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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줄지어 바닷가에 도착했어요. 그런데 그곳에 처음 보는 돛단배 한 척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어요. 무민이 물었어요.
“저 배는 누구 거예요?”
무민파파가 말했어요.
“누구의 것도 아니었지. 하지만 우리 바닷가에 왔잖니. 바다가 우리에게 준 선물이겠구나!”
_본문 9쪽 중에서
바닷바람이 기분 좋게 서늘했어요. 무민파파가 배를 몰았고 무민마마는 잠시 눈을 붙였어요. 뱃머리에 앉은 무민은 암초가 없는지 지켜보고 있었어요.
“우리 어디로 가요?”
스니프가 묻자, 스노크메이든이 냉큼 말했어요.
“섬으로 가요! 진짜 섬에는 가 본 적이 없거든요.”
무민파파가 대답했어요.
“그럼 이참에 가자꾸나. 처음 보이는 섬에 상륙하마.”
_본문 12쪽 중에서
스니프가 기둥을 앞뒤로 흔들기 시작했어요. 스너프킨은 펄쩍펄쩍 발을 구르며 도왔지요. 잠시 뒤, 땅이 흔들리자 해티패티들이 불안하게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갑자기 뿔뿔이 흩어져 버렸어요.
눈 깜짝할 사이에 숲이 텅 비었어요. 그제야 마음이 놓인 스니프가 기둥 아래로 풀쩍 뛰어내려 툴툴거렸어요.
“하아, 참 기분 나빴어! 어쨌든 이건 가져갈래.”
“좋은 생각이 아니야.”
하지만 스니프는 귀담아듣지 않았어요. 스너프킨은 원래 뭐든 갖지 말라고 하니까요.
_본문 21쪽 중에서
무민파파가 돌아보더니 말했어요.
“그건 기압계란다. 날씨가 좋을지 폭풍우가 칠지 보여 주지.”
무민파파는 잠시 가만히 기압계를 두드려 보았어요. 그러더니 얼굴을 심각하게 찡그렸어요.
“폭풍우가 치겠어!”
무민이 물었어요.
“커다란 폭풍우예요?”
“그렇단다, 진짜 심각한 폭풍이야!”
무민파파가 바다 쪽으로 고개를 돌렸어요. 멀리 보이는 수평선에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어요.
_본문 22쪽 중에서
한밤중에 스노크메이든은 눈을 번쩍 떴어요. 어디선가 타는 냄새가 났어요. 스노크메이든은 담요를 뒤집어쓰고는 무민을 소리쳐 불렀어요. 무민은 겨우 잠에서 깼지요.
“스노크메이든, 무슨 일이야?”
“천막에 위험한 게 들어온 것 같아. 아니, 들어왔어!”
무민은 가만히 어둠 속을 보았어요. 정말로 뭔가 있었어요. 희미하게 빛나는 생명들이 잠든 가족들 사이를 살금살금 돌아다니고 있었어요. 무민이 겁에 질려 속삭였어요.
“도와줘, 유령이야!”
무민파파가 말했어요.
“해티패티들이야. 조심하렴! 천둥 때문에 해티패티들의 몸에 전기가 생겼어!”
_본문 26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