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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

봄날은 간다

  • 이윤기
  • |
  • 섬앤섬(섬집아이)
  • |
  • 2011-08-27 출간
  • |
  • 275페이지
  • |
  • 153 X 224 X 20 mm /456g
  • |
  • ISBN 9788996266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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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작가의 죽음은 생물학적 죽음 10년 뒤에 온다.”

2010년 8월, 돌연 세상을 떠난 과인 이윤기 선생의 대표작 두 편과 그를 그리워하는 후배 작가들의 신작 단편소설 다섯 편. 그리고 조영남, 정병규, 조우석, 김별아 등 지인들과 딸이자 번역 동료이기도 했던 이다희의 못 다한 이야기가 한 권의 책으로 묶였다. 8월 27일, 타계 일주기에 맞춰 고인께 올린다.

Part 1
읽는 재미가 쏠쏠한 가운데 인생의 교훈과 재치와 유머가 한데 어우러진 이윤기의 대표 작품이 바로 〈숨은그림찾기1 -직선과 곡선〉이다.
“우리가 직선이라고 여기는 것이 과연 직선이겠는가? 혹시 곡선의 한 부분을 우리가, 자네 말마따나 대롱 시각으로 보고는 직선이라고 하는 것은 아닐 것인가? 자네는 혹시 큰 곡선을 작은 직선으로 본 것은 아닐 것인가.”

〈봄날은 간다〉는 양평 작업실에 나무를 심으며 시골생활을 시작한 이윤기의 만년의 삶과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가장 잘 드러난, 마치 일기 같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신이 그러지 않았나? 칠십 년 된 잣나무에서 떨어진 씨앗이 발아하더라고. 보라고. 잣나무는 처음 열매를 매단 그해부터 세세연년 부활했던 거다. 나는 평화를 거의 찾은 것 같다. 나는 나무로 부활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그래서 내가 죽으면 내 숲에, 내 나무뿌리에 묻어달라고 아이들에게 유언해 놓았다.
……내가 매단 방울이 어떤 방울로 변할 것인지 그것에는 관심이 없다. 나와 나누는 영적인 교감, 그것 하나면 충분하다. 나무는 내 재산에 속하지 않을 것이다. 내 실존에 속할 것이다.

Part 2
그늘진 곳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 시대 희망꽃처럼 수수하게 피어나는 공선옥의 소설 〈순수한 사람〉
-순수한 사람 같았는데 불순해서 재미있다는 것인가. 재미있기로 치자면 누가 들으면 오줌도 못 눌 정도로 순수한 사람이 라면 값 이만 원에 벌벌 떠는 모습도 재미있다는 말을 하려다가 나는 그냥 꿀꺽 삼켜버렸다. 눈물로 빨개진 여자의 눈이 정말, 순수해 보였기 때문이다.

현실과 작품 속을 넘나드는 작가들의 이야기가 실명으로 등장하는 윤대녕의 새로운 형식의 소설 〈군위로 가는 버스〉
-거나하게 취한 상태에서 세 사람은 이차 자리로 옮겨갔다. 아까 뭘 먹은 것도 같은데, 새삼스럽게 배가 고팠던 것이다. ‘형제갈비’ 2층이었던가? 아무튼 우리는 수육 안주에 소주를 마셨다. 그는 《선의 황금시대》와 ‘육조 혜능’에 대해 얘기했고 김훈 선생은 《선가구감仙家龜鑑》을 나는 《벽암록碧巖錄》에 나오는 덕산과 용담 화상의 일화로 되받았다. 그러다 화제는 엉뚱하게 일본문학으로 옮겨갔다. 이유를 알 수 없었으되 우리는 여전히 조금 흥분한 상태였다. ‘70년대 스튜디오’에서 들었던 흘러간 노래 탓이었을까?

적도 아래 발리에서 인도양을 바라보며 받은 선생의 부고. 그 순간 지키지 못한 만남 약속과 전해드리고자 했던 이야기들이 한 순간 어우러져 환상적인 작품으로 태어난 김인숙의 〈도마뱀의 밤〉
“사람들이 모두 윤회한다면, 윤회하는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가는 거지요?”
“사람은 과거로 윤회하거나 미래로 윤회할 수도 있겠지.”
“욕망으로 윤회하거나, 소망으로 윤회하거나.”
“그 둘의 차이를 안다면 해탈할 수도 있겠지.”
“무서워요.”
“뭐가?”
“…….”
“말하지 못하니, 또 쓰겠구나.”
“무서워요.”
“……나도 무섭다.”
선생까지 내 소설 속으로 들어온 날 밤, 나는 잠을 잘 이루지 못한다. 뒤척이는 침대 위, 천장에서 큰 도마뱀이 나를 살피고 있다. 내가 뒤척이지 않아야만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므로 도마뱀의 평화를 위해, 나는 죽은 듯 웅크려야만 한다.

생은 계획한 대로 이루어지는 것인가?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 사랑의 인연 또한 참으로 알 수 없음이다. 중국 여행 중 홀연히 사라진 남편과 남편의 친구이자 중학교 무렵부터 내 주위에 머물던 오랜 친구 석중…. 전경린 소설 〈어디에 있니〉
수회는 침통한 얼굴로 고개를 숙이고 걷기 시작했다.
결혼은 왜 안했니? 수회가 물었다.
그냥, 생각이 없었어. 공부하느라 세월이 가는 줄도 몰랐고. 수회야, 난 해정을 이해해.
수회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이제와 생각하니 석중이 자신을 슬그머니 해정에게로 민 것 같았다. 자기감정만 챙기고 수회라는 실체는 밀어낸 것이다. 인생이 등 뒤에서 깔깔 웃는 것만 같았다. 수회는 돌아서서 석중을 정면으로 노려보았다. 석중은 그 눈길을 그대로 다 받았다.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철학 강좌를 하며 살아가는 나, 지리한 일상과 반복되는 출구 없는 삶 속에서 불현듯 일몰처럼 다가오는 아버지의 존재감. 하성란 소설 〈수영장〉
비스듬히 기댄 건 아버지다. 그 아래 애를 쓰고 있는 건 엄마다. 아버지에게 선수를 뺏긴 뒤로 엄마는 늘 용을 썼다. 미워하면서도 아버지가 좋아하는 갈치를 사다 구워 바친다, 그거 하나 딱딱 못 맞추느냐고 지청구를 들으며 등을 긁어준다, 진밥을 좋아하면서도 아버지 때문에 늘 덜 익은 듯한 고두밥을 짓는다…… 눈앞에서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하면서도 언젠가 놓아달라고 애원하는 아버지를 놓아주지 않았다. 빠져나오면 되잖아, 보기 답답해 쏘아붙인 적도 있었다. 엄마는 야속하다는 듯 그녀를 노려보기만 했다. 그때 엄마의 표정은 빼도 박도 못 하는 말뚝 같은 표정이었다.

Part 3
정병규 〈1947-2010〉
삼십년 지기이자 고향 선배인 북디자이너 정병규 선생이 이윤기 선생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이자 오마주. 〈1947-2010〉 그들은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
-그와 나 사이에는 여러 가지 인연의 다리들이 있지만 책만한 것도 없다. 여러 책들의 반표지들을 엮어 이윤기에 대한 나의 마음을 적기로 했다. 책의 반표지에는 작은 크기의 책 제목 외에는 다른 아무 것도 표시되지 않는다. 엮어지고 연결된 반표지의 책 제목들끼리 하나의 긴 문장처럼 읽혀지길 바랐다. 나는 한 권 한 권의 책 제목들을 골라서, 그것들을 징검다리 삼아 그에게로 가고 싶다.
“윤기야…… 가람 아빠!!……”
에이, 새끼 오늘도 대답이 없네.

김별아 〈당신은 자유〉
-세월을 따라 선생들이 한 분씩 지상을 떠나면서 나는 길 잃은 아이처럼 두렵고 외로워졌지만, 엉뚱한 상상 속에서 나는 선생들이 미지의 허공중으로 흩어져버렸다고 생각지 않는다. 선생들은 내가 아직 찾지 못한 어느 깊은 골짝에 아름다운 마을을 일구고 모여 계실 듯하다. 치열한 만큼 고단했던 지상의 기억은 잊고, 꽃비 내리는 무연한 쉼터에서 내내 평안하시리라고.
이윤기 선생님은 지금쯤 그곳에서 불콰한 얼굴로 가득 채운 술잔을 들어 건배 제의를 하고 계시지 않을까?

이다희 〈브람스의 자장가〉
-그런데 눈물이 흘렀을지언정 그 연습 시간이 내게는 괴롭지 않았다. 오히려 그러는 사이 브람스 교향곡 제 2번의 1악장과 사랑에 빠졌다. 브람스가 어느새 더 아름다워져 있었기 때문이다. 날 울리는 것과 사랑에 빠지다니? 이 경험은 명료했던 내 세상에 일대 혼란을 가져왔다. 브람스가 다시는 볼 수 없는 아버지를 연상 시킨다면 나는 이 곡을 혐오해야 했다. 그런데 오히려 사랑에 빠진 것은 아버지와의 아름다운 추억 또한 떠오르게 만들었기 때문일까? 그 추억은 아버지가 불러주는 자장가를 더 이상 들을 수 없어서 더 아름다워진 것일까? 아름다움의 세계에서도 희소성의 법칙이 유효한가?
아무튼 내 눈물, 슬픔의 눈물이었던 것만은 아니다.

조영남 〈모순에 어긋나는 약속〉
한 순간에 서로를 알아 본 조영남과 이윤기의 우정. 그리고 그들이 첫 만남에서 맺은 약속! 과인 이윤기는 그 약속을 지킨 것인가?
-그 방면에서는 내 생각에 이윤기가 가장 불량했다. 다른 동생들 모두 잠잠하게 군말 없이 잘들 견디고 있는데, 유독 이윤기만 동생답지 않게 세상을 서둘러 결산해 버렸다. 감히 형보다 먼저 말이다. 소중한 틀을 깬 것이다. 원칙을 무시한 것이다. 물론 이 따위의 소리를 하면 안 되는 걸 뻔히 알면서도 이 못난 형은 동생이 먼저 앞장선 일에 대해 몹시 화가 나 있었다. 나는 턱도 없이 경우만 따지고 든 셈이다. “야 인마! 윤기! 너 경우가 틀리잖아! 형을 뒤에 놓고 네가 앞장서 가는 건 도대체 무슨 경우냐?” 그렇게 따지고 들다 보니 내가 노인네 넋두리를 반복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고 또 한편 정반대 방향으로 “음, 그러면 그렇지 이윤기가 결국 우리끼리의 약속을 죽어서도 끝까지 지키는구나.”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데 우리끼리의 약속, 그게 무슨 약속이었냐?

조우석 〈13년 전 첫 만남〉
-새삼 확인하지만 그는 염상섭·김동리·이효석으로 이어지는 근·현대 산문의 장인匠人 반열에 속하며, 1990년대 이후 말만 요란했지 속은 비어 있었던 신세대 문학의 와중에 정통소설의 바통을 그가 이었다. 작가 이윤기의 진면목에 대한 이런 평가와 디테일 확인은 누가 할 것인가? 평단이 해야 하고, 문단의 몫이지만 이런 과제가 조만간 개운하게 풀릴 것 같지는 않다.
……한국문학의 주류와 거리를 뒀던 이윤기는 그런 이유 때문에 내 눈에는 문단을 위한 뜻밖의 구원투수로 보였다. 하지만 너무 일찍 갔다. 그가 남긴 빈자리를 누가 메울까.

※ ※ ※ ※ ※ ※ ※

미시간 대학 시절 가까이 교유한 평사 임길진 박사의 영결식장에서 과인 선생이 한 이 말을 이제는 우리가 선생께 돌려야 할 듯하다.

“죽음은 죽는 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잊히는 순간에 이루어진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이렇듯 잊히지 않고 있으니 그 떠난 자리가 참 아름답다.”

목차

PART 1 이윤기 대표작
숨은그림찾기1 -직선과 곡선 9
봄날은 간다 65

PART 2 신작 소설
순수한 사람 / 공선옥 93
도마뱀의 밤 / 김인숙 118
군위로 가는 버스 / 윤대녕 141
어디에 있니 / 전경린 157
수영장 / 하성란 180

PART 3 에세이 그리고
1947-2010 / 정병규 215
당신은 자유! / 김별아 226
브람스의 자장가 / 이다희 236
모순에 어긋나는 약속 / 조영남 242
13년 전 첫 만남 / 조우석 256

年譜 268

저자소개

저자 이윤기(Lee EyunKee)는 소설가이자 번역문학가, 신화학자인 이윤기李潤基는 1947년 경북 군위에서 태어났다. 20대에 월남전에 참전했던 기억을 되살려 쓴 단편 〈하얀 헬리콥터〉가 1977년 중앙일보 신춘 문예에 당선되면서 문단에 나온 그는 한동안 창작보다도 품 격 높은 번역에 땀 흘리며 탁월한 번역문학가로서 주목을 끌었으며, 2000년 한국번역문학가상을 수상했다. 그가 번 역한 작품으로는 《장미의 이름》 《푸코의 진자》 《그리 스인 조르바》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신화의 힘》《천국의 열쇠》 《열 개의 인디언 인형》 《반야심경》 등 200여 편이 있다. 《하늘의 문》 《하얀 헬리콥터》 《두물머리》 등 그의 창작품은 풍부한 교양과 적절한 유머, 지혜와 교훈을 두루 갖추었다는 평을 듣는다. 1998년 소설 창작으로 〈동인문학상〉을, 2000년에는 〈대산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00년에 펴낸 신화해설집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는 전국에 신화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200만 권이 넘는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2010년 8월 27일 이승의 강을 건넜다.

도서소개

신화 속으로 떠난 소설가이자 번역가, 그리고 신화학자 이윤기를 그리는 『봄날은 간다』. 2010년 8월 돌연 세상을 떠난 이윤기의 대표작 두 편에다가, 그를 그리워하는 후배 작가의 신작 다섯 편을 실었다. 아울러 정병규, 김별아, 조영남, 조우석, 그리고 딸 이다희 등 이윤기의 지인과 가족의 에세이를 담아냈다. 이윤기 타계 1주기를 기념하여 기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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