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머리에 중에서
이 책의 제1부에서는 김명순, 한용운, 김기림, 장정심, 김수영의 시 작품에 나타난 여성성을 살펴보았다.
「김명순 시의 주제」에서는 한국 문학사 최초의 여성 소설가이자 시인으로 평가받는 김명순의 시 세계를 자아 인식, 남녀평등, 민족 해방 의식 등으로 정리해보았다. 여성의 희생과 순종이 요구되는 시대에 맞서나간 시인의 모습에 주목했다.
「한용운 시에 나타난 ‘님’의 이성성(異性性)」에서는 그동안 많은 연구에서 ‘님’을 민족, 조국, 불타, 불교적 진리, 자연, 중생, 시적 대상 등으로 규명한 것을 지양하고 이성적인 존재로 보았다. 만해는 사랑하는 ‘님’을 품었기에 사회적이고 역사적인 ‘님’도 기꺼이 껴안을 수 있었던 것이다.
「김기림의 문학에 나타난 여성 의식」에서는 그의 시, 소설, 희곡, 수필, 비평에 나타난 여성 의식을 조명했다. 김기림은 여성이 기존의 도덕이나 윤리에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으로 새로운 정조관과 평등한 결혼생활과 여성미를 추구했다.
「장정심의 시에 나타난 기독교적 세계관」에서는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자아 인식, 낙원 인식, 민족 해방 의식을 노래한 면을 살펴보았다. 장점심은 기독교인으로서, 민족 구성원으로, 그리고 여성 시인으로 일제의 탄압에 맞서나간 것이다.
「김수영의 시에 나타난 ‘여편네’ 인식」에서는 시인이 여성을 ‘여편네’라고 호칭한 문제를 고찰했다. 김수영은 아내를 얕잡아보거나 비하한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속성을 비판하는 시적 장치로 ‘여편네’를 부른 것이다.
제2부에서는 일제강점기 여학생들의 학교생활 및 세계 인식과 일제강점기와 해방기의 여성지에 나타난 여성 미용을 살펴보았다.
「일제강점기 여학생들의 세계 인식」에서는 『일신』 『이화』 『백합화』 『배화』 『이고』 『정신』 등의 여학교 교지에 수록된 시 작품들을 통해 기독교 정신이 심화되고 자아 인식이 확대되고 민족 해방을 추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1930년대 여자고등학생들의 학교생활」에서는 배화여자고등보통학교의 교지인 『배화』에 수록된 글들에서 기능 위주의 수업, 수신 및 건강한 신체 강조, 다양한 교외 수업, 양장 교복의 착용, 교우회 및 후원회 활동 등을 보았다.
「일제강점기의 여성지에 나타난 여성 미용」에서는 1930년대를 중심으로 단발 및 퍼머가 유행하고 양장이 일반화되고 화장 및 장신구가 다양화되는 모습 등을 정리했다.
「해방기의 여성지에 나타난 여성 미용」에서는 여성의 의복, 화장, 헤어스타일 등을 통해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여성 미용을 실용적인 차원에서 추구하는 면을 확인했다.
제3부에서는 김은덕, 이주희, 이금주 시인의 시 세계와 정선아리랑에 나타난 여성성을 담았다.
「김은덕 시의 모성」에서는 모성이 시인의 시 세계를 이루는 토대이자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주제이고 가치라는 것을 확인했다.
「이주희 시의 꽃」에서는 데메테르가 자신의 외동딸인 페르세포네를 온몸으로 품은 것과 같이 시인이 꽃을 이상향으로 노래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금주 시의 바람」에서는 수많은 고통과 난관에도 좌절하지 않고 사랑하는 당신에게 바람과 함께 다가가는 모습을 보았다.
「정선아리랑 가사의 주제」에서는 긴아리랑을 중심으로 어휘와 내용을 심도 있게 살피면서 연정을 노래하고, 여성 의식으로 시름과 고난을 극복하는 모습에 주목했다.
「정선아리랑 가사에 나타난 여성의 사랑」에서는 긴아리랑, 자진아리랑, 엮음아리랑 중에서 사랑을 노래한 가사들을 통해 봉건적 가부장제의 질서에 맞서는 낭만적 사랑(romantic love)과 열정적 사랑(passionate love)의 양상을 살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