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다시 드리는 글
이일훈의 머리말
하나. 사라진 모형의 꿈
생각을 담을 수 있으니 모형은 생각의 집이며 꿈의 집이다
맹지 때문에 사라진 그 모형이 세상의 아름다움에 눈뜨라고 날 깨운다
나는 겨우 난간을 만지작거리며 계단에서 놀았다
제발 저에게 알려주세요. 살고 싶은 당신의 집을, 꾸고 싶은 당신의 꿈을
이일훈의 또 다른 글 1
그러니 건축(집)의 말은 결국 건축주(사람)의 말이요, 생각이다
_ 가가불이/작은큰집/ 잔서완석루
그 집에 만들고 싶었던 정자와 심고 싶었던 나무, 결국 내 마음속에 짓고 말았다
놀이터보다도 더 작은, 장난감을 계속 만들고 싶다
때 묻은 모형처럼 내 기억에도 먼지가 앉았다
도면을, 모형을, 기억을 떠올리는 나는 도면 속을, 모형 속을 걷고 싶어진다
그래서 집을 보면 사람이 보이는 법이다
이일훈의 또 다른 글 2
그럴 때마다 당부한다. “이웃과 웃으며 즐겁게 잘사는 방법은 멋있게 다투는 것”이라고 _ 소행주
둘. 또 다른 모형의 꿈
사라진 모형 사진을 보며 난 또 사랑을 배운다_도피안사 향적당
산다는 것은 결국 꾀를 부리는 일이 아니던가_궁리채
첫 경험의 기억은 이리도 오래간다_탄현재
건축은 공간으로 드러난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_천주교 우수영 공소
어쩌면 ‘작은’ 것을 지향하는 것이 더 ‘큰’ 욕망인지도 모른다
그렇다. 건축가와는 사는 방식을 상의하는 것이다_자비의 침묵 수도원
이일훈의 또 다른 글 3
원래 그랬던 것처럼 가재리 수도원이 있다. ‘자비의 침묵’
셋. 또 다른 건축의 말
건축 공간은 삶과 죽음의 실체적 효용에 바쳐진다
건축에서 이웃을 잃으면 그것이 폐허와 무엇이 다를까
폐허 속에 숨은 이야기를 위해서는 좁고 깊은 창이 제격이다
어슴푸레한 그늘로 속삭이던 동네 풍경은 바둑판같은 그리드로 질러간다
자본 이야기가 나오면 건축가는 우울해진다
이일훈의 또 다른 글 4
건강한 건축은 건강한 뜻에서 잉태한다 _ 밝맑도서관
멈추어선 벽체와 자라는 나무, 그 둘이 보여주는 계속 변하는 장면으로서의 건축이라니
밤의 불빛은 자본과 정비례한다. 밝은 곳은 비싸고 어두운 곳은 싸다
집에 ‘정신’이 들어가면 그런 집이 바로 이 시대의 ‘한옥’이다
산다는 것과 시시콜콜함은 늘 붙어 있고, 건축 또한 그 사소함을 껴안고 존재한다
지반 사정이 험할수록 멋있는 다리가 만들어진다. 조건이 나쁠수록 해법이 멋지다
아직도 건축의 힘을 믿는 한 건축가의 고백
건축가 이일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