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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을 말하는 사람이 없다면

기적을 말하는 사람이 없다면

  • 존 맥그리거
  • |
  • 민음사
  • |
  • 2010-07-30 출간
  • |
  • 340페이지
  • |
  • 140 X 210 X 30 mm /455g
  • |
  • ISBN 978893749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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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평범한 일상을 흔들어 놓은 ‘그날’의 사고, 그리고 삼 년 후의 이야기
어느 늦여름 오후, 잉글랜드 북부 작은 도시의 조용하고 평화롭던 거리에서 정황을 알 수 없는 끔찍한 사고가 벌어졌다. 남자애 하나가 달려와 급히 손을 뻗지만 상황은 이미 끝난 뒤였다. 삼 년이 지나고 그곳에서 몇 백 킬로미터나 멀어졌지만, ‘나’는 시간이 멈춘 것 같았던 그때를 잊지 못한다.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소설은 두 개의 이야기가 교대로 등장하며 나란히 진행되는 형식이다. 늦여름의 ‘그날’, 사고가 일어나기까지 반나절 동안 그곳에 살던 사람들의 일상을 삼인칭 시점으로 좇는 동시에, 그들 중 한명이었던 젊은 여자(나)의 삼 년 후 이야기를 일인칭 시점으로 풀어 나간다. 거리 집집마다 노부부, 젊은 학생들, 부녀, 대가족 등 다양한 구성원들이 서로 이렇다 할 교류 없이 여느 때와 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한편, 삼 년 전 그곳에 살았던 ‘나’는 외할머니의 장례식에서 만난 남자와 하룻밤을 보내고 뜻하지 않게 임신을 한다. 혼자서 혼란을 느끼며 고민하던 중‘나’는 예전에 같은 거리에 살았던 남자애의 쌍둥이 동생 마이클과 만나게 되고, 자신을 좋아했다는, 잘 알지도 못했던 남자애에 대한 추억을 마이클과 공유하며 묘한 위안과 용기를 얻는다. 그에대해 궁금해하는 ‘나’에게 마이클은 형이 먼 곳으로 떠나서 연락이 안 된다며 얼버무린다. 어느 저녁, ‘나’는 비에 홀딱 젖은 마이클을 닦아 주면서 애정을 느끼고 그에게 다가가지만 마이클은 형에게 미안하다며 뿌리치고 떠난다. 시간이 조금 흘러 다시 마이클과 연락을 하게 된 ‘나’는 그와 함께 산부인과를 찾아 진찰을 받는데, 임신한 아이가 쌍둥이라는 사실을 알고 마이클 형제의 이름을 따서 아이들의 이름을 짓겠다고 말한다. 다시 삼 년 전 그날, 평범했던 하루는 한 차례 비가 지나간 후 벌어진 사고로 인해 완전히 바뀌어 버린다. 그곳에 사는 어느 젊은 남자가 처음으로 차를 사서 집으로 몰고 오다가 길에서 크리켓을 하던 동네 쌍둥이 소년들 중 하나를 친 것이다. 모든 이들이 제자리에 붙박인 채 그곳에 시선을 빼앗긴 그때, 마이클의 형이 정지의 순간을 깨고 사고 현장으로 달려든다. 하지만 그는 아이를 구하지 못했고, 사람들은 잊을 수 없는 그날을 비통한 심정으로 기억하게 되었다. 그러나 소설의 종반에서야 윤곽이 드러나는 그날의 사고에서, 실은 누구도 깨닫지 못한 순간에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음이 밝혀진다.

놓치기 쉬운, 그러나 놓쳐서는 안 될, 평범한 사람들의 ‘진짜 삶’에 관한 이야기
존 맥그리거는 이 책이 일면 1997년 8월의 다이애나 왕세자비 사망 사건에서 비롯했다고 이야기한다. 지인의 할머니가 같은 날 돌아가셨는데, 주변의 모든 사람이 자기 할머니가 아닌 다이애나비의 죽음에 관해서만 말했다며 지인이 속상해했다는 것이다. 이에 맥그리거는 큼직한 사건들에가려진 채 누구에게도 주목받지 못한 채 흘러가는 삶, ‘비극’이라는 말이 보다 진정성을 띠는 중요한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소설 속의 인물들은 대부분 이름 대신 “20호에 사는 노인”, “손에 화상을 입은 남자”, “눈이 아픈 남자애”처럼 특징으로만 설명된다. 그 무명의 삶들은 저마다 찬찬히 들여다봐야만 볼 수 있는 애틋한 추억과 절절한 사연을 품고 있다. 20호의 노인은 병에 걸려 얼마 살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여전히 소녀 같은 아내에게 알려야 한다. 수없이 망설이던 그는 지나가는 말처럼 어린 시절 할 아버지의 임종을 지켜본 추억을 꺼낸다. 그리고 그것이 슬프고 괴롭기만 한 기억은 아니었고 할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은 평화롭고 아름다웠다며 차마 말할 수 없는 자신의 상황을 아내에게 돌려 전한다. 손에 화상을 입은 남자는 화재로 아내를 잃고 혼자서 어린 딸을 키우고 있다. 그는 살려 달라고 외치던 아내를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면서도 무너지지 않고 딸을 잘 키우기 위해 애쓴다. 눈이 아픈 남자애는 삼 년 후 이야기의 화자인, 같은 거리에 사는 소녀를 짝사랑하며, 거리에 버려진 물건들을 모으고 무의미한 낙서나 이름 없는 사람들의 사진을 찍는다. 남자애는 항상 수줍어 보이고 상대에게 깊은 인상을 주지도 못하지만, 사고의 순간에 누구보다 먼저 아이를 구하기 위해 몸을 던진다.

소설 속 인물들은 ‘이름 없는 삶에 이름을 붙이는 행위’에 열중하기도 한다. 삼 년 후 이야기의 화자인 ‘나’는 임신 사실에 당혹스러워하고 두려워하면서도 아이의 이름을 무엇으로 지을지에 대해 계속 고민한다. 20호 노인은 젊은 시절 전쟁터에서 전사한 동료들을 땅에 묻는 일을 했는데, 이름을 알 수 없는 전사자의 식별 표에 즉석에서 만든 이름을 써 넣으며, “그들이 하고 있는 일의 잔인한 익명성을 위장하려 했다.” 눈이 아픈 남자애는 자신이 찍은 사진이나 주워 모은 물건들에 이름을 써 넣었는데, 그는 “모든 것들이 무시되고 잊히고 버려지는 것이 너무 싫다”며 자신을 “현재의 고고학자”라고 생각한다. 손에 화상을 입은 남자는 사고를 당한 남자애의 이름을 계속해서 되뇌며 모든 사람이 한순간 같은 마음으로 아이의 이름을 부른다면 기적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그들은 이러한 ‘이름 붙이기’를 통해 주목받지 못하는 존재에 의미를 부여하고, 흩어진 관계를 하나로 모으는 것이다.
“귀를 기울이면, 들린다. 도시가, 노래를 한다. (중략) 노랫말은 없다고 해도, 버젓한 노래고, 다들 듣지 못한다고 해서 도시가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다.”
소설은 이렇게 도시의 밤 정치를 묘사하는 프롤로그로 시작되는데, “귀를 기울”여야 들을 수 있고, “듣지 못한다고 해서” 부르지 않는다고 할 수 없는 한밤중 도시의 노래가 바로 이 소설이자, 놓쳐 버리기 쉬운 무명씨들의 ‘진짜’ 삶인 것이다.

시적 문체와 ‘스냅숏 콜라주’ 기법, 일상의 사소함으로 절묘함을 엮어 내다
이 소설의 문체는 각각의 단락을 한 소절 혹은 한 편의 시라고 말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지극히 서정적이고 섬세하다. 말의 리듬감이나 수사법의 사용도 시에 못지않다. 사이렌의 노래, 거리를 미끄러지듯 관통하는, 고난에서 구원으로 푸른빛 줄무늬를 만들며 내달리는 응급차, 느린 통곡이 어둠의 시간 중에서도 가장 어두운 때를 통과해 가며 다급한 이야기들을 엮어 내고, 탄식이 높이 올라가, 지붕 위를 부유하다 희미해지고, 높이 올라가다가, 과거를 일별하고, 어슴푸레 사라지고. 빗줄기가 점점 희미해지면서 고요와 정적이 찾아들고, 거리에는 순식간에 햇빛이 넘실거려 창문을 통해 열린 현관문을 통해 들어오고, 벌써 김이 오르기 시작한 보도 위로 마지막 빗방울이 찬란하게 떨어진다, 파손 상태도 다양한 홈통과 하수관들에서 나온 물이 똑똑 떨어지고 주룩주룩 떨어지고 졸졸 흐른다, 이렇게 강렬했던 시간이 천천히 잦아들지만 그 고요는 얼마 못 가서, 다시 길 가운데로 나와 철벅대며 웅덩이로 뛰어드는 아이들에게 점령당하고, 젖은 옷과 머리칼은 돌아온 태양의 열기 아래 금방 마르고, 소년들은 타석을 도로 세우고 경기를 재개하며, 폭풍은 도시의 다른 구역들을 지나 산 너머로 가 버린다.

이는 단순히 작품의 서정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 아니다. 사소해 보이는 것들에 대해 의아할 정도로 초점을 맞추는 것은 소설의 마지막 장에 가서야 무릎을 치게 되는 깨달음으로 이어진다. 사이렌이 고난에서 구원으로 내달리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그것이 엮어 내는 다급한 이야기가 무엇인지, 한 차례 지나가는 비가 무엇을 환기하는지, 이 모든 것은 주의를 기울이며 작품을 읽어 나가는 사
람만이 얻을 수 있는 삶의 절묘한 깨달음이다. 한편, 이 소설은 어떤 특별한 사건의 추이가 아니라, 인물들의 내부 의식을 따라 간다는 점에서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이나 『등대로』와 비교되기도 한다. 맥그리거는 여기에 자신의 전공을 살린 영화적 감각을 더한다. 작가 스스로 ‘스냅숏 콜라주(a collage of snapshots)’라고 부르는 방식으로, 이름 없는 거리 전경을 파노라마처럼 훑은 뒤 그곳의 집집마다 카메라 렌즈를 들이밀어 이름 없는 사람들의 삶을 차례차례 클로즈업하는 것이다. 흔하디흔한 거리의 전경이 놀라운 이야기들을 품은 삶들의 집합으로 치환되고, 서로 무관하게 흩어져 있던 그들의 삶이 충격적인 사고를 계기로 한데 모이면서, 의미 없던 거리의 전경은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된다. 이름 대신 삶의 본질로 가득 찬 인물들의 미묘한 감정 변화와 사소한 행위들이 교차하는 두 이야기 속에서 짜임새 있게 엮이면서, 무관해 보이던 사람들과 그들의 일상이 하나로 모여 소설의 아귀가 절묘하게 맞아 들어간다.

이 책은 두 이야기가 한 번 교차하여 이루어진 장이 총 열여덟 개로 구성돼 있다. 그리고 각 장의 일인칭 시점 부분은 아홉 단락으로, 각 단락은 아홉 개의 문장으로 이루어지도록 쓰였다. 숫자 9는 서양에서 아홉 달의 임신 기간을 상징하는 것이며, 장이 열여덟 개인 이유는 짐작할 수 있듯이 쌍둥이를 상징하는 것이다. 작가는 누구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법한 부분에까지 이러한 절묘한 장치들을 숨겨 놓았다. 이처럼 작가는 소설의 온몸으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는 것이다.
“내 딸아, 언제나 네 두 눈으로 보고 네 두 귀로 들어야 해. 세상은 아주 넓고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놓쳐 버리는 것들이 아주아주 많단다. 늘 놀라운 것들이 바로 우리 앞에 있지만, 우리 눈에 태양을 가리는 구름 같은 게 있어서 그것들을 보지 못하면 삶이 초라하고 지루해진단다. 만일 아무도 놀라운 것들에 대해 얘기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놀라운 것들이 존재할 수 있겠니?”
깜빡하면 치기 쉬운 기발한 비유들, 단어 하나 허투루 구사하는 법 없이 완벽한 ?임새를 만들어 놓은 존 맥그리거의 『기적을 말하는 사람이 없다면』은 일상의 작은 것에도 관심을 갖고 평범한 삶에서도 놀라운 것들을 발견할 줄 아는 섬세한 독자들을 위한 선물 같은 소설이라 하겠다.

목차

기적을 말하는 사람이 없다면
옮긴이의 말

저자소개

1976년에 북대서양의 버뮤다에서 태어나 잉글랜드의 노퍽, 노팅엄 등지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노퍽의 브래드퍼드 대학교에서 영상 기술.제작을 전공했다. 대학 마지막 학기에 쓴 실험적인 글들을 「시네마 100」이라는 제목으로 묶어 내면서 본격적으로 창작 활동을 시작했다. 문학잡지《그란타》를 통해 단편소설들을 발표해 왔으며, 「당신이 잠든 사이에」라는 단편소설은 라디오에서 방영했다. 그는 노팅엄의 거룻배 위에서 생활하면서 첫 번째 소설인 『기적을 말하는 사람이 없다면』을 완성했다. 이 작품이 2002년 맨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고, 가장 어린 나이에 유일하게 처녀작으로 후보에 올랐다는 사실로 주목을 받았다.
『기적을 말하는 사람이 없다면』을 통해 2003년에 서머싯 몸 상과 베티 트라스크 상을 수상하고, 브리티시북어워즈 ‘올해의 신예’, 커먼웰스 작가상, 《선데이타임스》 올해의 젊은 작가상 최종 후보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이 작품은 미국을 비롯하여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스페인, 포르투갈, 러시아, 그리스 등 세계 각국에서 번역되었다. 2006년에 출간한 두 번째 소설 『너무나 많은 시작』 역시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2010년에 세 번째 소설 『개들조차도』를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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