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이 세상에서 책이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책의 소중함과 책 읽는 도시의 의미를 알려주는 그림책입니다.
만약 도시에서 책이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시인이자 그림책 작가 ·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상희 작가의 아름답고 시적인 글에, 진귀한 상상력과 새로운 발상으로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 독자에게까지 두루 사랑받는 서 현 작가의 그림이 독특한 화음을 이루며 ‘책’이 가진 사회적 의미를 되새기고 즐기는 그림책입니다.
건물이 들어찬 도시가 있습니다. 그런데 온갖 것이 다 있는 도시가 이상하게도 아름다워 보이지 않습니다. 도시에는 이야기도 없고, 꿈도 없고, 어른들은 초라한 말을 주고받을 뿐 서로 위로할 말을 알지 못했지요. 도시를 비출 글도 마음을 다독일 노래도 없었어요. 도시는 휘청거렸습니다.
모든 것이 암담하던 어느 날, 한 아이가 놀라운 것을 얻었어요. 바로 도시에 없는 ‘책’이란 것이었어요. 그 속에는 세상의 모습과 이치가 담겨 있고, 글자로 기록되어 있기에 사라지지 않았지요. 하지만 한순간 책이 사라져버렸고 아이는 간절히 원하면 반드시 찾을 수 있다는 믿음으로 책을 찾는 여행을 떠납니다. 마침내 책 읽는 이를 만나게 된 아이는 온갖 크고 작은 책이 가득한 곳으로 가게 됩니다. 책을 읽고 또 읽으며 아이는 책의 의미와 간직하는 법을 알게 됩니다. 아이는 책과 함께 도시로 돌아오고 이제 도시는 누구라도 언제 어디서든 책을 읽을 수 있는 곳, 책 읽는 사람들이 모인 멋진 곳이 되었습니다.
책이 없는 도시, 책을 읽지 않는 도시는 삭막하고 소통이 어려운 사회입니다.
이 그림책은 모든 책읽는도시를 위한 헌사로써 만들어졌습니다.
도시란 어떤 곳일까요? 그리고 도시에 책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물음입니다. 작가는 책이 없는 도시가 어떻게 될지를 상징적으로 노래하고 있습니다. 시골은 산과 들, 바다, 개울과 강, 나무와 풀, 반짝이는 별, 여기에 깃들어 사는 새와 곤충, 동물들이 있어 우리들에게 무한한 아름다움과 위로를 줍니다. 하지만 도시는 무엇으로 자연을 대신할 수 있을까요? 높고 빽빽하게 들어선 딱딱한 건물 속의 수많은 사람들과 거대한 도시는 과연 살아 숨 쉴 수 있을까요? 이 그림책은 사람과 도시를 살게 해주는 것이 바로 ‘책’이며, 책 읽는 도시만이 서로 소통하고 살 수 있는 곳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림책의 면지에는 이 그림책의 주제가 상징적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앞면지에는 잿빛 도시의 삭막한 건물들이 어둡게 펼쳐져 있고, 뒷면지에는 앞면지와 동일한 구조의 건물이 책이 가득 찬 서가로 들어차 있지요. 책을 멀리하고 책 읽기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사회는 책이 없는 도시나 마찬가지입니다. 이 그림책은 ‘책을 읽지 않는 도시’는 ‘책이 없는 도시’나 다름없으며, 책이 없는 도시가 얼마나 삭막하고 소통이 어려운 사회인지를 알려줍니다.
세상의 모습과 이치를 알려주는 책, 사람들을 위로하고 꿈을 주는 책
또 한편으로는 책이 무엇인지를 깊이 들여다보게 합니다. 책은 오래된 역사와 시인의 꿈, 생명의 출현과 소멸, 옛이야기의 지혜와 삶의 본질을 알려줄 뿐만 아니라 우리 모습을 비춰주고 아픈 마음을 다독여 줍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사라지지 않도록 글자로 기록되어 펼쳐 읽을 수 있지요. 어쩌면 이 시대의 책은 물과 공기처럼 주변에 늘 있기에 그 소중함을 모르게 되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책이 없다면 서로 위로할 말 한마디 알 수 없고, 초라한 말을 주고받을 수 있을 뿐입니다. “아, 책이란 이런 거구나. 정말이지!” 하고 책의 의미를 곰곰 생각하게 해주는 그림책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