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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의 여행

술의 여행

  • 허시명
  • |
  • 예담
  • |
  • 2010-10-10 출간
  • |
  • 333페이지
  • |
  • 174 X 225 X 30 mm /714g
  • |
  • ISBN 9788959136001
★★★★★ 평점(10/10) | 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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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맛있는 우리 술을 찾아 천 리 길을 나서다
“어쩌다 술향을 맡았다가 그 안에서 나를 유혹하는 낯선 길을 보았고,
기꺼이 그 길 속으로 들어섰다. 그 길에는 술만 있는 게 아니었다.
술에 인생을 건 장인이 있었고, 세월이 쌓아놓은 제조 비법이 있었고,
곰삭은 문화가 있었고, 휘청거리는 역사도 있었다.”

술에 취하고, 사람에 취하고, 풍경에 취하는 행복한 술 기행

소주를 만드는 한 대형 양조장에서는 하루 평균 100만 병의 술이 공장문을 나선다고 한다. 놀라운 숫자다. 그 술병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술을 매개로 기쁨과 슬픔을 나누며 세상과 소통한다.
이 술이 존재해온 많은 이유 중에서 술을 가장 고귀한 자리에 올려놓은 것은 제물祭物로서의 술일 것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술은 신과 인간을 연결해주는 가교로서의 역할을 했다. 신과 연결되기를 염원하는 인간의 숙명적 나약함과 존재적 한계로 인해 술은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될 존재 이유를 갖게 된 것은 아닐까. 인간의 삶과 가장 지근거리에서 함께 울고 웃으며 가장 인간다운 순간을 함께 해온 술, 이 술이 여행과 만나면 어떤 빛깔일까?
여행작가임과 동시에 술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들을 펼치고 있고, 최근에는 2007년 국세청 주최 제1회 대한민국 주류품평회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하는 등, 국내에서 ‘우리 술 전문 여행작가’로 독보적인 입지를 굳히고 있는 허시명이 세 번째 술 얘기를 들고 나왔다. 이 책은 그가 발품 팔아 건져낸, 술 냄새, 사람 냄새 물씬 나는 인문 기행서이다.
저자는 세월 속에 묻혀지고 잊혀진 보석 같은 우리 술들을 찾아 전국 구석구석을 누볐다. 세상을 향한 그의 따뜻한 시선과 뜨거운 열정으로 우리 술들의 담박한 맛과 고졸한 멋을 이 책 속에 오롯이 담아냈다. 그의 안내를 따라가는 길에는 전통을 지키며 묵묵히 술을 빚는 장인들도 있고, 저마다 다양하고 독특한 술 제조 비법도 있고, 술을 벗 삼아 산 옛사람들의 풍류와 정취도 녹아 있다. 허시명과 함께 우리 술을 찾아가는 여정은 이렇듯 술의 맛과 흥취, 풍류와 전통의 멋까지 더해져 눈과 코와 입이 향기로운 여행이 될 것이다.

누룩 냄새 가득한 우리 술, 그리고 향기로운 사람 이야기

좋은 술은 세월이 빚는다. 우리의 전통술은 주로 쌀과 누룩으로 자연 발효시켜 추출한다. 하지만 우리 술이라고 꼭 멥쌀과 누룩으로 빚는 술만 있는 것은 아니다. 보리술도 있고 고구마술도 있고 좁쌀술도 있다. 요즈음은 와인 바람을 타고 머루주와 포도주가 세를 불리고 있다. 머루와인은 우리나라 전통 포도주의 맥을 잇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복분자주, 사과주, 오디주, 다래주도 터를 잡았다. 우리 술은 자연을 닮았다. 그리고 술을 빚는 장인들은 자신이 빚는 술과 닮아간다. 고집스럽게 우리의 것을 지켜가고 있는 그들의 삶의 모습은 짱짱한 술맛과 다르지 않다.
주당들을 감동시킬 만한 이야기들도 있다. 계란과 참기름이 들어가는 제주도의 기발한 보양주인 오합주, 발해 뗏목 탐사선을 타고 가다 일본 앞바다에서 침몰하여 유명을 달리한 이덕영의 신선주, 황희의 후손 집안에서 빚어지고 있는 호산춘, 일본에 술을 전해준 백제인 수수고리를 기려서 후쿠오카 사람들이 빚은 술 수수고리 등은 그냥 듣고 지나치기에는 긴 여운이 남는 얘기들이다.
저자는 잊혀지고 사라져가는 우리 것에 대한 안쓰러움과 동시에 그 속에서 새로운 희망의 불씨를 발견하기도 한다. 통상적으로 전통 약주의 제조 기간은 30일 정도인 데 비해, 무려 150일이나 걸리는 제조 기간에 음악까지 들려주며 만든 최장기 발효주 ‘화랑’, 우리 농산물로 경쟁력 있는 술을 만들겠다는 뚝심으로 30대의 젊은 나이에 술도가를 차린 박중협의 ‘맑은내일’, 우리의 소주도 세계의 명주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세상에 도전장을 내민 조태권의 증류식 소주 ‘화요’ 등, 전통을 고집하고 또 이를 막강한 경쟁력으로 발전시키려 노력하는 이들의 고집스런 열정 속에서 우리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을 발견한다.

술과 함께한 시간여행, 그 길에서 발견한 ‘놀라운’ 주당들

술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역사 속 술에 얽힌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드러난다. 그 속에서 놀라운 주당들을 만나는 건 보너스!
술 취한 아들에게 깍듯이 손님 대접을 하여 아들의 술버릇을 고친 황희, 다산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아들에게 술을 마시지 말도록 간곡히 써내려간 편지에는 그 자신의 음주관이 뚜렷이 드러나 있다. 경주박물관 안압지에서 발견된 14면체 주사위인 목제주령구木製酒令具 얘기도 흥미롭다. 주령구는 술자리에서 가지고 노는 노리개다. 주사위를 굴린 사람은 주사위 면에 나오는 벌칙에 따라 행동해야 하는데, 여기 적힌 글귀들은 지금 보아도 매우 흥미롭다. 친구들에게 벌칙을 세우며 낄낄거리는 옛사람의 모습을 상상하면 슬며시 웃음도 난다.
술을 찾아 누빈 천릿길, 저자는 그 길에서 누구도 감히 넘보기 힘든 주당들도 발견했다. 벗들과 함께 보리술 항아리에 둘러앉아 대나무통을 꽂아놓고 술을 마신 고려의 문인 이제현, 혼돈주를 빚어 스승으로 삼은 조선의 기인奇人 정희량, 다산이 그려낸 천하의 술꾼 천용자, 술 없이는 시도 지어지지 않았다는 고려의 주선酒仙 이규보가 그들이다.
역사학자도 아니면서 술에 얽힌 역사를 하나하나 풀어놓는 저자의 입담과 해박한 지식이 놀랍다. 그중에서도 ‘안중安中’에 대한 이야기는 유독 눈에 띈다. 허시명은 이번 책에서 왕건과 견훤의 안동 전투에서 전공을 세운 주모酒母 안중을 주신酒神의 반열에 오를 만한 인물로 부각시키고 있다. 테마캠프 여행사 류동규 대표는 “유몽인은 『어우야담』에서 처음으로 논개를 공론화했고, 허시명은 이 책에서 안중을 처음으로 공론화했다.”고 말했다.

숨어 있는 1인치의 역사, 우리에게도 이 있다!

우리에게도 와인의 역사가 있다! -하멜의 포도주
우리나라 최초의 포도주는 『고려사』 충렬왕 편에 처음으로 등장한다. 고려 충렬왕 28년(1302) 2월에 원나라 “황제가 왕에게 포도주를 선물로 보내주었다.”고 했다. 최초의 포도주는 수입 포도주였던 셈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최초로 들어온 유럽 포도주는 1653년 하멜과 함께 표류한 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클래릿 포도주이지만, 조선에는 그 이전부터 조선의 빛을 담은 포도주가 있었다. 와인 바람이 구대륙과 신대륙에서뿐 아니라 우리 역사로부터도 시작되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유럽 정통 포도주는 한반도에 언제 처음 상륙했을까? 효종 4년(1653) 네덜란드의 하멜 일행이 폭풍을 만나 난파하여 제주도에 상륙했다. 역사에 기록된 한반도 최초의 유럽 포도주는 1653년 난파한 하멜과 함께 들어온 한 통의 포도주다. 그 포도주는 프랑스 보르도 지방에서 빚어진, 엷은 빛이 도는 레드와인 계통의 클래릿 포도주인데, 하멜 일행은 살아남기 위해 그 포도주를 제주도의 관리들에게 상납했다. 난생 처음 보는 포도주를 제주 관리들은 어떻게 했을까? 제주 관리들은 “그 술을 썩 좋아하여 취흥이 도도할 때까지 마시기를 멈추지 않았다.”고 했다. 이렇게 한반도의 제주 땅에 상륙한 프랑스 보르도 와인이 상륙 5일 만에 제주 관리의 몸속으로 사라져버렸다. 『효종실록』에 클래릿 와인에 대한 이야기가 기록되지 못한 것은 이 때문이다.

우리에게도 주신이 있다! -안중의 고삼주
이제 우리도 ‘술’ 하면 떠올릴 수 있는 주신 하나쯤은 찾아서 기려야 하지 않을까? 저자는 우리 역사 속에서도 주신이 되기에 충분한 공을 세운 인물을 찾아냈다. 바로 후삼국시대의 안중이라는 여인이다.
안중은 술집을 운영하던 주모였다. 그녀는 930년 왕건이 견훤을 물리친 안동 전투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 술 잘 빚기로 소문난 그녀가 만든 고삼주라는 술은 맛이 진해 사람들이 금세 아찔하게 취했다. 그녀는 이 술로 후백제의 병사들을 곯아떨어지게 했다. 그 덕분에 왕건은 견훤의 군사 8천 명을 무찌르고 대승을 거두었다. 안동 전투의 승리가 없었다면 왕건과 고려의 운명이 어찌 되었을까? 왕건이 고려를 개국하는 데 지대한 수훈을 했지만, 정작 고려 개국공신 명단에는 안중이라는 이름이 없었다. 안중이 여자였고, 한낱 주모였기 때문이리라. 안중은 지금도 안동에서 하늘을 나는 천마의 형상으로 기려지고 있다. 이쯤 되면 안중을 주신의 반열에 올려도 충분하지 않을까?

사라져가는 우리 전통, 우리의 정신을 지키기 위하여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하나둘씩 문을 닫는 양조장이 늘고 있다. 이제는 잡초만 우거진 쓸쓸한 양조장 앞에 서서 저자는 우리의 전통이, 우리의 문화가, 우리의 정신이 함께 퇴락해가는 것은 아닌가 하고 반성한다. 이와 함께 옛것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 일본의 전통에 대한 진지함이 무섭기도 하고 부럽기도 한 속내를 드러내기도 한다.
이제는 우리 것을 소중히 해야 하고, 전통이 훌륭한 상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관심이 미치지 않는 구석진 곳에서는 아직도 보존해야 하는 귀한 전통들이 가뭇없이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옛 모습 그대로 보존하는 식의 무조건적인 전통 고수만이 유일한 방법은 아닐 것이다. 옛것을 찾되 합리를 배우고 시대에 맞게 변주하여 새 길을 모색하는 것도 이 시대에 필요한 덕목인 것이다. 그 길만이 우리 것을 보존하고 시대와 더불어 발전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 되지 않을까.
술은 한 시대를 반영하고, 그 시대의 문화를 비춰주는 거울이다. 우리가 술을 단순히 마시며 즐기는 음식으로만 받아들이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의 문화와 정신이 담겨 있는 소중한 우리 술, 따라서 술을 들여다본다는 것은 나와 이 시대를 들여다보고 성찰하는 것이다. 진지한 반성과 애정 어린 관심만이 우리의 전통을 살리고, 그 속에 깃든 우리 정신의 원형질을 보존할 수 있다.
때론 우리 술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여행길에 한번 나서보자. 맛으로 기억되는 여행은 절대 잊히지 않는 법! 여행하는 길에 그 지역 특산품으로 나오는 지역 술들로 향을 음미하고 입술을 한번 적셔보자. 그러면 여행이 훨씬 풍성하고 즐거워질 것이다. 재미있고 유익하고 맛있는 여행이 되는 데 이 책이 좋은 동반자가 되길 바란다.

천 리를 돌고 얻은 술 10계명

1. 주는 대로 마시지 말고 골라 마셔라. 술에 대한 철학을 바꿔라.
2. 마음의 주신을 모시고, 술을 경계하라.
3. 술은 노인을 보양하기 좋은 음식이다. 약주로 효도하라.
4. 한국와인의 족보를 찾아라. 우리에게도 와인의 역사가 있다.
5. 감미료 술을 경계하라. 어떤 명주도 감미료는 넣지 않는다.
6. 지역의 술, 오랜 전통의 술을 찾아 즐기라.
7. 소주도 한류다. 한국 소주를 세계 명주로 만들자.
8. 100일 동안 숙성시킨 백일주를 즐겨라.
9. 자기만의 주안상을 차려라.
10. 술이 떡이 되지 말고, 술이 덕이 되게 하라.

당신의 주도는 몇 단계?

시인 조지훈의 주도 18단계


1. 불주(不酒) : 될수 있으면 안마시는 사람
2. 외주(畏酒) : 술을 겁내는 사람
3. 민주(憫酒) : 취하는 것을 민망하게 생각하는 사람
4. 은주(隱酒) : 돈이 아쉬워 혼자 숨어서 마시는 사람
5. 상주(商酒) : 잇속이 있을 때만 술을 마시는 사람
6. 색주(色酒) : 성생활을 위해 술을 마시는 사람
7. 수주(睡酒) : 잠을 자기 위해 술을 마시는 사람
8. 반주(飯酒) : 밥맛을 돋우기 위해 술을 마시는 사람
9. 학주(學酒) : 술의 진경을 배우는사람. 주졸(酒卒)의 단계
10. 애주(愛酒) : 취미로 술을 맛보는 사람. 주도(酒徒) 1단
11. 기주(嗜酒) : 굴의 진미에 반한 사람. 주객(酒客) 2단
12. 탐주(耽酒) : 술의 진경을 체득한 사람. 주호(酒豪) 3단
13. 폭주(暴酒) : 주도를 수련하는 사람. 주광(酒狂) 4단
14. 장주(長酒) : 주도 삼매에 든 사람. 주선(酒仙) 5단
15. 석주(惜酒) : 술을 아끼고 인정을 아끼는 사람. 주현(酒賢) 6단
16. 낙주(樂酒) : 술과 더불어 유유자적하는 사람. 주성(酒聖) 7단
17. 관주(觀酒) : 술을 보고 즐거워하되 이미 술을 마실 수 없는 지경에 이른 사람. 주종(酒宗) 8단
18. 폐주(廢酒) : 일명 열반주. 술로 인해 다른 세상으로 떠난 사람. 9단

[책속으로 추가]
술병을 보고 취한 적이 있는가? 내게는 그런 경험이 있다. 2005 서울국제주류박람회장에서였다. 재미있는 술잔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잔을 받치는 높은 굽 안에 방울이 들어 있어서, 잔을 흔들면 탈랑탈랑 소리가 났다. 가야 고분에 잠들어 있던 토기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방울잔이었다. 얄상하면서도 탄탄한 게, 쥐어보니 방아쇠처럼 손가락 마디에 착 감겼다. 방울잔 옆에는 인상적인 술병도 놓여 있었다. 발 물레의 회전력에 몸을 맡겨, 둥근 테 문양을 낸 반투명 유리병이었다. 디자인 솜씨가 예사롭지 않았다. 술맛도 보기 전에 술잔과 술병에 취하기는 처음이었다.
-<12. 술병과 술의 향연> 245쪽

우리나라 소주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진로 참이슬은 첫 출시되고 7년 7개월 만에 100억 병을 판매하면서, 5년 연속 세계 증류주 시장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최고 품질의 희석식 소주를 만들어내는, 세계 최강 소주의 나라다. 하지만 증류식 소주 시장은 형편없다. 소비자들은 희석식 소주와 증류식 소주의 차이를 잘 알지 못하고, 증류식 소주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소주를 오로지 가게에서는 천 원, 음식점에서는 3천 원 하는 값싼 술로만 안다. 이런 상황이니, 증류식 소주 시장에 뛰어드는 일은 헬멧도 구명조끼도 착용하지 않고 급류에 뛰어드는 것이나 다름없이 위험천만한 일이다.
-<12. 술병과 술의 향연> 248쪽

도수가 높은 41도 화요의 향을 맡아보니, 콧속에 전류가 흐르는 듯 찌릿했다. 아세톤에서 느껴지는 휘발성 알코올 향이 강렬하게 느껴졌다. 소주의 향을 즐긴다는 것, 그것은 우리에게 지극히 낯선 경험이다. 한입에 털어 넣고, 캬아! 삶의 쓴맛이라도 대신 토해내는 양 지르는 탄성이 우리에게 익숙하다. 하지만 본디 소주란, 오크통에서 무르익은 위스키처럼, 포도주에서 끌어올린 브랜디처럼 향긋한 몸내를 지니고 있다. 우리는 그런 소주 향과 너무도 무관하게 살아왔다. 41도 화요는 소주 본래의 몸내가 어떠한지를 보여주는 술이다.
-<12. 술병과 술의 향연> 252쪽

똑같은 쌀을 가지고 술을 빚지만 일본의 양조업은 조직화되고 과학화되어 있다. 정밀하게 분석하고 그 정보를 공유하면서, 청주를 세계에서 가장 만들기 까다로운 술로 각인시키고, 세계에서 가장 독한 발효주로 부각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래서 일본 청주는 세계 명주의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이름도 오사케〔お酒〕로 통한다. 같은 청주淸酒라는 이름을 사용하면서, 우리가 청주의 주도권을 빼앗긴 이유는 여기에 있다.
-<13. 일본 술 축제 행렬 속으로> 280쪽

술 축제는 술의 이름을 빌린 주당들의 잔치가 아니다. 물론 술의 전시장도 판매장도 아니고, 사람을 많이 모으는 가수들에게 판을 빌려주는 자리도 아니다. 좋은 술을 지키려면 좋은 물이 있어야 하고, 물을 지키려면 땅이 오염되지 않아야 한다. 술의 잔치는 물의 잔치이고 땅의 잔치라야 한다. 그리고 술 속에 녹아든, 이 땅의 쌀과 농산물의 축제가 되어야 한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술 축제가 성대해지기를 염원하는 것이다.
-<13. 일본 술 축제 행렬 속으로> 281쪽

우리의 전통을 팽개쳐두고 남의 것만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 지금 법으로 규정해놓은 청주는 일본 청주라고 고쳐 부르면 된다. 그리고 우리 전통주에 청주라는 이름을 되돌려주고, 지금껏 불러온 약주라는 이름도 세분화하면 된다. 독도만 우리 땅이 아니라, 청주도 우리 것이다. 식민지 잔재 청산은 일본 것을 일본 것이라 하고, 우리 것을 우리 것이라고 하면 이뤄지는 일이다. 그리고 청주를 진정한 우리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 청주를 일본 청주보다 발전시키고 과학화하고 새롭게 해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14. 일본 청주의 비법을 듣다> 299쪽

목차

서문 - 길 위에서 술을 만나다

거나하게 취하니 내가 세상의 주인
1. 견훤에겐 독주, 왕건에겐 미주가 된 술 - 안중의 고삼주
2. 당나라까지 소문난 신라주와 그 후예 - 김유신과 경주법주의 화랑
3. "내가 죽거든 술을 쓰지 말라" - 이익과 청명주와 세게술문화박물관
4. 8진사 8천 석 가문의 술 - 황희 집안과 호산춘

술이라면 입술도 거치지 않고
5. 흑산도 유람길에 맡은 술 향기 - 다산, 천용자, 손암
6. 한라산보다 높은 제주 술의 명성 - 강술, 오메기술, 고소리술, 감귤주, 오합주
7. 울릉도 신선이 담근 술 - 신선주, 씨앗술, 호박술
8. 한반도 최초의 포도주는? - 원나라 포도주, 하멜의 포도주, 조선 포도주, 머루주

혼자 노래 부르고 혼자 마시기
9. 보리술 항아리에 대통 꽂아놓고 - 운해, 강하주, 진도홍주, 이강주
10. 막걸리에 묘리가 있다네 - 전주 막걸리 골목, 영양막걸리, 장수막걸리, 부자
11. 물 좋은 마산, 술의 도시 마산 - 가을국화, 무학소주, 맑은내일
12. 술병과 술의 향연 - 증류식 소주 화요

한 번 마시니 신령과 통하고
13. 일본 술 축제 행렬 속으로 - 수수고리와 사케마쓰리
14. 일본 청주의 비법을 듣다 - 후시미 월계관 양조장
15. 산신이시여, 흠향하소서 - 강릉 단오 신주
16. 우리 안의 보석, 누룩 - 금천주조장과 송학곡자

술도가 연락처

저자소개

저자 허시명은 여행작가이자 술 평론가, 현재 막걸리학교 교장이며, (사)한국여행작가협회 회장이다. 서울대학교에서 국문학을, 중앙대학교대학원에서 민속학을 전공했고, 일본주류총합연구소에서 청주제조자 교육과정을 이수했다. 『샘이깊은물』 기자를 거쳐, 문화부 전통가양주실태조사사업 책임연구원, 농림수산식품부 전통주 품평회 심사위원, 국세청 주류품질인증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저서로 『막걸리, 넌 누구냐?』, 『비주, 숨겨진 우리술을 찾아서』, 『풍경이 있는 우리술 기행』, 『조선문인기행』 등이 있다. 현재 명지대 산업대학원, 순천향대 대학원, 배화여대, 서울대학교 최고농업정책과정에 출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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