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오늘날 형법학은 그 논쟁의 범위가 범죄체계론을 비롯하여 형법학 전반에 걸쳐 매우 광범위한 것이기 때문에 체계적으로 이론을 섭렵한다는 것이 그리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국내의 각종 형법 교과서 또한 전반에 걸친 학설 대립으로 말미암아 난해하기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러한 실정에 비추어 볼 때 수험생으로서 형법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며 자칫 미로에 빠지기 쉬운 것이다. 이로 인하여 이미 형법 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 수험생들도 공부를 하면 할수록 더욱더 어려움을 느낄 것이다. 이처럼 형법이 난해한 과목으로 각인된 이유 중의 하나가 은사이신 오영근 교수님은 “형법의 내용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독일 형법의 이론체계를 수용·소개하는 과정에서 용어를 잘못 번역하거나 우리의 언어 감각과 동떨어지게 표현하였기 때문이며, 또한 독일의 형법과 우리나라 형법의 실정법체계가 서로 입장을 달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일 형법의 이론을 그대로 무비판적으로 수용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이제는 독일식 용어와 학설에 치우친 사대주의 형법학에서 독립하여 우리 언어로 해석하고 우리 언어로 표현된 자주적 형법학을 확립할 때가 왔다”고 늘 강조하신다.
형법학 자체가 해석법학이므로 형법 교과서의 대부분의 분량은 조문 해석을 둘러싸고 대립되는 견해들의 종합이다. 판례 역시 하나의 견해라고 하겠으나, 대법원의 유권적 해석인 만큼 그 중요성과 출제비중은 계속하여 높아져만 갈 것이다. 국내에 저명 교수님들의 형법 교과서가 20여 권에 이르러 다양한 견해들이 제시되고 있다. 공무원시험을 대비하는 수험생에게는 기본서를 모두 읽는다는 것은 부담스럽기 때문에, 형법의 내용을 우리나라 현실에 맞게 서술한 기본서 한 권으로도 충분하리라 확신한다. 그리고 통합형법으로 정리를 한다면 국내에서 시행하는 어떤 시험에도 완벽하게 대비할 수 있다. 그리고 객관식 문제는 이해만으로는 부족하고, 이해한 후에 반드시 암기할 것을 주문하고 싶다. 이렇게 한다면 형법 과목이 난해한 과목이 아니라 오히려 전략 과목으로 고득점을 얻을 수 있는 과목이다.
그리고 지면을 통하여 그 동안 형법에 대한 열정과 후학에 대한 깊은 배려를 아끼지 않는 한양대학교
형사법 전공 은사들과 특히 오영근 교수님의 가르침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이 책을 만들면서 수험생들의 효과적인 학습에 도움을 주기 위하여 특별히 관심을 가졌던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각종 학설은 비교적 간략하고 이해하기 쉽게 정리하고, 이들의 차이점을 부각시킴은 물론, 다수설과 판례의 입장을 명확하게 밝혀 놓았다. 왜냐하면, 이 책으로 공부하는 수험생의 대부분은 객관식 시험을 대비하기 때문이다.
둘째, 관련 판례 부분은 이 책이 판례집의 역할도 당연히 하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시험에 출제 가능한 판례를 빠짐없이 수록하고자 노력하였으며, 또한 관련 판례와 조문 및 이론 부분과 연관되어 해당 부분에서 설명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론을 취함으로써 조문, 이론, 판례가 하나로 엮일 수 있게 되었고, 또한 시험에 출제 가능한 중요 판례는 여러 교수분께서 발표한 판례평석을 통하여 이해를 돕고자 하였다.
셋째, 기출문제 및 예상문제를 단원별로 수록하여 출제경향을 파악할 수 있게 함은 물론, 출제 가능한 문제를 많이 수록하고자 하였다. 최근의 출제경향의 특징은 긴 지문과 박스형 위주의 문제가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에, 기출문제는 2000년 이전의 단답식 문제 출제가능성이 거의 없는 문제는 과감히 생략하여 수험생의 부담을 덜어 주고자 하였으며. 예상문제는 학설이론 내용을 묻는 문제보다는 오늘날 대부분의 시험에서 판례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는 것을 감안하여 판례의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되었고. 또한 문제에 대한 해설을 자세히 붙여 본문에서 이해한 내용의 적용 결과를 확실히 알 수 있도록 하였다.
넷째, 객관식 시험에 철저하게 대비하기 위하여 과거에 출제되었던 내용, 꼭 알고 있어야 하는 부분은 주의 표시를 하여 정리하였다. 최근에 형법학계의 학설 다툼이 심하거나, 새로운 신경향의 이론이나 우리 형법의 독자성을 표방하면서 다양하고 참신한 해석론들을 의욕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내용 등은 모든 국가시험에 직접·간접으로 큰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그러므로 종래의 낡은 이론만을 전부인 것으로 알고 새로운 흐름을 숙지하지 못한다면 고득점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하여, 심화학습란에 정리·반영함으로써 변화된 수험환경에 효율적으로 대비하게 하였다.
다섯째, 책을 읽다 보면 수험생들은 생소한 용어를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용어는 오영근 교수님이 형법을 우리 언어로 쉽게 용어 정립을 한 것을 인용한 것으로, 수험생들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