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겪은 전쟁 경험과 불교적 관념을 바탕으로 삶을 통찰하는 다케다 문학의 본령을 보여주는 소설집 『반짝이끼』. 절에서 태어나 자란 아이, 좌익 반전운동가, 20세기 제국주의 일본의 파병 군인, 전후파 대표 작가인 다케다 다이준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이 소설집에 수록된 네 개의 중단편은 모두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서 있는, 혹은 섰던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저자는 이단아들, 혹은 소수자를 독특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소수자라고 해도 그들이 반드시 정의롭거나 윤리적, 도덕적인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는 그들의 문제 상황을 통해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이 과연 상식인지, 또 그것을 강요해도 되는지 의문들을 갖게 된다. 집단에 속한 인간이 집단 안에서 특별한 반성 없이 공통적으로 가지게 되는 생각이 상식이라면, 상식은 그 범주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을 억압하고, 이러한 억압이 좌절을 가져온다. 저자는 이러한 상황을 현실의 여러 집단, 여러 층위에서 들춰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