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未曾有” 지금까지 이런 교재는 없었다.
이미 누구나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만, 최근 공무원 한국사 시험 문제의 가장 큰 변화를 두 가지로 요약하자면, 내용 요소의 축소와 깊이의 심화입니다. 수 차례의 시험을 통해 확인되었듯이 지엽적 내용을 묻는 문제는 거의 사라졌고, 대신 사료를 제시하여 내용을 유추하거나 분석할 것을 요구하는 문제들이 늘어났습니다. 그러므로, 제가 누차 강조한대로, 이제는 기본서의 양을 늘리거나 수천 문제를 풀어 최대한 많은 내용 요소를 암기하는 방식의 학습을 지양해야 합니다. 내용 하나 하나를 꼼꼼하게 파악하여 응용력을 기르는 것이 시험의 합격에 이르는 가장 정확한 학습 방법이지요.
그러나 이러한 방식의 학습은, 그간 대입 시험인 ‘수능’에서는 늘 요구해오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공무원 시험이 바뀐 것은 결국 수능형 문제가 도입되면서 나타난 현상일 뿐입니다. 실제 2012년 이후 공무원 한국사 시험에서 수능형 문제는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고득점을 결정짓는 4~5문항은 대부분이 수능형 문제입니다. 지난 국가직 시험의 경우에는 20문항 모두 사료를 주고 문제 해결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최근의 시험 결과로 미루어, 한국사 시험에서 고득점을 받지 못하면 공무원 합격은 어렵습니다. 따라서 수험생 여러분께서는 그동안 익혀온 내용 요소를 바탕으로, 수능형 문제를 풀어낼 수 있도록 훈련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치셔야 합니다.
이 책은 이와 같은 유형 변화에 발맞추어, 공무원 한국사 시험 만점을 위해 기획된 교재입니다. 그리하여 단순 사실을 묻는 문항은 수록하지 않았으며 모든 문항을 자료 제시형으로 구성하였습니다. 우선 최근 시험 중 어려운 문항들의 내용 요소가 대부분 새로 편찬된 고등학교 한국사 8종 교과서의 것이었음을 감안하여, 8종 교과서 사료를 모두 분석하고 정리하였습니다. 그 중 기본서, 기출 문제집 등에 중복된 사료를 제외한 나머지 중 공무원 시험에 나올만한 것들을 추려 문제 형식으로 제작하거나, 혹은 보조 자료로 제시하였습니다. 둘째, 기존의 대입 시험 문항과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문항 중 공무원 시험에 활용될 수 있는 것들을 엄선하였습니다. 한능검 문항 역시 공무원 시험에 응용되는 단골 재료들입니다. 따로 풀어보기 어려운 수험생들께 꼭 필요한 문항들이지요. 셋째, 수능, 한능검, 공무원 시험을 출제하는 출제위원들이 직접 제작한 문제들을 추가로 수록하였습니다. 출제 경력이 풍부한 분들이, 주로 시험 출제의 재료로 쓰이는 사료 중에서 선별하여, 직접 문제로 응용한 것들이지요. 말할 것도 없이 문제의 수준은 최고입니다. 다만 조금 더 심화된 바탕 위에서 연습할 수 있도록, 기출문제의 경우는 굳이 4지선다형으로 바꾸지 않고 5지선다 그대로 수록하였습니다. 문항 배치는 단원별 주제별로 하여 가급적 전체 내용을 훑어볼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수험생께서는 문제를 풀 때마다 단지 답을 맞추는 것에 급급해하지 말고, 제시된 자료와 선택지를 하나 하나 충분히 분석하고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시중에 많은 사료집이 있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쓰인 사료들과 거의 같은 사료들이, 제 하드디스크에 2000페이지 분량 정도로 들어있습니다. 이미 십 수년 전부터 ‘수능판’에서는 떠돌던 사료들이지요. 공무원 시험에 응용될 가능성이 아주 없지는 않습니다만, 굳이 봐야 할 필요성이 많지도 않은 사료들입니다. 꼭 필요한 사료라면 기본서에 다 들어 있을테니까요. 게다가 우리에게 필요한 건 사료를 읽고 문제를 풀어보는 훈련인데, 대다수의 사료집은 있던 자료를 편집해서 제시하는 수준입니다. 책이라기보다는, 자료를 짜깁기해서 묶어 낸 정도라 해야겠네요. 실제, 8종 교과서에 새로 들어간 사료들을 모두 분석하고 재정리하는 것, 한능검 1회 이후의 모든 문제들을 추려서 선별하는 것, 2005년 이후 수능 문항을 검토하는 것, 이 모두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들어가는 공력에 비해 티도 별로 나지 않는 일이지요. 그리고 우리 연구실에서 열심히 이 작업을 하면, 다른 분들이 손쉽게 이용할 가능성도 높으니 상품성도 거의 없는 일이지요. 그래서 지금까지 이런 교재는 없었습니다.
공치사 한마디 하자면, 딱 하나만 생각하고 만들었습니다. 가장 적은 학습량으로, 가장 효율적으로 공무원 시험에 합격할 수 있게 도와드리겠다는 약속.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하고 시험에 꼭 나올 것들을 추려내는 번거로운 작업은 내가 하겠다는 것. ‘흑요석, 창왕명석조사리감, 세외교 …….’ 기본서도, 기출문제집도, 특강 교재인 ‘초코집’도 다른 책보다 훨씬 적은 분량임에도, 매 시험문제를 100% 적중시켰던 알찬 내용을 담았습니다. 이 책은 그 시리즈의 마지막 ‘정점(頂點)’이 될 것입니다. 기본서를 통해 내용을 학습하고, 기출문제로 어느 정도 실력을 다듬은 수험생이라면, 이 책을 통해 만점을 뛰어넘는 실력을 확보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모쪼록 여러분의 실력 향상에 이 책이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2016년 12월
장승배기 보단재(寶丹齋)에서
역사연구소 ‘사랑(史廊)’을 대표하여 김정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