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도 할 수 있는 맛있는 빵과 과자 레시피!
저는 언제나 부엌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합니다. 초등학교 때 힘든 하루를 보내고 울적해서 집에 온 적이 종종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머리 스타일이 마음에 안 들거나 교정기를 끼고 다니기 싫어서 화가 난 것이지만, 당시에는 마치 거대한 장애물이 앞을 가로막은 듯한 답답한 심정이었습니다. 그럴 때면 부엌에 붙어 있던 초콜릿칩 쿠키 레시피로 쿠키를 구우면서 위안을 얻곤 했습니다.
같은 레시피를 수없이 반복해 본 결과,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재료를 계량하고 섞고 굽는, 반복되는 과정들이 마음의 안식을 주었다는 것입니다. 레시피를 따라만 하면 맛있고 따뜻한 쿠키를 한 아름 얻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이것을 ‘요리 테라피’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입니다.
혼자 쿠키를 만들어 먹는 것도 즐거웠지만 가족과 나누어 먹는 것이 더 행복했습니다. 엄마가 엄마 친구들에게 제가 만든 초콜릿칩 쿠키가 제일 맛있다고 말씀하시던 것이 생각납니다. 그 말에 자부심을 느꼈고 자신감도 갖게 되었습니다.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것도 자신감을 높여 주었지만, 베이킹은 힘든 학교생활의 스트레스를 푸는 저만의 자랑거리였습니다.
꼬마들(5-7세)과 어린이들을 위한 유용한 정보를 이 책의 ‘어린이는 이렇게’라는 코너에 적어 놓았습니다. 제가 아이들과 요리 수업할 때 사용하는 기술인데, 문제점을 해결하고 어려운 작업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아이들이 쉽게 하는 작업이 있는 반면, 아이들에겐 벅찬 작업이 몇 있습니다. 이럴 때 다른 접근 방법을 제시해 주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고 결국에는 잘하게 됩니다. 머지않아 아이들이 스스로 해낸 일을 자랑할 날이 올 거예요.
각 레시피마다 필요한 재료와 도구를 적어 놓았습니다. 요리를 시작하기 전에 모든 재료와 도구를 준비해 두면 순서대로 진행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와 관련된 “mise en place”라는 프랑스 격언이 있습니다. “모든 것을 제자리에”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없는 재료는 다른 재료로 대체 가능합니다. 흔하지 않은 재료가 필요한데, 바꿔 쓸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레시피에 적어 놓겠습니다. 하지만 가끔 그런 재료가 중요한 역할을 해서, 빼거나 대체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재료 중의 하나가 베이킹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팽창제입니다. 레시피에 나오는 여러 종류의 밀가루는 대체 가능한 일반적인 재료입니다. 예를 들어 흰색 통밀가루 대신 다목적 밀가루를 써도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집에서 베이킹을 하면서 대체 가능한 재료들을 찾아보세요. 은근히 재미있을 거예요!
아이와 요리하면서 기억해야 할 한 가지는, 실수는 늘 생기게 마련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아이들과 하는 요리가 모두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라, 결과물에 너무 연연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엄마 눈에는 망친 것 같아도 아이들에게는 자랑스러운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이 요리를 통해 저마다의 힐링 방법을 찾는 데 제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요리 교실에 화가 나거나 우울한 맘으로 오는 아이들은 드물지만, 설사 그렇더라도 요리에 몰두하고 오븐에서 음식이 나올 때면 웃음을 짓는 아이들의 모습을 봅니다.
이 책이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족이 자신만의 요리 테라피를 찾아가는 데 유용한 도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집에서 베이킹을 하는 것이 시간 낭비 같지만, 마트에서 사는 과자 대신 건강한 간식거리를 만드는 즐거운 과정이 될 것입니다. 이 책 안에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아이와 집에서 베이킹을 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가 들어 있습니다. 처음에는 막막할 수도 있지만 집 안 가득 퍼지는 향기로운 빵 냄새를 맡으면 노력이 헛되지 않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