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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그림, 스님에 빠지다

옛 그림, 스님에 빠지다

  • 조정육
  • |
  • 아트북스
  • |
  • 2016-05-02 출간
  • |
  • 432페이지
  • |
  • 170 X 210 X 30 mm /822g
  • |
  • ISBN 9788961962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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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나는 이와 같이 실천했다!”

인도, 중국, 한국, 일본에서 등불을 밝힌,
고승대덕들의 도저한 수행과 실천의 역사


우리시대의 ‘스타 멘토’에는 스님이 여럿 포진해 있다. 이미 입적한 법정 스님을 필두로, ‘즉문즉설(卽問卽說)’로 유명한 법륜 스님과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의 저자 혜민 스님이 대표적이다. 갈수록 사회 불안이 가중되고, ‘각자도생(各自圖生)’을 요구하는 무한경쟁 시대에 현실은 암담하기만 하다. 그런 가운데 스님들이 있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스님들의 오아시스 같은 말씀은 위안을 주고 위로가 된다.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하고, 미친 듯이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일그러진 현실에 브레이크를 걸며,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고 올바른 삶의 길을 찾게 끌어준다. 스님들의 말씀은 마음의 공기청정기다. 사람들은 그 청정기에 힘입어 마음을 추스르고 궁핍한 시대를 헤쳐 간다. 스님들의 존재감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의 어둠이 깊다는 뜻이다.
예로부터 스님들은 사회의 멘토였다. 사람들은 스님들의 말씀에 의지하며 고단한 현실을 견뎠다. 멘토는 일반인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스님에게도 수많은 멘토가 있었다. 이를테면 멘토가 사랑한 멘토, ‘멘토들의 멘토’가 되겠다. 불교의 전등사(傳燈史)를 환하게 밝히고 있는 기라성 같은 고승대덕이 그들이다. 이름만 대면 한번쯤 들어본 적이 있는 고승대덕들은 자신의 수행을 통해 부처의 말씀을 실천하면서 수많은 제자에게 영향을 끼쳤고, 나아가 일반 대중을 바른 길로 인도해주었다.

“고승들의 행적은 부처의 가르침을 배워 후세에 전하고자 했던 정신문화의 총화다.”-「시작하며」에서

‘인류의 영원한 멘토’, 48인의 고승대덕 열전

『옛 그림, 스님에 빠지다』는 불법승(佛法僧) 삼보(三寶)에 맞춰 기획된 ‘옛 그림으로 배우는 불교이야기’ 시리즈 중 세 번째인 ‘승(僧)’이다. 첫 번째인 ‘불(佛)’에서는 석가모니 부처의 생애와 발자취를 따라가 보았고(『옛 그림, 불교에 빠지다』), 두 번째인 ‘법(法)’에서는 석가모니 부처의 가르침이 담긴 경전 내용을 살펴보았다(『옛 그림, 불법에 빠지다』). 이번 책에서는 부처의 삶에 감동받아 그 가르침을 따라 산 스님들의 삶을 조명한다. 즉 ‘인류의 영원한 멘토’로 지리매김한 동아시아 스님 48명의 수행과 실천의 거대한 생을 좇는다. 아난과 도안에서 수월과 닌쇼까지, 인도, 중국, 한국, 일본의 쟁쟁한 스님들이 주인공인 이 책은 ‘한 권으로 만나는 동아시아 스님 열전’이기도 하다. 그리고 각 스님들의 수행 이력을 따라잡는 가운데 불교의 특성을 손에 쥘 수 있다.
먼저, 인도 편에서는 아난과 가섭, 마명, 용수, 무착과 세친이 주인공이고, 중국 편에서는 도안, 혜원, 구마라집, 지의, 도선, 현장, 법장, 선도, 혜능, 영가, 마조, 백장, 황벽, 조주, 임제, 설봉, 운문, 영명, 허운이 주인공이다. 그리고 한국 편에서는 자장, 원효, 의상, 혜초, 도의, 의천, 지눌, 일연, 보우, 나옹, 서산, 사명, 경허, 수월이, 일본 편에서는 사이초, 구카이, 호넨, 신란, 묘에, 에이사이, 도겐, 잇펜, 닌쇼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망설임 없이 걸어간 사람들이다. 부산에서 서울 가는 방법이 여러 가지이듯 그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부처의 가르침을 실천했다.
이 책은 각 스님들의 생애를 핵심만 뽑아서 소개하되 중심이 되는 일화에, 이와 통하는 옛 그림을 접목시켜 수행의 진리를 진하게 추출해낸다. 마명과 강도의 「화청출욕도」, 용수와 작자 미상의「운룡도」, 도안과 강세황의 「벽오청서도」, 도선과 동기창의 「봉경방고도」, 혜능과 김홍도의 「혜능삼매」, 백장과 대진의 「어락도」, 조주와 두경의 「죽주거」, 허운과 장조화의 「유민도」, 원효와 김홍도의「남해관음」, 의천과 김명국의 「달마도」, 서산과 허련의 「완당난화」, 묘에와 에니치보 조닌의 「묘에쇼닌 상」, 닌쇼와 우타가와 히로시게의 「아타케 대교의 소나기」 등이 그것이다. 여기서 한중일의 옛 그림은 불화(佛畵)를 비롯한 산수화, 인물화, 풍속화, 사군자, 병풍화 등 동아시아 미술사를 장식한 걸작들이 동행한다(물론 일부는 ‘조각’에 해당하는 불상도 있다). 그것도 스님 이야기를 흥미롭게 만들기 위한 단순한 보조 자료가 아니라 스님의 드라마틱한 생애를 드러내기 위한 하나의 장치로서, 미술사적인 맥락을 토대로 알기 쉽게 풀어놓은 것이어서 더욱 주목하게 한다. 그 과정에서 옛 그림은 스님의 삶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스님의 삶은 옛 그림의 이해를 북돋워준다.

“육조혜능부터 임제의현까지 선종을 대표하는 선사들을 살펴보면 가끔씩 혼란스러울 때가 있었다. 마조도일, 백장회해, 황벽희운, 조주종심, 임제의현은 전혀 다른 사람들이다. 시대도 다르고 이들이 교화를 펼친 방법론과 개성도 제각각이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마치 한 사람의 배우가 매번 다른 옷을 입고 나온 것 같은 동질감을 느낄 수 있다. 사람은 다르되 가르침의 핵심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제자를 가르치는 교육방식은 다르지만 그 근저에는 ‘불립문자 교외별전 직지인심 견성성불’이라는 선종의 핵심 사상이 흐르고 있다.
형호와 이성, 관동과 범관은 모두 북방 산수화를 대표하는 화가들이다. 그들의 산수화에는 공통적으로 관통하는 양식이 있다. 웅장하고 험준한 산세, 장송(長松)과 거목(巨木), 높은 산(高山)과 폭포 등이다. 남방 산수화와는 다른 북방 산수화만의 특징이다. 한 눈에 봐도 북방 산수화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징표다. 이런 특징은 형호의 작품에서도 발견할 수 있고 범관의 작품에서도 똑같이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형호의 작품과 범관의 작품이 같은가? 전혀 다르다. 이성의 작품도 범관의 작품과 같지 않다. 마조도일이 백장회해와 다르고 조주종심이 임제의현과 다른 것과 마찬가지다. 한 뿌리에서 났으되 전혀 다른 꽃을 피운 꽃과 같다. 스승과 같아지는 것을 추구하는 대신 스승을 뛰어넘는 것을 목표로 삼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는 우를 범하지 않고 달을 볼 줄 알았다. 그림에서도 선종에서도 기라성 같은 거장들의 출현이다.”-「한 뿌리에서 났다고 향기까지 같으랴」에서

지은이는 스님의 이야기를 앞세워 옛 그림 이야기를 펼치거나 옛 그림을 통해서 스님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 과정에서, 오랫동안 미술 교양서 저술로 옛 그림의 대중화에 앞장서온 저자의 내공이 빛을 발한다. 스님 이야기에 옛 그림 이야기를 잇대어서 스님의 수행 역정(歷程)을 옛 그림과 화가들의 삶에서도 확인하며, 양자를 통합해서 더 큰 깨달음으로 현실을 보게 만든다.

고승들의 수행에서 배우는 실천하는 삶
이 책의 힘은 무엇보다도 고승대덕들의 도저한 수행과 실천에 있지만, 그 밑바탕에는 지은이의 구도행이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옛 그림으로 배우는 불교이야기’ 시리즈를 매력적으로 빚는 강점이기도 하다. 이 시리즈가 부처님의 생애, 경전 소개, 스님 이야기를 주제로 한 다른 책들과 차별화되는 점의 하나도 이것이다. ‘불법승’ 삼보를 이끄는 에너지는 불자인 저자의 구도행이다. 지은이는 그것을 이렇게 토로한다.

“처음에, ‘옛 그림으로 배우는 불교이야기’를 시작할 때는 부처의 생애만 쓸 예정이었다(『옛 그림 불교에 빠지다』). 내 능력으로는 부처의 생애만 추적하는 것도 벅찬 수준임을 충분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알 수 없는 것이 사람의 일이다. 과유불급임을 알면서도 굳이 부처의 가르침(『옛 그림, 불법에 빠지다』)을 좇았고, 결국 조사들까지 연재 범위를 확대시킨 이유는 다음의 문장 때문이었다. / “선의 등불(禪燈)은 가섭의 마음에 켜시고, 가르침의 바다(敎海)는 아난의 입에 부으셨다.” / 이 문장을 읽는 순간 모든 것이 결정됐다. 부처님이 밝힌 진리의 등불이 2559년의 세월을 건너 우리 집 안방까지 붙여졌다. 팔만대장경을 가득 채운 부처님의 가르침이 내 마음속에서 바다처럼 출렁거렸고, 어둠속에 빛나는 환한 불빛은 신기루처럼 황홀했다. 출렁거리는 바다와 황홀한 불빛에 취해 이끌리듯 오다 보니 불법승 삼보가 되었다. 가섭의 마음에 켠 선의 등불과 아난의 입에 부으신 가르침의 바다를 직접 손으로 만져보고 싶다는 열망이 무모하게도 여기까지 오게 했다. 나를 여기까지 끌고 온 문장의 출처가 바로 『선가귀감』이다.”-「오늘 심은 자비의 씨앗 하나」에서

이런 열정이 각 스님들의 이야기 밑바탕에 흐르고 있다. 그것이 책을 뜨겁게 만든다. 저자가 자기 자신으로부터 시작해서 만난 부처의 위대한 생애를 지나 그들의 경전을 거쳐, 마지막으로 48명의 스님들의 수행기를 체화한 것이 이 책인 것이다. 그리고 스님들의 수행을 통해서 실천의 중요성을 부단히 일깨운다.

“팔만대장경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마음 심(心)’ 자라고 얘기한다. 고승대덕들은 그 마음을 알기 위해 수많은 경전을 보고 수행을 한 사람들이다. 선(禪)과 교(敎), 경전 공부와 실천은 불교 수행의 양 날개다. 날개 하나로는 하늘을 날 수 없듯 선과 교 중 하나만 빠져도 수행이 완성되지 않는다. 이론이 뒷받침되지 않는 실천은 독단에 빠지기 쉽다. 실천이 결여된 이론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이론은 실천에 의해 검증되어야 하고 실천은 이론에 의해 틀이 잡힌다. 달마대사가 도에 들어가는 방법으로 이치로 들어가는 것(理入)과 행으로 들어가는(行入) 두 가지를 강조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치를 알아야 행으로 들어갈 수 있다.”-「시작하며」에서

“수행은 내가 있는 곳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가까이 있는 사람부터 위해주고 챙겨주는 것이 수행이다. 경전 한 권을 줄줄 외우는 것보다 한 문장이라도 삶으로 실천하는 것이 수행이고, 그 수행을 이어나가는 것이 보림이다. 그 시작은 지금 바로 이 자리다. 내가 여자든 남자든 젊든 늙었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자신이 현재 있는 자리에서 상대방을 위해 정성을 다해 거안제미를 하는 것이 수행이고 보림이다. 수월 스님의 삶이 그렇게 말한다.”-「바로 지금 이 자리에서 수행 시작하기」에서

“한 사람에 대한 평가는 그의 말과 행동을 대상으로 한다. 말과 행동은 마음에 따른다. 그러나 마음이 항상 말과 행동을 지배하는 것은 아니다. 몸이 생각대로 따라주지 않을 때 우리는 ‘마음 같지 않다’라고 표현한다. 마음은 생각으로 끝나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 아무리 많은 이론을 마음속에 담고 있어도 말과 행동으로 전환되지 않으면 그것은 죽은 이론이다. 그것을 알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 우리 삶이다. 다겁생에 걸쳐 익혀 온 습관이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말과 행동이 마음에 따르게 하려면 훈련이 필요하다. 평생 수행하는 사람이 일정 기간을 정해 놓고 용맹정진하는 이유도 몸을 조복시키기 위해서다.”-「안락을 좇는 대신 민중 속으로 들어가」에서

중요한 것은 이론과 배움이 아니라 그것의 ‘말과 행동’으로의 전환이다. 지은이가 시리즈의 1권에서 부처의 생애를 좇고, 2권에서 부처의 가르침이 담긴 경전을 살펴보고, 3권에서 그 가르침을 실천하며 산 스님들의 삶을 조명한 것은 결국 현재를 사는 자기 삶을 바로잡고 자신이 곧 부처임을 자각하고 실천하는 삶을 살기 위함이다. 사실 부처의 생애, 경전 읽기, 수행자들의 이력을 객관적으로 소개만 했다면, 이 책은 ‘슈퍼스타 스님들의 인명록’ 쯤에 그쳤을 것이다. 저자는 인터넷에서도 대강 접할 수 있는 스님들의 객관적인 정보를 따라가는 대신 자신의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48명 스님들을 만났다. 그래서 이 책은 한 개인의 구도행으로 인해 감동의 폭이 더 깊고 크다. 고승대덕이라는 멘토들을 만나서 부처의 가르침대로 산 그들의 삶을 실천으로 이어가고자 하는 지은이의 태도에서 부처의 가르침이나 경전, 스님들의 수행이 현재를 사는 우리와 무관한 것이 아니라 그대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천도 마찬가지다. 경전을 공부했으면 그 가르침에 얽매이지 말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실천해야 한다. 빈한한 살림살이로 알음알이를 내지 말고 자신을 등불 삼고 법을 등불 삼아 스스로 밀고 나가야 한다. 그것이 실천이다. 경전 공부를 단지 지식의 축적으로만 생각하고 실천으로 옮기지 않는다면 그것은 마치 남이 밥 먹는 것만 보고 내가 배부르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시작하며」에서

“아는 것을 삶 속에서 실천하며 사는 것. 입으로 말하기보다는 행동으로 옮기는 것. 남의 삶에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내 삶에 적용하는 것. 그것이 실천이다. 우리가 이 지상에서의 짧은 생을 마감할 때 남는 것은 오로지 행위뿐이다. 당신은 살아오면서 무엇을 실천하며 살아왔는가. 그에 대한 대답이 막막할 때, 불법승 삼보는 훌륭한 지침이 될 것이다.”-「마치며」에서

불교에서 인생의 진리를 찾은 저자다. 젊은 시절, 부처와의 만남으로 인생이 바뀌는 경험을 한 지은이는 꾸준히 불교 공부를 하며 부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다.(1권 『옛 그림, 불교에 빠지다』의 「시작하며」 참조.) 그래서 먼저 부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간 스님들의 수행은 다시 한 번 저자의 마음을 조이고 기름칠하게 한다. 진리는 깨치기도 어렵지만 깨달은 진리를 평생 실천하며 살기란 더 어려운 법이다. 언행일치가 쉽지 않은 시대에 고승대덕들의 실천은 돋보이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동시대의 멘토 스님들에게 귀 기울이는 것도 어쩌면 그들이 언행일치의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인지 모른다. 끝으로, 저자가 한 강연에서 질문자에게 답한 말은 곧 저자 자신이 독자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스님 중에는 훌륭한 분도 있고 실망스러운 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스님을 보고 불자가 된 것이 아닙니다. 오직 부처의 법에 따라 살기 위해 불자가 되었습니다. 부처님 법대로 살려는 사람에게 스님이 누구든 어떤 행동을 하든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수행은 자신이 변하기 위해 하는 것이지 타인을 심판하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가 지켜야 할 본분에 충실하면 그만입니다.”-「수행은 스스로 변하고자 함이니」에서

‘옛 그림으로 배우는 불교이야기’ 시리즈 전3권 완간
이 시리즈의 기본 골격은 ‘불교+옛 그림’ 이야기다. 그리고 글쓰기는 서로 다른 불교 이야기와 옛 그림 이야기를 한 공간에서 교접시켜, 독자의 마음속에서 발효되게 구성한 ‘점묘법(點描法)’ 방식이다. (점묘법은 서로 다른 원색을 뒤섞지 않고 점을 찍어 형태를 완성하는 기법을 말한다.) 이번 세 번째 권에서도 독자는 스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덤으로 동양화의 세계를 접하는 예술의 성찬을 경험하게 된다. 사실 이질적인 세계를 하나로 요리하는 이런 시리즈를 진행하려면 불교에도 밝아야 하고, 동양 삼국의 옛 그림에도 밝아야 한다. 그런 내공이 있어야만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이야기가 가능하다. 그래서 적임자인 지은이의 이야기에는 불자이자 미술사가로서 애정이 배어 있다.
이번에 『옛 그림, 스님에 빠지다』가 출간됨으로써, 3년에 걸친 ‘불법승’ 삼보 작업이 완간되었다. 한 사람의 불자로서, 미술사 전공자로서, 또 생활인으로서 지은이 조정육은 자신의 전력을 쏟아서 불법승을 파고들었다. 이 시리즈는 불교의 진경과 동양 옛 그림의 진경으로 맛보는 한 그릇의 마중물로서, 불법승 삼보와 옛 그림을 동행하는 고갱이로서, 또 듬직한 멘토로서 손색이 없다.

* 책속으로 추가 *

“혜초는 어떠했을까. 그는 4년 동안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겪으면서 무엇을 느꼈을까. 모르긴 해도 긴 여행을 통해 ‘나라는 좁은 울타리’를 너머 ‘그곳에도 나와 똑같은 사람이 있었구나’ 하는 확인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는 인연에 따라 수많은 중생의 모습을 하고 살아간다. 탐내는 마음과 화내는 마음과 어리석음 때문에 잠시 몸이 병들기도 하고 다른 사람과 불화도 겪지만 우리 안에는 부처와 똑같은 무량공덕이 들어 있다. 조금도 차이가 없는 똑같은 무량공덕이다. 천지우주가 부처의 몸이요 부처의 마음 아닌 것이 없으니 부처와 나는 둘이 아니고 하나다. 하물며 피부색이 다르고 먹는 음식이 다르다 해서 그들과 내가 다르겠는가. 이런 확신은 나와 비슷한 사람들 속에 섞여 있으면 잘 느끼지 못한다. 전혀 다른 환경, 전혀 다른 사람을 만났을 때 확실히 느낄 수 있다.”_「우주 만유는 부처의 몸이요」(264쪽)

“(김희겸의) 「산거」에 묘사된 삶은 ‘슬로 라이프(slow life)’다. ‘빨리빨리’에서 벗어나 ‘느리게 더 느리게’ 사는 삶이다. 어떤 삶이 느리게 사는 것일까. 조바심을 내려놓고 마음에 여유를 담고 사는 삶이다. 산은 태고처럼 고요하고 해는 소년처럼 긴데 깊은 산속에 있는 집에는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없다. 하루 종일이 나의 시간. 게으름을 피우고 늦장을 부려도 누가 뭐라 나무랄 사람이 없다.”_「이론과 실천이 동행하는 목우행」(286쪽)

“묘에 스님이 가장 아끼던 제자 에니치보 조닌은 스승의 평소 모습을 잘 관찰한 뒤에 붓을 들었다. 「묘에쇼닌 상」은 작가가 자신의 재주를 자랑하기 위해 그린 그림이 아니라 제자가 스승을 흠모하는 마음으로 그린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부족한 실력을 무릅쓰고서라도 그가 스승의 초상화를 그린 이유는 명백하다. 스승이야말로 그가 닮고 싶은 모델이자 흠모의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그 마음은 묘에 스님이 부처의 땅인 인도에 가서 존경하는 스승의 발자취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과 다르지 않았다.” 「사랑도, 보살행의 실천도 바로 지금 이 순간」(386쪽)

“평생을 길에서 산 잇펜 스님은 쉰한 살이 되던 1289년 8월에 자신이 쓴 모든 글을 전부 태워버렸다. 오직 ‘나무아미타불’ 명호 하나면 충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또한 “내 교화는 내 일생에 있을 뿐이다”라고 말해 제자들의 교화는 제자들의 노력이 있어야 함을 강조했다. 죽음을 앞두고도 “내가 죽고 나면, 나의 문제(門弟)들은 장례의 의식을 행하지 마라. 들판에 내다 버려서 짐승들에게 베풀어주라”라고 유언했다. 말과 행동이 일치된 삶이었다.”_「나무아미타불 명호를 염불하는 순간」(410쪽)

저자소개

저자 조정육은 전남대학교 불문과, 홍익대학교 미술사학과 석사, 동국대학교에서 박사를 수료했다. 고려대, 국민대, 성신여대, 서울과학기술대에서 강의했으며, 옛 그림을 통해 동양의 정신과 사상을 알리기 위해 집필과 강의에 전념하고 있다.
옛 그림을 소재로 삶의 이야기를 녹여낸 『그림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를 시작으로 『거침없는 그리움』 『깊은 위로』로 이어지는 ‘동양미술 에세이’ 시리즈를 펴냈다. 『그림공부, 사람공부』 『좋은 그림 좋은 생각』 『그림공부 인생공부』 등을 통해 옛 그림에 담긴 인생의 지혜와 가르침에 귀 기울이는 한편, 『조선의 글씨를 천하에 세운 김정희』 『조선의 그림 천재들』 『어린이를 위한 우리나라 대표 그림』 등 어린이를 위한 책도 함께 펴냈다. 2013년부터 『법보신문』에 ‘옛 그림으로 배우는 불교이야기’를 연재하여 『옛 그림, 불교에 빠지다』(2014)와 『옛 그림, 불법에 빠지다』(2015)에 이어 『옛 그림, 스님에 빠지다』(2016)를 각각 출간했다. 블로그 ‘조정육의 행복한 그림읽기’(http://blog.daum.net/sixgardn)를 운영하고 있다.

도서소개

『옛 그림, 스님에 빠지다』는 불법승 삼보에 맞춰 기획된 ‘옛 그림으로 배우는 불교이야기’ 시리즈 중 세 번째인 ‘승(僧)’이다. 첫 번째인 ‘불(佛)’에서는 석가모니 부처의 생애와 발자취를 따라가 보았고, 두 번째인 ‘법(法)’에서는 석가모니 부처의 가르침이 담긴 경전 내용을 살펴보았다. 이번 책에서는 부처의 삶에 감동받아 그 가르침을 따라 산 스님들의 삶을 조명한다. 즉 ‘인류의 영원한 멘토’로 지리매김한 동아시아 스님 48명의 수행과 실천의 거대한 생을 좇는다. 아난과 도안에서 수월과 닌쇼까지, 인도, 중국, 한국, 일본의 쟁쟁한 스님들이 주인공인 이 책은 ‘한 권으로 만나는 동아시아 스님 열전’이기도 하다. 그리고 각 스님들의 수행 이력을 따라잡는 가운데 불교의 특성을 손에 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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