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래
전남 화순에서 출생하여 서울, 광주, 안성 등지에서 성장했다. 동국대, 연세대, 한국외대 대학원에서 문학 및 저널리즘을 전공했다. 계간<문학과 의식>(가을호)에 단편<황소의 반란>, 무크<언어의 세계>에 중편<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발표작품으로 소설집『고양이와 소녀』 『붉은 노을』 『월하(月下)의 노인』(근간), 연작소설『베틀』, 장편『타배(駝背)의 불춤』 『술꾼』(전2권) 『고개숙인 남자』 『소설 단발령』 『텐트를 치는 여자』(전2권) 『아름다운 날들』(전2권) 『바람산의 아이들』 『소설 천추태후』(전2권) 『젊은 날의 약속』 등 40여권의 저서가 있으며, 올해의 작가상, 월인문학상, 한국문예진흥원 창작기금 등을 수상했다.
이 소설은 작가가 지난 1994년부터 집필을 기획하고 틈틈이 자료를 모으고 취재를 하면서 한 칸 한 칸 원고지를 메워 이제야 세상 사람들 앞에 선을 보이기 시작한 작품이다. 전10권 4부작으로 구성될 대하소설 <국경의 아침>은 인류 역사상 마지막 분단국의 작가로서 사명을 갖고 집필에 투신한 작가 의지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작가는 서두에 “단언컨대 나는 이십여 년을 오롯이 원고지 속에 갇혀 지내면서 우리의 삶과 역사의 맥을 짚어내어 문학으로의 꽃을 피워내고자 하였다. 지치고 지친 날들, 산을 넘으면 다시 넘어야 할 산들이 내 앞을 가로막았다.” 고 고백하고 있다.
대하소설의 영역이 한국의 문학적 상황에 발목을 잡혀 사장된 오랜 세월, 작가는 필생의 의지로 힘든 집필을 견지해 왔다. 작가는 지금까지 연작소설『베틀』 장편『단발령』 등을 통해서 우리 근현대사의 아픔을 되돌아보고, 소설집『고양이와 소녀』 장편『젊은 날의 약속』 등을 통해 동시대 사람들의 의식과 가치의 세계를 소설 속에 담아내는 의식이 강한 작품들을 발표해 왔다. 이번 대하소설<국경의 아침>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인류 마지막 분단국가인 한국 국민의 일원으로 민족 분단의 화두와 통일이란 화두를 끊임없이 추구하고 있다. 이 땅에 사는 모든 국민은 민족분단이란 거대한 숙제를 해결해야 하는 책임에 직면해 있다고 본다. 특히 작가는 ‘역사를 망각한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을 인용하면서 작품 속에 우리 역사의 족적을 기록하고 재구성 하는 데 청춘을 모두 바쳤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지식인으로서 중요한 문제는 역사의 줄기를 바로 세우는 일이라고 고백한다. 이런 점에서 이번에 발표되는 대하소설<국경의 아침> 제1부 <이상한 나라>(전3권)은 마지막 분단국의 현실을 직시하고 한민족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흩어진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는데 초석이 된다고 본다. 이 소설은 의식의 강렬한 투사가 일어나고 있지만 결코 이념의 골짜기를 걸어가는 소설이 아니다. 지금껏 누구도 추구하지 못한 북한의 실상을 그들의 생활 속에서 탐구하고 흑백논리의 이념대결이 아닌 한 인간의 삶 속에서 직면하는 문제들을 잘 형상화 하고 있다.
이 소설은 지난 1950년 한국전쟁 중에 포로가 되어 북쪽에서 살게 된 이병기 옹의 아들 리명호의 삶을 통해 북한 주민의 핍박 받은 삶과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 세습의 역사, 북한 주민과 지도부의 생활 상을 통해 남북의 극명한 대립을 묘사하고 있다. 사상이 아닌 삶의 궁핍과 자유의 억압, 가족 간 이별로 인한 국경을 탈출하여 남쪽으로 향하는 리명호 가족의 이야기가 바탕이 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공동체 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삶 속에서 만나게 되는 운명들 속에서 주인공의 삶이 소용돌이 치고 이 속에서 가족이 해체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주인공 리명호의 아내와 자식, 북에 남은 어머니, 남쪽에서 만나게 되는 이복 형제들을 통해 장차 한국의 통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까지 되돌아본다.
이 소설은 제1부 3권을 시작으로 제2부 2권을 2017년 상반기까지, 제3부 3권을 2017년 하반기까지, 제4부 완결편 2권을 2018년 상반기까지 출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