 끊임없는 비교에만 시달리며 자기 자신을 잃게 된다.
이런 현대인의 문제들은 저자가 제시하는 대안적 인간상을 통해 극복된다.《강철의 연금술사》에서는 우애를 중시하는 삶을, 《충사》에서는 이 현실이 전부가 아니라 다른 삶의 층위를 살아가는 태도를, 《진격의 거인》에서는 자기의 욕망과 내밀하게 연결된 타자에 대한 책임감이라는 것을 각기 배우게 된다. 이를 통해, 현대인은 그저 이기적이고 불안에 시달리며 소비만 하는 모습에서, 우애를 나누며 삶의 조화를 찾고 타자에 대한 책임감을 지니는 모델로 옮겨갈 가능성을 얻게 된다.

현대는 바야흐로 삶을 상상하는 시대다
상상, 환상, 공감의 시대에 이야기 쓰는 삶을 사는 방법


저자는 나아가 현대인이 누릴 수 있는 가장 소중한 가치들을 끌어내려고 한다. 그 가치란, 첫째로 상상과 열려있음이고, 두 번째는 문학적 감수성이며, 세 번째는 이야기를 쓰는 삶이다. 저자는 현대를 “삶을 상상하는 시대”로 규정하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 역시 삶을 상상하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그 첫 번째 방법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을 통해 발견할 수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의 순수한 인물들이 보여주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은 우리를 세상에 열려 있게 만든다. 물론, 현대의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너무 많은 소비의 욕망이 있기 때문에, 그러한 욕망에 대해서는 경계를 해야한다. 그러나 어떤 우연과 만남은 우리의 삶을 색다른 가능성으로 이끌고 가며, 그것은 열려있는 마음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두 번째 가능성은 신카이 마코토의 문학적 감수성에서 온다. 신카이 마코토의 애니메이션은 현재에 머물러 세상을 응시하며 이 순간의 풍요로움을 발견하게 한다. 우리는 늘 바쁘게 살아가기 때문에 현재에 머무는 방법을 잊어버렸다. 그러나 신카이 마코토는 우리가 잊은 현재를 찾게 해주며, 그것이 문학적 감수성, 그리움, 동경, 꿈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세 번째로는 호소다 마모루가 이야기하는 시간의 단절과 이야기 쓰는 삶이 있다. 인간은 늘 시간 속에 살며 흐름, 단절, 변화를 피할 수 없다. 이러한 시간의 속성을 받아들이면, 삶의 슬프도록 아름다운 진실에 직면하게 된다. 모든 행복은 사라지지만, 또 끊임없이 새로운 행복이 다가온다. 우리는 그 속에서 평생 동안 삶의 이야기를 써나가야 한다. 이야기 쓰는 삶이야 말로 현대인이 추구할 수 있는 가장 완성에 가까운 삶이다.

들어가는 말


나는 어렸을 때부터 만화를 즐겨봤다. 그리고 여전히 때때로 즐겨본다. 하지만 대학시절 어느 무렵에는 만화를 전혀 보지 않았는데, 이제 나는 어른이 되었고 만화란 아이들이나 보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시절에는 주로 고전 문학을 찾아 읽고 오래된 영화들을 보면서, 보다 고급문화를 누리는 ‘문화적인’ 인간이 되고자 노력했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나는 다시 만화를 보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보지 않았던 만화를 다시 보게 된 데는 약간의 우연이 있었다. 한 번은 일주일 정도 어머니께서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는데, 가족이 모두 바빠서 보살펴줄 사람이 없었다. 마침 내가 시간이 있던 터라 고향에 내려가 사나흘 정도 병실의 어머니 곁에 머물렀다. 수술과 그 후유증으로 거의 하루 종일 주무셨던 어머니 곁에서 나는 주로 책을 읽거나 신문을 봤는데, 가끔은 지루해져서 텔레비전을 틀어보기도 했다. 그러다 우연히 한 채널에서 만화 《강철의 연금술사》가 방영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나는 흥미롭게 며칠간 그 만화를 보았고, 다시 서울로 돌아와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찾아보게 되었다.
한 동안 무시해왔던 만화가 전혀 다르게 보였다. 현대 문학이나 영화에서 그토록 찾아 헤맸으나 좀처럼 뚜렷하게 발견하기 힘들었던 ‘현대성’의 징후들이 애니메이션에 고스란히 들어 있었다. 오랜 공부와 문학에 대한 몰두로 지쳐있었던 나는 애니메이션으로부터 새로운 활력을 얻었다.
당시 애니메이션은 나를 그 어떠한 매체보다도 적극적으로 ‘생각’하게 만들었다. 물론, 그전에는 영화나 소설이 주로 내게 생각의 자극을 주었다. 하지만 이제 영화나 소설에 질려갈 무렵, 애니메이션은 훨씬 더 생동감 있는 영감을 주었다. 나는 그 뒤로 종종 근래에 유행하는 만화들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지나치게 유치하고 과장되기만 한 것들도 많았지만, 그렇지 않고 매우 진지한 주제를 던지거나 깊이 있는 세계관과 인물을 가진 만화들도 있었다.
나아가 나는 우리 시대에 유행하는 드라마, 소설, 영화, 연극 등보다 이 만화들이 더 ‘이 시대’를 잘 반영하고 있다고 느꼈다. 많은 이야기 장르들은 주로 대중의 인기를 중점에 두고 만들어진다. 그래서 대체로 대중에게 익숙하고 최대한 쉽게 정서적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방식으로 재생산된다. 그것은 기존의 전형적 이야기, 전형적 인물, 전형적 세계관의 반복으로 주로 이루어지며 다만 껍데기만을 바꿀 뿐이다. 현대의 많은 이야기 장르는 굳이 적극적으로 변화한 ‘진짜 현실’을 담으려고 애쓰진 않는다. 대체로 대중의 인기와 작품의 생존이 직결되는, 여러 사람과 집단의 공동 창작물인 드라마, 영화 등이 더욱 그렇다.
반면, 이 시대의 현실을 담으려고 노력하는 순수한 작가들이 있는데, 이들은 주로 순수 문학계에 포진해 있다. 나는 그들이 현실을 담고, 반영하고, 통찰해내려고 하는 노력을 존중한다. 그러나 그들은 대체로 지나치게 표면적인 ‘현실 사회’의 반영에만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 가령, 소외계층의 현실, 남성중심사회의 비극, 청춘과 노년의 암담함 같은 것들이다. 그러나 현대에 등장한 정말 새로운 경향, 새로운 인간상, 새로운 정서를 담아내기 위해서는 그런 진지한 열망 보다는 감각적인 직관이 필요하다. 지나치게 진지한 ‘현실의 작가’들은 현실에 대한 사명의식 때문인지 그런 감각적인 발견에 둔화된 것처럼 보인다.
여기에서 나는 현대의 모든 이야기 장르들을 비판하고, 대신 일본의 애니메이션만이 탁월하다고 주장하려는 건 아니다. 사실 근래에도 시대적 정서를 잘 담아낸 뛰어난 소설이나 영화는 많이 있고, 이미 전작 《삶으로부터의 혁명》에서 충분히 다룬 바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대중들에게 널리 소비되는 이야기들을 보면, 위와 같은 현상으로 어느 정도 정리된다는 게 나의 판단이다.
일본의 애니메이션 역시 대다수는 지나치게 유치하고, 과장되고, 자극적이기만 할 뿐, 그 속에서 현대와 관련된 진지한 발견을 해내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일부는 그 애니메이션이 아니고서는 찾아보기 힘든, 매우 중요한 발견을 하게 한다. 나는 그런 애니메이션들을 중심으로 뽑아서 이 책을 쓰고자 마음먹었다.

우선, 내가 이 책을 쓰기 시작했을 때부터 마지막까지 가장 염두에 둔 독자는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나는 그들이 만화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만큼, 만화들을 보다 진지하게 보고 무언가를 얻어갈 수 있길 바랐다. 그래서 현대 인문학의 논의를 다루면서도 처음부터 하나하나 쉽고 흥미 있게 설명하려고 애를 썼다.
두 번째로 염두에 둔 독자층은 ‘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어느 정도 인문학에 익숙하고, 인문학 공부를 즐겨하는 이들에게도 그저 지루한 교양서적 이상의 것이 되는 글을 쓰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가급적 나의 관점과 프레임, 방식을 담아 결론을 도출하려고 노력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에 처음부터 끝까지 나의 독창적인 주장을 전개한 것은 아니다. 나는 가급적 현대적 논의, 현대에 관한 인문학적 논의를 담으려고 했다. 주로 1부와 2부의 초반부에서 그런 내용을 담았고, 여러 학자들을 간단하게 인용하기도 했다. 나는 그런 과정에서 단순히 현대의 논의를 정리하거나 참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나름의 관점을 통해 현대 사회를 일관되게 바라볼 수 있는 프레임을 제시하고자 했다. 그래서 어쩌면, 인문학을 접해온 독자들은 이 책이 익숙하면서도 낯선 이야기를 한다는 묘한 기분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결론을 말하자면, 이 책은 만화를 좋아하거나 인문학을 좋아하는(혹은 좋아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만화와 인문학을 통해 ‘삶을 상상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많은 이들이 그 길, 즉 ‘자신의 삶을 새로이 상상하는 길’에 들어서길 바란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주제로 이어진다. 그 주제란, 우리의 삶, 21세기의 현대에 살아가는 우리 현대인의 삶을 이해하고 그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나는 이전의 책 《청춘인문학》과 공저 《삶으로부터의 혁명》에서도 줄곧 그런 작업을 해왔다. 그래서 두 권 중 하나라도 읽은 독자라면 이 책의 논의가 익숙하게 느껴질 것이다.
주요한 논의를 요약하자면, 우선 근대인과 현대인을 구분하는 일에 맹점을 두었다. 학자에 따라 근대와 현대를 나누는 이들도 있고, 여전히 우리 시대가 근대에 속한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가령, 현대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의 경우만 해도 지금의 시대를 여전히 근대로 보고 있으며, 다만 근대의 성격이 변했다고 -고체에서 액체로, 고착을 지향하는 상태에서 유동성의 상태로- 말하고 있다. 나는 바우만의 틀을 어느 정도 인정하지만, 근대가 끝나고 세계가 현대로 보다 큰 전환을 했다고 판단한다. 그리고 그 현대의 특성을 ‘삶’이라고 요약하며, 그 이전까지 근대의 특성을 ‘현실’이라고 요약한다. 이에 대한 논의는 《삶으로부터의 혁명》에 특히 폭넓게 다루어지고 있는데, 이 책에서도 상당부분 그런 관점을 전제해 두고 있다.
즉, 21세기의 우리 한국인은 현대인이 되었다. 현대인은 근대인과 달리 민족, 국가, 대의로부터 벗어나 ‘자기 삶’ 그 자체를 중점에 두기 시작했다. 이러한 ‘삶으로의 전환’은 현대의 문화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의식, 인생, 관계 나아가 사회, 정치, 국가 등 모든 것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판단한다. 나는 이 책에서도 그 점을 이해시키기 위해 특히 《그렌라간》과 《원피스》를 인용하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이후에는 현대 사회의 여러 문제점을 지적하고자 했다. 그것은 크게 소비, 불안, 타자이다. 현대인은 근본적으로 불안하고, 타자들에 시달리며, 소비를 통해 그것을 드러내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현대인의 삶과 대척점에 있는 보다 진정한 현대인이 무엇인가의 질문에 관해, 《강철의 연금술사》, 《충사》, 《진격의 거인》에 등장한 인물들을 통해 대답을 찾고자 했다.
마지막으로는 연령층을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극장판 애니메이션의 감독들의 작품을 다루었다. 미야자키 하야오, 신카이 마코토, 호소다 마모루이다. 이들은 각기 우리에게 어떻게 삶을 상상할 수 있는지, 어떻게 우리가 더 진실한 삶에 다가설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앞의 두 파트가 비교적 일반적인 논의를 다룬다면, 이 파트에서는 나의 관점과 주관이 가장 많이 담겨있다. 앞의 두 파트는 교양 삼아, 뒤의 한 파트는 구경삼아 읽는다면 큰 무리가 없을 듯하다.
우리가 삶을 상상하기 위해서는, 그 이전에 나 자신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나와 이 시대를 이해하지 않으면 내 삶의 진정한 대답은 찾을 수 없다. 그래서 차근차근 우리가 사는 시대를 이해하고, 그 시대 속의 인간을, 그리고 그 인간이기도 한 나 자신을 이해하면서 종국에는 내 삶을 이해하고 상상하는 법을 생각해보는 게 이 책의 진행 과정이다.

책의 서두에는 항상 감사의 말을 남기는 게 관례가 되어있다. 나 역시 그런 관례를 좋아한다. 모든 사회적이고 개인적인 성취가 그렇겠지만, 한 책이 나오게 될 때까지도 감사하지 않을 수 없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먼저, 언제나 나를 응원해주는 가족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그리고 내가 쓴 글이라면 무엇이든 가장 먼저 읽어주고 진지한 토론을 제기하는 J에게 감사한다. 또한 많지는 않을지라도, 내 글에 공감해주는 독자들이 있다는 사실이 내게 진실로 큰 힘이 된다는 점에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목차

제1부 우리는 어떤 세계에 살고 있을까?
“《그렌라간》《원피스》, 근대와 현대를 만나다”
우리와 다른 세계, 우리와 같은 세계
중세와 근대 | 근대와 현대
근대에서 현대로의 전환
그렌라간, 근대를 보여주다 | 원피스, 현대적 삶의 정수

제2부 이 숨막히는 세상, 대안은 있을까?
“《강철의 연금술사》《충사》《진격의 거인》, 현대인으로 살아가는 기술에 관하여”
현대의 문제적 상황들
소비의 시대 | 불안한 현대 사회 | 자존감의 상실
대안적 삶, 그 가능성을 위하여
강철의 연금술사, 우애를 위하여 | 충사, 이 현실만이 전부는 아니다 |
진격의 거인, 나에서 시작하는 책임감

제3부 삶을 상상하는 방법을 제안하다
“「미야자키 햐아오」「신카이 마코토」「호소다 마모루」, 삶을 다시 상상하길 제안하다”
삶을 상상하는 방법
상상하는 사람들의 시대 | 열려있는 삶을 위하여 | 현실을 극복하고 삶을 상상하기
삶의 감수성을 되찾는 여정
문학적 감수성으로 멈춰서기 | 그리움에서 꿈꾸는 삶으로
삶의 단절을 상상하기
시간에 붙잡힌 인간의 삶 | 삶, 그 참을 수 없이 아름다운

저자소개

저자 정지우는 고려대학교에서 문학과 철학을 공부하며 청춘을 보냈다. 현대 한국을 보는 고유한 인문학적 시선이 우리 사회에 부재한다고 느껴 관련 작업에 몰두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 첫 성과로 나온 것이 『청춘인문학』이다. 해당 책은 우리 시대 청춘의 모습을 하나하나 풀어쓰고 인문학적 원인과 대안을 제시한 책으로 많은 청춘의 공감을 얻어 [네이버 오늘의 책]에 선정되었다.
이후에 이우정 작가와 공동 작업으로 출간한 『삶으로부터의 혁명』에서는 우리 사회의 청춘, 사랑, 죽음을 보다 심도 있게 다루며 현대 문화 전반을 망라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현실에서 삶으로의 전환\'이라는 독특한 관점을 분명하고 깊이 있게 드러내어 대중 독자와 전문가의 호평을 골고루 받았다.
『애니메이션에 빠진 인문학』은 두 책의 연장선상에서 현대인의 삶을 인문학으로 보고 이해하고 삶의 방향을 제시한 책이다. 이 책에서는 저자의 핵심적인 관점이 보다 간결하고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현재는 여행과 사랑 등 다양한 주제에 관한 인문학 책을 집필 중이며, 여러 지면에 인문학칼럼을 기고 및 연재하고 있다.

도서소개

『애니메이션에 빠진 인문학』은 현대의 삶이 어떻게 과거의 삶과 다른지, 그래서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여러 인문학자와 애니메이션을 통해 그 해답을 알려준다. 국가와 사회, 개인의 열망과 꿈, 타자에 대한 책임감, 삶과 죽음, 꿈과 이야기 등 우리가 늘 고민해왔던 문제들을 애니메이션의 감성과 인문학의 지성으로 매력 있게 풀어냈다.

교환 및 환불안내

도서교환 및 환불
  • ㆍ배송기간은 평일 기준 1~3일 정도 소요됩니다.(스프링 분철은 1일 정도 시간이 더 소요됩니다.)
  • ㆍ상품불량 및 오배송등의 이유로 반품하실 경우, 반품배송비는 무료입니다.
  • ㆍ고객님의 변심에 의한 반품,환불,교환시 택배비는 본인 부담입니다.
  • ㆍ상담원과의 상담없이 교환 및 반품으로 반송된 물품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 ㆍ이미 발송된 상품의 취소 및 반품, 교환요청시 배송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ㆍ반품신청시 반송된 상품의 수령후 환불처리됩니다.(카드사 사정에 따라 카드취소는 시일이 3~5일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 ㆍ주문하신 상품의 반품,교환은 상품수령일로 부터 7일이내에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 ㆍ상품이 훼손된 경우 반품 및 교환,환불이 불가능합니다.
  • ㆍ반품/교환시 고객님 귀책사유로 인해 수거가 지연될 경우에는 반품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 ㆍ스프링제본 상품은 교환 및 환불이 불가능 합니다.
  • ㆍ군부대(사서함) 및 해외배송은 불가능합니다.
  • ㆍ오후 3시 이후 상담원과 통화되지 않은 취소건에 대해서는 고객 반품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품안내
  • 마이페이지 > 나의상담 > 1 : 1 문의하기 게시판 또는 고객센터 : 070-4821-5101
교환/반품주소
  •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중앙대로 856 303호 / (주)스터디채널 / 전화 : 070-4821-5101
  • 택배안내 : CJ대한통운(1588-1255)
  • 고객님 변심으로 인한 교환 또는 반품시 왕복 배송비 5,000원을 부담하셔야 하며, 제품 불량 또는 오 배송시에는 전액을 당사에서부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