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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지도의 탄생

세계 지도의 탄생

  • 오지 도시아키
  • |
  • 알마
  • |
  • 2010-07-02 출간
  • |
  • 328페이지
  • |
  • 153 X 224 X 30 mm /658g
  • |
  • ISBN 9788992525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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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지도가 표현하는 것은 무엇인가?”
세계관을 표현하는 ‘세계도’에서
세계를 표현하는 ‘세계지도’로 변화한 지도의 역사를 통해
각 문명의 특질과 상호 교류의 흐름을 읽는다.


요즘처럼 지도가 우리와 밀접하게 연결된 적이 있었나 싶다. 위성을 쏘아올리고, 인터넷이 발달하고, 네비게이션이라는 기계가 일반화되면서 이제 길을 잃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되었다. 지은이 오지 도시아키에 따르면 “지도의 역사는 문자의 역사보다 오래되었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인류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지도를 만들고 그려왔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지도를 보는가? 지도의 역할은 무엇인가? 지도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가? 일반적으로 이런 생각들을 하지 않을까. ‘지도에 그려진 대로 길을 따라가면 내가 가고자 하는 곳에 도달할 수 있겠지.’ 또는 ‘아, 우리 땅은 이렇게 생겼구나.’ ‘지표면 위에 대륙과 해양의 모습과 위치가 이러하구나.’ 등등.

정리하면, 우리는 지도를 보면서 지도 위에 그려진 모습대로 현실 세계를 이해한다는 것이다. 지도의 축척을 보고는 지도로 거리나 면적 등도 정확하게 측정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의 바탕에는 ‘지도는 현실 세계의 모양을 축소하여 정확히 표현한다’는 지도에 대한 관점과 신뢰가 있다. 다시 말해 지도는 과학적이고 실용적인 것이라고 이해하는 것이다. 이를 지도의 과학성. 실용성이라 부른다.
그런데 과학성과 실용성은 지도가 최근 들어서야 획득한 역할이다. 즉 과학성과 실용성은 긴 역사 속에서 지도가 해온 역할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세계는 어떻게 생겼는가?”하는 물음에 현대 지도는 과학성과 실용성에 근거해 답하려고 한다. 그러나 세계가 미지의 것으로 흘러넘쳤던 시대에 이 물음은 “세계를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 즉 세계관과 직결되어 있었다. 세계관이라는 사상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형태로 표현하는 일이 지도에 요구되었던 것이다. 이를 다르게 표현해 지도의 사상성이라고 부를 수 있다.
또한 지도에는 세계의 형태를 풍부한 감성으로 표현할 것도 요구되었다. 특히 세계관을 말하기 위해서는 세계를 직관하고 실감할 수 있도록 그 형태를 고안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는 세계의 구성을 간명하고 상징적으로 표현하기도 했고, 어떤 경우에는 장식으로 가득 한 세계를 묘출描出하기도 했다. 이를 지도의 예술성이라 한다.

과학성. 실용성. 사상성. 예술성은 원래 지도가 갖추어야 할 네 가지 요소다. 이 책의 주제는 지도의 역사다. 사상성과 예술성을 중시해 그려지던 지도가 어떤 과정을 거쳐 과학성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지도로 전환되었는지를 설명한다. 어느 시기에나 지도는 항상 땅의 ‘형태’를 이야기하고 그려왔다. 이는 시대와 장소를 뛰어넘어 지도가 해온 역할이다. 변한 것은 지도가 이야기하고 표현하는 내용일 뿐이다.
현대의 지도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그려놓은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지도가 담고 있는 사상성도 예술성도 이야기도 없다. 그러나 여기 소개되는 중세와 근대로 넘어가는 시기에 그려진 지도들은 그렇지 않다(14쪽부터 21쪽까지 나와 있는 지도를 보라). 그 지도들은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그려낸 것은 아니지만 즉 과학적이지 않지만 그 대신 당시 각 문명권에서 사람들이 바라던 바, 표현하고자 했던 바가 드러나 있다. 다시 말하자면 지도 속에 사상성과 예술성 그리고 풍부한 이야기가 있는 것이다.

이 책은 각각의 지도를 샅샅이 분석해낸다. 닌나지 소장 일본도를 통해서 당시 일본인들의 경험 세계가 모여 국가라는 개념을 지도 위에 어떻게 그려 놓고 있는가를 살펴본다. 중세 유럽의 지도 헤리퍼드 지도와 이드리시 세계지도, 오천축도 그리고 고금화이구역총요도를 분석하면서 지도 위에 그려진 화상畵像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지, 그들이 미지의 세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자신들의 종교관을 어떻게 표출하는지를 설명한다. 이러한 설명을 통해 우리는 당시 사람들이 가진 세계관을 충분히 읽어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칸티노 세계지도를 통해서 지은이 오지 도시아키는 지도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을 소개한다. 칸티노 세계지도는 중세에서 근대로의 전환, 세계관을 표현하는 지도에서 세계지도로의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줌을 물론이고, 지도로서가 갖추어야 할 네 가지 모든 요소를 갖춘 ‘걸작’이자 ‘명작’이라는 것이다. 그는 칸티노 세계지도의 의미와 내용을 철저하게 분석해냄으로써 회화와 마찬가지로 지도에도 ‘걸작’이라는 개념이 성립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 책속으로 추가 ]

… 그렇다면 구니뿐만 아니라 복잡한 굴곡을 포함해 혼슈 섬의 형태가 알려져 있었다는 말이 된다. … 이러한 인식은 언제쯤 생겨난 것일까? … 그러나 그 이전에는 어떻게 해서 혼슈 섬의 윤곽이 지각되어 집단적 경험 세계의 내부로 편입된 것일까? 대체 혼슈라는 거대한 육지를 섬이라고 본 인식은 어떻게 성립된 것일까? 이것은 무척이나 흥미로운 문제다. … 혼슈가 섬이라는 인식 또는 그 형태에 대한 인식이 성립해가는 배후에는 혼슈에 사는 개개인의 경험이 축적되고 집적되어 그 경험의 다발을 집단 전체가 공유해가는 과정이 있었으리라는 것이다. … 요컨대 닌나지에 소장된 일본도는 관념이나 우주관이 아니라 집단적인 경험 세계의 내부를 이야기하고 그린 지도인 것이다._29~39쪽

경험 세계의 안을 이야기하고 그린 고대 바빌로니아 점토판 세계도_인간은 경험 세계 외에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고 가상해왔다. … 따라서 지도는 이역으로 대표되는 경험 세계 밖에 펼쳐지는 세계를 가시적으로 이야기하고 그릴 필요가 있었다. 경험 세계 안을 주된 대상으로 삼아온 지도가 어째서 그 저편의 가상 세계를 이야기하고 그릴 수 있었을까? 이 문제를 생각하기 위해 고대 메소포타미아의 신바빌로니아 왕국 시대에 작성된 세계도를 살펴보자. 그 작성 연대는 기원전 6세기 무렵으로 추정되면 현존하는 세계도로서는 가장 오래된 것들 가운데 하나다.

… 지도의 구도는 동심원의 둥근 띠로 표시된 환해를 경계로 그 안과 밖으로 양분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그것들은 경험 세계와 이역에 해당한다. 지도의 주제도 그것에 대응하여 둘로 나뉜다. 원반 내부의 경험 세계는 그곳을 지배하는 신바빌로니아 왕국의 편성을 그려 보인 것이고, 원반 밖의 이역은 환해 저편에 있는 가상 세계를 이야기하고 그린 것이다. … 지도에서 환해는 좁은 띠 모양으로 그려져 있다. 그러나 메소포타미아인들은 그것이 광활한 대양이라 생각했다. 따라서 환해 저편은 왕복할 수 없는 먼 저편의 이역이다. 지도에는 환해의 바깥 둘레를 따라 이등변삼각형을 그려 넣었다. 그것들은 이역을 나타낸다. 점토판 상부에 새겨진 설형문자 텍스트에는 이러한 이역을 설명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것을 봐도 점토판 지도의 중요한 주제 하나가 환해 저편에 있는 이역을 이야기하고 그리는 데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이처럼 점토판 지도는 세계관, 성스러운 숫자 관념 그리고 ‘사르곤 전설’ 신화를 기초로 환해 저편에 존재하는 가상의 이역을 이야기하고 그렸다. 경험 세계 외부에 가상의 힘을 제공한 것은 당연히 공유하는 경험의 다발이 아니라 신화나 세계관 등의 관념이었다. … 이처럼 중앙의 원반은 대지이자 동시에 그곳을 지배하는 신바빌로니아 제국의 영역을 나타내며, 그 원형 안에 군림하는 수도 바빌론이 메소포타미아의 물을 지배한다는 점도 보여준다. 당연히 이 시기에는 이집트와 그리스의 존재도 확실하게 알려져 있었다. 바빌로니아인의 경험 세계는 신바빌로니아 제국의 영역을 넘어 먼 곳까지 이르렀던 것이다. 그러나 점토판 지도는 대지를 이루는 원반이 모두 신바빌로니아 제국에 속하는 것으로 표현했다. 이 원반 지도는 ‘대지를 지배하고 대지 전역에 군림하는 제국 신바빌로니아’라는 메시지를 드러내는 것이다._39~51쪽

2장 중세 세계도를 비교하다
지도에 각각의 세계관을 이야기하고 표현할 것을 요구하는 시대가 오랫동안 이어졌다. 특히 중세가 그랬다. 각각의 세계관을 기초로 세계 각지에서는 어떤 세계도가 만들어졌을까? … 구체적으로는 각 지역에서 만들어진 오천축도, 고금화이구역총요도, 이드리시 세계지도, 헤리퍼드 세계지도를 들 수 있다. … 고대 헬레니즘 시대의 프톨레마이오스 세계지도를 이들 세계도와 대조하고 비교해볼 것이다. 이들 네 개의 중세 세계도를 바탕으로 여기서 살펴보려는 것은 다음 두 가지다. 하나는 이들 세계도가 이야기하고 그린 내용을 서로 비교해 당시 유라시아 각지의 세계 인식에서 나타나는 특질, 특히 그것들을 낳은 세계관의 특질을 살펴보려는 것이다. … 그 밖에 또 하나의 주제인 칸티노 세계지도가 획기적인 세계지도라는 것을 명백히 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이 지도가 출현하기 이전의 세계도는 어떠했는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_59~60쪽

불교적 세계관이 반영된 호류지 소장 오천축도
세계 인식에 천축이 등장하다_ … 호류지 소장 오천축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은 불교의 전래다. … 불교의 유입으로 중국 저편에 부처가 태어난 천축天竺이라는 또 하나의 문명 세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것으로 일본열도의 해외 인식은 단숨에 확대되었다. … 이처럼 불교의 전래는 삼국 세계관이라는 세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성립시켰다. 이러한 세계관은 자신들의 경험 세계인 일본, 소수지만 실제로 왕래한 사람들의 체험이나 책을 통해 식견을 축적한 중국, 경험과는 완전히 무관하지만 불전을 통해 가상할 수 있는 관념적 세계인 천축이라는 동심원적인 인식 구조를 바탕으로 한다._61~63쪽
불교적 세계관을 구도로 하다_오천축이란 불전에 따라 고대 인도를 중 ? 동 ? 서 ? 남 ? 북이라는 다섯 지역으로 구분한 것이다. … 이 영역 구분이 오천축으로, 불전을 통해 일본까지 들어온 것이다. 오천축도는 불교가 주장하는 세계관을 기본 구도로 한다. … 불교에서는 거대한 원통이 허공에 떠 있다고 본다. 그 원통은 아래에서부터 차례로 풍륜風輪, 수륜水輪, 금륜金輪, 이렇게 3륜으로 이루어져 있다. 최상층인 금륜의 표면에 대지와 대양이 있다._63~64쪽
삼국 세계관의 화상화_ … 그러나 오천축도의 주제가 불교적 세계관을 그림으로 나타내고 설명하는 것만은 아니다. … 그렇다면 오천축도의 주제는 무엇일까? 그것은 다음 두 가지다. 첫 번째 주제는 일본의 독자적인 삼국 세계관을 섬부주 안에 집어넣어 보여주는 것이다. 이것은 천축을 동경하여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널 생각을 품고 있던 당시 사람들에게 특별한 의미였다._79쪽
천축에 대한 동경을 그리다_오천축도의 두 번째 주제는 ‘천축에 대한 동경’을 그림으로 그려내는 것이다. 오천축도가 제작된 시기에는 일본 승려들 사이에서 천축에 대한 동경과 도항渡航의 열기가 최고조에 달했다._83쪽

현존 최고의 헤리퍼드 세계지도
티오 지도와 헤리퍼드 세계지도의 세계관과 현실 세계_헤리퍼드 세계지도가 제작된 시기는 고딕 양식의 시대였다. … 고딕 건축과 마찬가지로 헤리퍼드 세계지도도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구조를 지탱하는 기둥과 들보에 해당하는 것이 중세 기독교적 세계관을 대표하는 티오TO 지도고, 스테인드글라스에 해당하는 것이 지도를 장식하는 화상과 문구다._93쪽
지도의 여백에 담긴 독해의 실마리_헤리퍼드 세계지도는 정형화된 티오 지도의 구도를 그대로 따르지 않고 13세기 말에 획득한 지식을 동원해 티오 지도를 현실에 가깝게 표현한 지도다. 한편으로는 기독교 세계관을 명시하는 종교 지도로서의 목적과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들이 경험하고 지각하는 세계를 명시하고자 하는 지도 본연의 목적, 이 두 가지 목적을 조화시키면서 제단화로서의 통일성을 띠는 것이 헤리퍼드 세계지도의 기본 목적이었을 것이다. … 헤리퍼드 세계지도를 바라보는 관점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디자인론이다. 지도를 메우고 있는 수많은 화상이나 문구는 독립적으로 스스로를 이야기함과 동시에 서로 관련되면서 지도의 주제와 메시지를 전한다.
… 즉 ‘천지창조→최초 세계도 작성→최신 세계도 완성’이라는 ‘이야기’다. 이로써 이 지도는 역사, 즉 시간의 흐름을 나타낸다고 유추할 수 있다. 상단이 ‘하나님의 나라’로 상징되는 시원, 왼쪽 아래의 가장자리가 과거, 오른쪽 아래의 가장자리가 현재, 그리고 다시 상단이 ‘최후의 심판’으로 상징되는 미래에 다가올 종말이라는 순환적인 시간의 흐름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_100~107쪽
세 지대의 독해에 관한 두 가지 관점_이처럼 헤리퍼드 세계지도의 세 여백은 천지창조에서 종말에 이르는 순환적인 시간의 흐름인 ‘역사’ ‘이야기’를 말한다. 그렇다면 이 여백이 말하는 총론은 원형 지도 내부의 각론과 어떻게 연관되는 것일까? … 이처럼 원형 지도에서 떠오르는 세 개의 띠 모양의 지역이라는 공간 구분이 동시에 ‘시원→과거→현재’라는 순환적인 시간의 흐름과 대응한다는 시공간적 구조를 끄집어낼 수 있다. 그것이 헤리퍼드 세계지도를 독해하는 데 중요한 관점을 제공한다. 제1지대 ‘현세 인간의 세계’는 로마를 중심으로 하는 현재의 기독교 세계와 그 주변으로, 아프리카도 여기에 포함된다. 제2지대 ‘지상의 성지’는 바벨탑에서 예루살렘에 이르는 지역으로, 그리스도가 죽고 부활할 때까지의 성지들로 구성된 과거의 세계다. 제3지대 ‘낙원인 아득히 먼 동방’은 에덴동산에서 바벨탑에 이르는 지역으로, 시간적으로는 시원의 공간을 가리킨다.
…이 시공간적 세 지대의 구성에 덧붙여 헤리퍼드 세계지도를 독해하는 데 중요한 두 번째 관점으로서 경험 세계를 둘러싼 세 지대의 구성이 있다. 앞서 호류지 소장 오천축도를 다루면서 일본 ? 중국 ? 천축으로 구성된 삼국 세계관을 설명했다. 삼국 세계관은 일상적인 경험을 공유하는 경험 세계인 일본, 실제로 왕래함으로써 경함할 수 있는 세계인 중국, 경험과는 무관하지만 불전 등에 기초해 가상한 관념 세계인 천축이라는 경험과 지식의 단계적 변화에 기초한 세계관이기도 했다. 헤리퍼드 세계지도의 독해에서도 이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한 세 지대의 구성이 두 번째 관점을 제공한다._107~113쪽
헤리퍼드 세계지도의 독해_헤리퍼드 세계지도는 기독교 세계관을 제시하고, 제2지대인 지상의 성지를 묘사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주제로 삼은 대성당의 제단화다. 그러나 헤리퍼드 세계지도에는 또 하나의 중요한 주제가 숨어 있다. 그것이 바로 알렉산드로스 대왕이다. … 헤리퍼드 세계지도는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이름을 명기하고 대왕의 동방 원정은 하느님의 의도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 이처럼 헤리퍼드 세계지도의 숨겨진 주제가 알렉산드로스 대왕이라고 추정하는 것은 그와 관련된 지명이 많고 넓게 분포되어 있다는 것에 근거한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미지의 내륙 아시아를 전투적으로 탐험한 탐험가였던 것이다_163~170쪽

세계 최초의 인쇄 지도, 고금화이구역총요도
… 고금화이구역총요도는 중국 최초이자 세계 최조의 인쇄 지도다. … 고금화이구역총요도도 오천축도나 헤리퍼드 세계지도와 마찬가지로 세계관을 표현하는 지도다. 그러나 그 세계관은 오천축도나 헤리퍼드 세계지도와 같은 종교적인 세계관이 아니라 중국 왕권 사상을 바탕으로 한 세계관이었다._171~172쪽
‘화’의 세계; 산악을 통한 하늘과의 교향_고금화이구역총요도는 ‘화’와 ‘이’로 양분되는 중국적인 세계관에 기초한 세계도다. … 고금화이구역총요도는 북쪽을 위쪽으로 한다. 이것은 앞에서 말한 화이도, 그리고 후세의 천하총도天下總圖라 불리는 중국에서 제작된 세계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 즉, ‘천자는 북쪽을 등지고 남쪽으로 얼굴을 향하고 땅에 선다’는 중국 왕권 사상의 방위관이 더 많은 영향을 미쳤다._174~175쪽
‘이’의 세계; 천자에게 복종하는 ‘이’의 묘출_고금화이구역총요도에서의 ‘화이구역’은 중국 본토를 가르는 네 변의 경계로 표시된다. 북은 지도의 북쪽 끝에 그려진, 동서로 뻗은 만리장성이다. 동은 중국 본토의 동쪽을 구분 짓는 직선 모양의 해안선으로, 그 바다에는 “동해”라고 적혀 있다. 남쪽 경계 역시 직선적인 해안선으로 구획되고 거기에는 “남번”이라고 적혀 있다. 그러나 내륙의 서쪽에는 만리장성이나 해안선 같은 명확한 경계는 없다. 고금화이구역총요도는 서쪽의 세 군데에 “이”의 존재를 기입했다. 우선 방위를 나타내는 “서”라는 글자의 위쪽에 “서강西羌”, 남의 해안선 중앙 부분의 내륙에 “서남이西南夷”와 “계동제만溪洞諸灣”, 이렇게 세 군데다. ‘서강’의 ‘강羌’은 중국 본토에서 볼 때 북서쪽에 존재하는 ‘이’를 의미한다. 즉 서북이西北夷인 것이고 별도로 기입된 서남이와 일체가 되어 서융西戎의 땅이라는 사실을 드러낸다._179~180쪽

근대를 선취한 중세의 이드리시 세계지도
12세기 시칠리아 왕국; 이드리시 세계지도의 옛 땅_이드리시 세계지도는 중세 이슬람 문명을 대표하는 세계도다. … 로제르 2세는 종교나 민족을 구별하지 않고 학자들과 여행 경험자를 궁정에 모아놓고 정보를 수집했으며, 그들의 논의를 기초로 세계도 제작을 추진했다. 또한 왕이 지배하는 지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를 상세히, 즉 해안선, 수륙 교통로, 산맥, 경계 외에 특히 일곱 개의 기후대 범위를 묘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때 그 지도의 제작을 주도한 사람이 바로 이드리시다. … 그러나 이 지도는 현존하지 않는다. 이드리시 세계지도가 그랬듯이, 이슬람 문명에서 지도는 그와 관련된 책과 함께 존재했다. 그 덕분에 이드리시 세계지도의 원도는 비록 없어졌지만 지리서나 역사서의 아라비아어 사본에 실려 있던 베낀 그림을 통해 오늘날까지 전해진다._185~188쪽
중세를 벗어난 이드리시 세계지도; 근대의 선취_이드리시 세계지도가 그리는 세계의 범위는 아프리카와 유럽의 서쪽 끝에서 아시아 동쪽 끝의 중국 동쪽 연안까지 이른다. … 검토 대상으로 삼은 중세 세계도 중에서 12세기 중기라는 이른 시기에 제작된 이드리시 세계지도가 가장 넓은 범위를 묘사한 것이다. … 이드리시 세계지도는 특정한 세계관에 얽매이지 않은 세계도였다. 그러한 차이가 이슬람 세계를 넘어 스스로 수집한 지리 정보를 바탕으로 세계의 거의 전역을 구도화하고 작도하려는 실증적인 태도를 낳았을 것이다. 그것을 가능케 한 것은 무슬림 상인의 활발한 해상 교역 활동이었다. 이러한 점에서 이드리시 세계지도는 근대를 선취한 중세 세계도라고 할 수 있다._208~209쪽

3장 칸티노 세계지도는 왜 획기적인가
칸티노 세계지도는 세로 105센티미터, 가로 200센티미터의 커다란 도면에 당시 포르투갈이 파악하고 있던 세계를 그린 것이다. 축적도 1,282만 분의 1 정도로 추정되는, 지구 규모의 세계지도다. 칸티노 세계지도는 1502년 작성되었다._227쪽

중세 세계도와 비교한 칸티노 세계지도의 획기성을 밝히다
… 측량 또는 천측天測을 통해 경도와 위도를 측정하여 세계를 작도하려고 시도한 최초의 세계지도라고 할 수 있다. … 지도가 갖추어야 할 과학성의 측면에서 커다란 진전을 보여주는 세계지도다. 바로 이것이 칸티노 세계지도가 획기적인 지도라고 말하는 이유다._232쪽

동시대 세계도와 비교한 칸티노 세계지도의 획기성을 밝히다
… 코사 세계지도는 아메리카 대륙을 그린 현존 최고最古의 지도로 콜럼버스가 제1회 항해를 한 지 8년이 지난 1500년에 제작되었다. 칸티노 세계지도가 제작되기 2년 전이었다. … 코사 세계지도는 기존의 지중해 해역 포르톨라노를 기본으로 삼고, 거기에 아프리카를 항해한 포르투갈과 신대륙에 도달한 스페인의 성과를 접합한 세계도라 할 수 있다. 그것들을 통일된 기준에 따라 접합하지 않은 것도 코사 세계지도의 특징이다. 바꿔 말하면 코사 세계지도는 중세 후기의 지중해 포르톨라노를 기본으로 삼고 있지만, 그 지역에 대한 대항해시대의 성과를 포섭하기 위해 급조된 세계도인 것이다. 이에 비해 칸티노 세계지도는 스스로의 측량에 따라 새롭게 세계도를 제작했으며, 게다가 대항해 시대의 새로운 성과까지 포섭하고 있다._242~253쪽

4장 칸티노 세계지도를 읽는다
지도의 네 가지 요소로 본 독해의 관점

… ‘지도가 갖추어야 할 네 가지 요소’를 칸티노 세계지도는 어떻게 표현하고 실현했는지 살펴보려 한다.
사상성; 주장하는 지도_모든 지도는 땅의 형태를 표현하는 것을 목표로 해왔다. … 그러나 지표를 원래 크기와 똑같은 크기로 그릴 수는 없다. 그 때문에 지도를 제작할 때는 지표, 즉 현실을 축소하여 표현할 것이 요구된다. … 축소는 … ‘무엇을 그리고 말하기 위해 지도를 제작하는가?’라는 주제 선정과 직결된다. … 이런 의미에서 모든 지도는 주제의 선정을 수반한다. …그러므로 모든 지도는 필연적으로 사상성을 띨 수밖에 없다._258쪽
예술성; 아름다운 지도_예술성이란 지도 표현의 명쾌함과 아름다움을 말한다. 지도의 예술성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장식 예술성이라 할 수 있는 예술성이다. … 장식 예술성은 지도가 과학성을 추구해감에 따라 점차 배제되었다. …장식성의 배제는 근대로 가는 길 위에 있는 것이다. …지도의 두 번째 예술성은 바로 이것이다. 실용성을 추구함에 따라 장식 예술성은 배제되었지만 기능 예술성은 실용성과 양립할 수 있는 것이다. 지도를 표현하는 작업에서 기능 예술성이란 등고선을 통해 산을 근사하고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이다._259~260쪽
과학성; 정확한 지도_지도의 과학성을 보여주는 요소로 등고선을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50미터 간격으로 등고선을 나타내는 후지 산 지도가 있다고 하자. 각 등고선에 따라 두꺼운 종이를 잘라 지도 위에 붙이면 후지 산의 입체 모형도가 만들어진다. 그 입체 모형과 현실의 후지 산을 대비시키면 그 모형의 정확도를 확인할 수 있다. … 즉 지도 모형으로 실체를 재현하는 것이다._260쪽
실용성; 목적에 도움이 되는 지도_ … 지도는 다양한 목적을 위해 참조되고 사용된다. … 지도는 우리가 신체로, 특히 시각으로 보려고 해도 볼 수 없는 지표를 축소하고 요약해서 보여준다. 신체와 지료를 가교로 하여 지표를 우리 신체 안으로 거두어들이는 인터페이스가 바로 지도다. 지도의 실용성에서 중요한 부분은 이 인터페이스로서 지도가 하는 역할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다._261~262쪽

사상성으로 살펴본 칸티노 세계지도
최초의 해양 세계지도 포르투갈의 빛나는 원형 방위도_칸티노 세계지도에 담긴 첫 번째 주장은 세계에 군림하는 해양 제국 포르투갈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 상징이 아메리카 대륙 내부에 그려진 커다란 컴퍼스 로즈(해도상의 원형 방위도)다. … 그것은 세계의 중심에 군림하는 해양 세계제국 포르투갈을 상징한다.
근대를 개척하는 포르투갈_칸티노 세계지도는 세계 최초의 해양 세계제국 포르투갈의 등장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것은 단지 공간 축에서 해양 세계제국 포르투갈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만이 아니라 시간 축에서 세계사적 시대 전환을 포르투갈이 주도하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는 것이었다._262~283쪽

예술성으로 살펴본 칸티노 세계지도
상징의 대비적 묘출; 대형 컴퍼스 로즈의 다중성_ … 대형 컴퍼스 로즈는 해양 세계제국인 포르투갈을 상징한다. 그것은 복잡한 기하학적 구성과 훌륭한 채색으로 표현된 32방위를 보여주는 방위문자판이다. 그 빛나는 보석과 같은 예술적 표현은 세계에 군림하는 포르투갈의 등장을 과시하기 위한 장식적인 효과로 가득하다.
장식과 무장식; 관심 지대를 강조하다_칸티노 세계지도의 육지 영역과 바다 영역은 화상이나 채색이 있는 장식 지대와 그것들이 없는 무장식 지대로 양분된다. 무장식 지대가 넓은 범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나중에 설명할 ‘무용한 것, 가상의 것은 그리지 않는다’는 칸티노 세계지도의 작도 정신을 반영한다._283~287쪽

과학성으로 살펴본 칸티노 세계지도
실측에 기초한 세계 묘출; 자신의 손으로 직접 그리다_칸티노 세계지도는 답사하지 못한 주변부를 제외하고 현장의 실측을 통해 세계를 그렸다. 그것이 전체적으로 극히 ‘정확’한 세계의 묘출에 성공한 이유다.
실증 정신; 근거 없는 것은 공백 그대로 두다_칸티노 세계지도는 수많은 화상이나 설명을 지도에 기입했다. 그러나 그것들은 ‘인도로 가는 해도’ 탐색 과정에서 ‘현장에서 확인한 것’ 및 ‘현장에서 확인할 수 없지만 어느 정도 근거가 있는 것’에 한정되어 있다. 바꿔 말하면 미덥지 않은 것, 근거 없는 것은 배제한다는 태도를 고수한 것이다._288~296쪽

실용성으로 살펴본 칸티노 세계지도
인도로 가는 해도_ … ‘항해를 위한 해도’라는 얼굴을 읽어낼 수 있다. 그 첫 번째는 아프리카를 돌아 인도아대륙에 이르는 해안선을 메우듯이 자세하게 적혀 있는 지명이다. 그것들은 인도로 가는 해도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포르투갈이 명명한 지명으로, 동시대 포르투갈 사람들에게는 무척 유용한 정보였을 것이다.
근대 세계 시스템의 태동_칸티노 세계지도는 포르투갈이 영유하고 있거나 관심을 갖고 있는 지대를 화상이나 채색으로 장식함과 동시에 거기에 해설을 달아놓았다. 해설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상품 정보다. 그 내용은 인도로 가는 해도를 탐색한 목표가 무엇이었는지를 웅변적으로 말해준다. 상품 정보는 장소에 따라 변한다._296~307쪽

목차

머리말

1장 세계의 형태를 이야기하고 그리다
경험과 관념이 지도를 만든다
경험 세계의 안과 밖을 어떻게 이야기하고 그려왔는가

2장 중세 세계도를 비교하다
불교적 세계관이 반영된 호류지 소장 오천축도
현존 최고의 헤리퍼드 세계지도
세계 최초의 인쇄 지도, 고금화이구역총요도
근대를 선취한 중세의 이드리시 세계지도
고대 그리스와 로마 시대를 대표하는 프톨레마이오스 세계지도

3장 칸티노 세계지도는 왜 획기적인가
칸티노 세계지도의 기구한 내력, 복제와 유전
중세 세계도와 비교한 칸티노 세계지도의 획기성을 밝히다
동시대 세계도와 비교한 칸티노 세계지도의 획기성을 밝히다

4장 칸티노 세계지도를 읽는다
지도의 네 가지 요소로 본 독해의 관점
사상성으로 살펴본 칸티노 세계지도
예술성으로 살펴본 칸티노 세계지도
과학성으로 살펴본 세계지도
실용성으로 살펴본 칸티노 세계지도
지도가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요소는 무엇인가?

나가는 말
주요 참고 문헌

저자소개

저자 오지 도시아키는 938년 오사카大阪 시에서 태어났다. 1964년 교토 대학 대학원 문학연구과에서 지역 연구를 전공해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현재 리쓰메이칸立命館 대학 문학부 교수이자 교토 대학 명예교수로 있다. 지은 책으로《그림지도의 세계상》(繪地圖の世界像, 岩波新書)과《서남아시아의 농업과 농촌》(西南アジアの農業と農村, 공저, 同朋社),《일본의 도안 21―오곡ㆍ과실》(日本の模樣 ―五穀ㆍ果實, 공저, 光琳社),《남아시아를 아는 사전》(南アジアを知る事典, 공편, 平凡社)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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