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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 지대』는 종파 갈등으로 빚어진 참혹한 내전의 한가운데로 우리를 안내하는 작품이다. 한때는 둘도 없이 다정했던 두 소년이 전쟁의 비극을 건너가는 이야기가, 바그다드에서 일어난 기적 같은 실제 배경 위에 그려진다. 지금 이라크는 다정하게 지내던 사람들이 수니파와 시아파로 나뉘어 서로를 죽이지 못해 안달하며 싸우고 있다. 이런 분쟁은 시아파인 누리와 절반은 수니파인 탈리브 두 소년들의 집 앞에서도 벌어진다.

그러다가 2008년 1월, 이라크는 기적을 경험한다. 사람들이 기억하기로는 난생처음 바그다드에 눈이 내린 것이다. 하얀 눈이 폭격으로 파괴되어 버린 도시를 하얗게 덮은 이 마법 같은 순간에 수니파와 시아파의 차이는 잊히고, 전쟁도 숨을 죽인다. 녹색 지대도 적색 지대도 없고, 오로지 백색 지대만 존재하는 것이다. 이러한 실제 현실을 배경으로, 누리와 탈리브는 전쟁 이후의 세상을 다시 꿈꾸기 시작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