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러운 6월 어느 날, 공부에 매진하며 유학 생활을 하던 성진은 갈색 머리, 갈색 눈에 동양적 분위기를 내는 프랑스 친구를 만나게 된다. 그녀의 이름은 ‘아만다’. 잠시 영국에 공부하러 온 그녀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작은 일에도 잘 웃고 어쩔 땐 한없이 당당한 그녀 모습에 차츰 가슴이 설렌다. 성진은 아만다가 프랑스에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자꾸만 끌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신학생으로서 누군가 짝이 있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죄책감, 그리고 유학생활 중의 공부에 대한 압박감, 미래에 대한 불안감, 그럼에도 그녀가 자꾸만 좋아지는 마음 사이에서 치열한 갈등을 겪게 되고, 자신의 나약함을 확인하며 좌절에 빠지게 된다. 겨우 마음을 정리했다가도 다시 눈앞에 나타나는 그녀. 결국 성진은 고백을 결심한다. 아만다는 과연 성진과 어떻게 되었을까?
한 남학생 마음에 짝사랑이 움트기 시작하고 고백으로 이어지기까지 단순한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이 책은 치밀한 심리 묘사를 통해 첫사랑, 그것도 짝사랑을 겪으며 일어나는 내적 갈등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일상에서 성진과 아만다가 만들어 가는 알콩달콩한 이야기들, 성진이 아만다에게 다가가기 위해 여러 재미있는 이벤트를 마련하고, 뜻하지 않은 주변 일들로 그것이 연거푸 물거품이 되는 안타까운 상황들, 결국 계획한 고백이 의도치 않은 내용으로 바뀌고 마는 과정이 흥미롭게 전개되며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