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 옷만 입는 아이, 수림이의 이야기. 수림이는 나름대로 심각한 사건을 세 가지나 겪습니다. 첫째는 시험관 아기라는 슬픈 사실, 둘째는 할아버지가 많이 아프다는 사실, 셋째는 친구 민탁이가 밀어서 앞니가 부려진 사실. 이 모든 일을 겪고난 수림이는 앞으로 까만 옷만 입고, 심각한 아이가 되기로 마음먹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멍청이 같은 말만 하는 유리가 나타나면서 수림이의 심각한 생활은 더 뒤죽박죽 되고 마는데….
　
수림이의 성장 일기를 통해 다른 사람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삶을 찬찬히 보여준다. 남들보다 조숙한 아이는 심각해지는 상황이 될 때마다 다락방에 홀로 앉아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그런 수림이를 이해해주는 것은 수림이가 놀리는 대상인 유리다. 무엇보다도 사춘기에 접어든 수림이의 감정 기복이 엉뚱한 상상으로 표출되는 것이 재미있다.
　
작가는 아이를 통해 상상과 현실을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짧고 간결한 문체는 강한 흡인력을 가지고 있다. 그 위로 독특한 개성을 가진 그림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