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밖을 배회하다가 행방불명된 고령자가 많다는 뉴스를 봤다. TV로 사람 찾기를 하면 보호자가 나타난다. 보통은 ‘다행이다!’라는 마음이 들지만 집에 가서 무척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없어지는 편이 좋았다고 생각한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말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고 상상한다. 간병 가족의심정은 복잡하다.
나도 어머니를 보면서 ‘치매보다 암으로 죽고 싶다’고 생각했다. 나도 어머니가 바라셨듯이 당당히 살다가 당당히 죽고 싶다. 그러나 유전자는 정직하다. 나도 어머니처럼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다. 딸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치매에 걸리지 않게 조금이라도 노력할 것이다. 치매에 걸리지 않고 인생을 마칠 지혜를 열심히 적은 것이 이 책이다.
-37∼38족, <도덕 수업과 실제 인생은 다르다> 중에서 건강하게 나이를 먹고 좀 더 오래 살고 싶다. 헬시에이징은 치매에 걸리지 않는 것이다. 치매 예방으로 머리를 사용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어머니는 책을 무척 좋아했다. 현명한 사람이었다. 그랬던 어머니가 순식간에 치매에 걸렸다. 나는 그 이유를 찾고 있다.
최근에 나는 표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독서는 치매에 걸리기 전에는 정말 좋은 머리 운동이다. 하지만 어머니는 서서히 책을 손에 잡고 꾸벅꾸벅 조는 일이 많아졌다.
-73쪽, <책과 TV를 좋아하는 사람은 치매에 주의하라> 중에서 노년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면 치매에 걸리고 싶지 않다. 독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어머니를 보고 있으면 안됐다. 본인이 가장 치매를 바라지 않았을 것이다. 생각하는 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지 싶다.
치매 없이 죽을 때는 암이 좋다. 뇌혈관 질환은 갑자기 죽으니 곤란하다. 가능하면 신세 진 분들께 감사를 전하고 싶다. 또 운 좋게 살아남았다 해도 뇌혈관 질환의 후유증이 남아 있으면 좋지 않다. 물론 후유증이 있어도 건강하고 힘차게 살아가는 분들도 있다. 심장 질환으로 급사하는 것도 곤란하다. 혹시 살아남는다고 해도 후유증 없이 오래 살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렇게 보면 역시 암이 좋다. 신세 진 분들과 가족에게 “조금 먼저 가요”라고 말하고 즐거웠던 인생을 되돌아보며 여행을 떠나고 싶다. 물론 희망하는 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지만 말이다.
-84∼85쪽, <치매보다 차라리 암이 나은 이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