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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나는 새는 집이 따로 없다 [한국에세이]

멀리 나는 새는 집이 따로 없다 [한국에세이]

  • 이원규
  • |
  • 오픈하우스
  • |
  • 2011-09-09 출간
  • |
  • 319페이지
  • |
  • 142 X 207 mm
  • |
  • ISBN 9788993824575
★★★★★ 평점(10/10) | 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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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p16
이제부터 나는, 나의 애마 모터사이클을 타고 사람의 향기 물씬 풍기는 전국의 장터와 마을들을 장돌뱅이처럼 떠돌 것이다. 그리고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그 모든 것들을 도반이자 스승으로 삼을 것이다. 낮은 자리, 젖은 자리에서도 정직한 희망, 진정한 행복을 꿈꾸는 사람들, 그리하여 마침내 ‘바로 지금 여기에서’ 이 세상의 중심이 되는 모든 생명들에게 경의를 표할 것이다. 좀 더 낮은 자세로, 좀 더 낮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따로 또 같이' 아픈 다리 서로 기대며 울고 웃는 길동무가 되어.

p28
벌교장터에는 아직도 한 그릇에 단돈 이천 원짜리 국밥집이 있다.
"할매요, 이천 원 받고 대체 뭐가 남능교? 그래도 장산데" 하고 물으니 허허 웃으며 말했다. "첨엔 팔백 원 했지. 근디 한 번도 내가 올린 적이 없당께. 어떤 장똘뱅이가 '아따, 아짐! 천 원 받으씨요잉' 해서 받고, 또 쫌 지나자 '형수, 천오백 원은 해야 안 쓰겄소?' 해서 또 그랬는디, 잔돈 거슬러 받기 귀찮고 뭐하다구 해서 이천 원까지 올랐당께." 할머니는 마치 크게 남는 것은 없지만 이마저 비싸서 미안하다는 듯이 말했다. 장날 하루에 200그릇 이상 팔고 국수, 막걸리, 소주도 곁들여 팔며(모두가 이천 원이다) 자식들 다 키웠으니 재미나단다.

p94
지리산에 와서 뭔가 한 게 있다면 그것은 단지 많이 걷고 많이 달리는 것이었다. 한반도 남쪽 곳곳을 줄잡아 3만 리를 걸으며 세상사 안부를 묻고, 그동안 14대 이상의 바이크를 갈아타며 100만 킬로미터 이상을 달리며 두두물물들에게 눈인사라도 했으니 거리상으로 지구 20바퀴 이상을 돈 셈이다. 날마다 이곳저곳 걷거나 혹은 달리면서 속도와 반속도의 경계를 넘나들고, 비 오면 비 맞고 바람 불면 바람의 정면으로 달리거나 혹은 측면의 바람에 온몸을 기대는 일이 어찌 시를 쓰는 일과 다르겠는가. 세상사 위험하지 않은 일은 없으니 삶의 급격한 경사를 만나면 내 몸과 마음도 그만큼의 긴장을 팽팽히 유지하고, 코너를 만나면 또 그만큼의 기울기로 유연하게 내 몸을 던져야만 비로소 죽지 않고 살아서 돌아나갈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절절한 삶의 자세를 나는 아직 알지 못할 뿐이다.

p150
철새는 따로 집이 없다. 날마다 도착하는 그 모든 곳이 바로 집이기 때문이다. 별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이 사실을 알아채고 따라하는 데 참으로 오랜 세월이 걸렸다. 누구나 그럴 듯한 집 한 채 장만하는 게 간절한 소망이겠지만, 바로 이 어처구니없는 욕망 때문에 인생의 대부분을 허비하고 말 것인가. 그리하여 나는 이미 오래전에 이 집이라는 해괴한 물건(?)을 포기했다. 버렸다. 패대기쳤다. 이 세상의 모든 집을 안식처가 아니라 과정의 길로 만들고 싶었다.

p176
지리산학교의 특징 중 하나는 누구나 선생이자 제자라는 점이다. 시를 가르치는 강사는 곧 사진반의 제자이며, 목공예반의 선생은 그림반의 제자이기도 한 것이다. 강사 또한 서로 크로스로 수업을 들을 수 있고, 학생들 또한 다른 과목을 수강할 기회를 열어 놓았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 중에서 농사 등의 전문가는 제자이자 곧 강사들의 선생이 된다. 수직적 구조는 자연스레 무너지고 수평적 구조와 다양성을 인정하는 학교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이다.

p314
발길 닿은 곳이 길이자 집이었고, 하룻밤 머무는 그곳이 어디나 이미 도착해야할 집이었다. 때로는 뚜렷한 목적이나 목표도 없이 어슬렁거렸다. 난생 처음 말을 배우고 걸음마를 배우는 아이처럼 카메라 한 대와 볼펜 한 자루를 들고 세상 곳곳을 둘러보았다. 그 모든 곳이 그립고도 그리운 곳이자 서럽고도 서러운 곳이었다. 세상 도처의 길들이 눈물겨운 고향이었고 날마다 돌아가야 할 집이었다. 그동안 만난 사람들은 모두 ‘지금 바로 여기에서’ 가장 열심히 사는 이들이었다. 잘 나거나 유명하지 않지만 묵묵히 ‘어디에서나 주인으로 사는’ 자세로 이 세상을 빛나게 하는 이들이었다. 이 사람들 때문에 세상은 비로소 살 만한 곳이 되었다.

목차

프롤로그 외날개 말똥가리 ‘천’을 길동무 삼아 9

첫 번째 이야기 아름다운 사람들
순천만 갈대밭과 벌교장터/ 아야, 밥은 묵고 댕기냐? 21
화개장터 체육대회/ 여자가 씨름을 한다꼬! 누구 며느리고? 30
슬로시티 악양면의 동네밴드/ 전설 속 청학동을 꿈꾸는 섬진강과 지리산 사람들 38
곡성의 지푸라기 소 할배/ 소가 그리워 ‘볏짚 황금소’를 빈 외양간에서 키운다 51
늦깎이 백발의 화가/ 74세에 접어든 화가의 길, 81세에 독립을 선언하다! 59
하동군 옥종딸기마을/ 한겨울 딸기는 목숨부지 농민들의 효자효녀 아입니꺼 69
남해 독일마을/ 살수록 정드는 내 인생의 종착역 78

두 번째 이야기 지리산에서 다시 태어나다
모터사이클 내 인생/ 나는 폭주족이 아니라 기마족이다 91
지리산 빗점골 너럭바위/ 시원한 폭포와 늘 푸른 이끼 100
내 기억 속의 절밥/ 산중 암자의 산초기름 김치볶음밥 111
남원 와운마을의 천년송/ 지리산 천년송의 솔바람 태교 116
십 년 순례, 그 마지막 길/ 환계還戒, 첫마음으로 돌아오는 길 127
땅끝 해남의 시인들/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 133
《지리산 행복학교》 그 이후/ 봄날의 여행자들 지리산학교로 몰려오다! 141
지리산에서 살아가기1/ 철새는 집이 없다 150
지리산에서 살아가기2/ 전업시인, 피할 수 없는 ‘타발적 가난’의 길 154
지리산에서 살아가기3/ 지리산에서 돈 없이 잘 놀기 167

세 번째 이야기 그들이 있어 행복하다
남해 동천보건진료소/ 웃음치료로 우리 몸의 미세혈관까지 뻥 뚫어줍니다 181
고령군 오사마을 이발사/ 손님이 없다고 32년 된 이용소 문 닫을 수야 없지예 189
세계 최대의 북 ‘천고’/ 천고의 북소리 한반도에 널리 퍼지기를 197
보성군 공연예술촌/ 단 한 명의 관객이라도 좋당께. 우린 연극에 미쳐부렀어! 205
남원의 칼 만드는 女대장장이/ 나 살고 세상 살리는 나만의 활인검 214
전국여농 토종씨앗사업/ 토종씨앗은 우리의 미래! 친정엄마의 마음으로 물려줘야죠 223
서산 천수만 철새지킴이/ 수의사는 동물 살리는 직업인데 날마다 죽이고 또 죽이고 232

네 번째 이야기 오, 나의 대한민국
강마을의 다문화가족/ 올갱이도 다 사라졌어요 243
천태산 은행나무를 사랑하는 사람들/ ‘생명의 소리’로 우는 천 년의 은행나무 251
예천군 지보면 대죽리의 말무덤/ 말馬을 묻어? 말言을 묻어! 260
구례군 위기의 섬진강 둑길/ 자전거와 거짓말, 섬진강 시멘트도로 269
순천 중앙시장 구두수선공/ 한쪽 눈으로도 삐뚤어진 세상 뒷굽은 내가 다 고친당께 277
여주군 남한강변의 홍일선 시인/ 일하다 여강 보면 자꾸 눈물 쏟아져 285
발원지를 찾아서/ 어머니강의 후레자식들, 발원지의 첫마음으로 참회해야 294
봄이 오지 않는 낙동강/ 풀 한 포기 없는 사막의 강 303

에필로그 세상 도처가 눈물겨운 고향, 길이 곧 집이었다 313

저자소개

저자는 잘 나거나 유명하지 않지만 묵묵히 어디에서나 주인으로 사는 자세로 세상을 향기롭게 하는 이들의 속 얘기를 듣기 위해 몇 번이고 찾아가 인터뷰어처럼 질문을 하는 대신 마음을 열고 하는 그들이 말들을 받아 적었다. 때로는 뚜렷한 목적이나 목표도 없이 카메라 한 대와 볼펜 한 자루를 들고 세상 곳곳을 둘러본 저자는 세상 도처의 길들이 눈물겨운 고향이었고 날마다 돌아가야 할 집이었다고 이야기한다. 사람의 향기가 길을 만들고 그 길이 향하는 곳에 바로 낮은 자리에서도 정직한 희망과 진정한 행복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말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깨달음을 전하고 있다.

도서소개

<강물도 목이 마르다>, <옛 애인의 집>의 저자 이원규 시인의 에세이『멀리 나는 새는 집이 따로 없다』. 이 책은 낙장불입 시인이라 불리는 저자가 자신의 유일한 재산인 중고 모터사이클을 자신의 발로 삼아 산을 넘고 물을 건너며 만난 사람들과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벌교장터의 국밥집 주인 할머니의 “아자씨, 밥은 묵고 댕기냐?”는 말에 돌아가신 어머님의 목소리가 떠올라 울컥하기도 했고, 조국과 고향을 떠나 남해의 독일마을을 인생의 종착역으로 삼은 노부부와 연극에 미쳐 진정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보성공연예술촌 연바람에서 만난 연극인 부부 등 묵묵히 제 할 일이 최선을 다하며 겸손한 자세로 살아가는 이들을 마주한다. 사람의 향기를 물씬 풍기는 전국의 장터와 마을들을 장돌뱅이처럼 떠돌아다닌 저자는 그곳에서 만난 이들의 희망과 긍정의 에너지를 이 책을 통해 오롯이 전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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