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旗에 담긴 인문학적 가치를 최초로 고찰하다!
한국의 마을 어디를 가나 대부분‘ 마을기洞旗’가 있었다. 농기農旗, 용기龍旗, 대기大旗, 큰기, 덕석기, 서낭대, 서낭기 등 지역에 따라 그 형상과 이름이 조금씩 다르더라도, 마을기는 마을공동체를 지켜주는 수호신이자 그 표상이며 마을공동체문화의 상징이었다. 두레로 대표되는 공동노동에서부터 마을신을 섬기는 공동체제의, 줄당기기와 같은 대동놀이에 이르기까지 마을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현장에는 어김없이 마을기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마을기에는 한국 문화의 보편성과 특수성이 동시에 나타난다. 지역에 관계없이 저마다의 마을기마다 놀이와 노동, 제의의 속성을 모두 가지고 있으며, 지역적 성격에 따라 어느 곳에서는 노동의 속성이, 어느 곳에서는 제의의 속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또한 마을기와 관련 민속에는 마을이 가지고 있는 생산자립, 문화자치, 인간과 자연생태의 공존 등 인문학적 가치가 상징적으로 담겨져 있다. 경제 양극화와 마을공동체의 해체 등 사회적 위기가 갈수록 고조되는 이 시기 마을기에 담긴 인문학적 가치를 연구한다는 것은 그 의미하는 바가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