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 찾기를 위한 한 남자의 인생 여행서
<빛의 장난>, <새의 노래>, <인간의 흔적>의 작가 시배스천 폭스의 장편소설. 영국인 아버지와 이탈리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주인공 피에트로가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려내고 있다. 소설은 시간순에 따라 이야기를 전개하지 않고, A부터 Z로 시작되는 장소를 따라가며 주인공이 살아온 삶의 단편들을 보여준다.
어린 나이에 엄마를 여의고 외로운 어린 시절을 보낸 피에트로. 그는 자신이 반은 영국인, 반은 이탈리아인이라고 생각하며 어느 곳에도 마음을 붙이지 못한다. 중학교 시절의 첫사랑은 깊은 상처만 남긴 채 끝나버리고, 여러 곳을 떠돌아다니며 일하던 그는 사진작가가 된다. 여행안내서에 싣기 위한 사진을 찍으러 세계 곳곳을 여행하던 피에트로는 자신이 누구이며, 자신이 사랑했던,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인지 깨닫게 되는데….
삶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여정에서 주인공의 기억은 시공을 넘나들며 어머니를 여의고 외로웠던 어린 시절과, 첫사랑의 뼈아픈 실패 등 감춰져 있던 이야기를 하나씩 끄집어낸다. 런던, 파리, 뉴욕, 로마, 홍콩에서부터 블라디미르치, 몽스, 콜롬보, 이비사까지 이국의 수많은 장소는 알파벳에 의해 흐트러진 소설 속 시간을 정렬시켜 주는 단서가 되기도 하며, 낯선 도시들이 가진 독특한 역사와 분위기도 함께 느낄 수 있다.
☞바보의 알파벳이란?
소설 속에 나오는 '바보의 알파벳'은 A is for Apple, B is for Bear 처럼 짓는 사람 마음대로 A부터 Z까지 알파벳에 맞는 단어를 골라 만드는 놀이를 말한다. 따라서 이야기는 시간순에 따라 흘러가지 않고, A부터 Z로 시작되는 장소를 따라가며 주인공이 살아온 삶을 보여 주는 독특한 구성을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