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구상에서 우리가 머무는 시간은 매우 짧다.
각자의 허락된 시간 내에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어 존재하는 모습들을 여행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목격하는 것은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아이슬란드 여행 중, 비크라는 마을에 잠시 들렀을 때 보았던 패러글라이딩 광고 포스터가 잊혀지지 않는다.
광고 모델은 90세는 되어 보이는 할머니.
상반신이 클로즈업 된 할머니는 붉은 립스틱으로 곱게 화장을 하고 소녀처럼 활짝 웃으며 커다란 선글라스에 패러글라이딩 장비를 갖추고 금방이라도 하늘을 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건장한 젊은 모델이 폼 나게 하늘을 나는 모습이었다면, 고소 공포증이 있는 나는
'난 저런 건 못해.'
두려움부터 느꼈을 텐데 그 광고를 보는 순간
'나도 한 번 해 보고 싶어.'
라는 생각을 순간적으로 하게 되었다.
그저 자연이 좋아 신혼 초부터 해 오던 캠핑이 언제부턴가, 삶의 고달픔을 덮어주는 좋은 명약으로, 동심으로 돌아가게 하는 유희로, 삶을 아름답게 가꾸는 천국으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몇 년 전부터는 그 동안 해오던 여행의 방식을 캠핑으로 바꾸어 북해도, 뉴질랜드를 다녀오며 여행의 새로운 맛을 느꼈다.
떠나야지 언젠가는…하고 벼르던 아이슬란드를 여행지로 떠올리며 우리 부부는 망설임 없이 캠핑으로 가자 의기투합했고, 아이슬란드 케플라빅공항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캠핑 여행 선택이훌륭했음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리고 쾌재를 불렀다. 아이슬란드에서의 하이킹과 빙하와 온천과 화산과 폭포는 자연의 경외감을 새롭게 느끼게 해 주었고, 캠핑을 하며 아이슬란드를 여행하는 12일 내내 우리 부부는 유목민으로서무척 행복했다.
패러글라이딩 광고 포스터의 할머니처럼 우리 부부의 여행기가 해외 캠핑여행을 꿈꾸는, 아이슬란드의 여행을 꿈꾸는 모든 이들에게 나도 저렇게 한 번 해보고 싶다, 나도 할 수 있겠네 라는 생각을 품을 수 있게 되기를.
Don,t worry. Camp here!
2017. 1월 임찬호/김효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