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지리, 우리와 멀리 떨어져 있는 지리학 이야기
“우리는 지리 위를 차로 달리고, 비행기로 날아가며, 걸어서 지나간다.” 우리의 삶은 이렇듯 지리로 둘러싸여 있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 스마트폰 화면을 켜 보자. 어제 주문한 물건이 오늘 도착할 거라는 메시지가 보인다. 주말에 친구를 만나기로 한 장소는 처음 가 보는 곳, 지도 앱으로 검색해 보니 지하철을 타는 게 제일 빠른 방법이란다. 시야를 조금 넓혀 보자.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제주도의 용머리해안은 365일 중 절반은 출입이 통제되며, 하루 종일 탐방이 가능한 날은 얼마 되지 않는다. 스위스에서는 알프스 빙하의 붕괴로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해 한 마을을 덮쳐버렸다. 앞에서 예를 든 모빌리티, 지도, 기후변화뿐만 아니라 도시 문제, 국경 갈등, 우주 여행까지도 모두 지리와 연결된다. 그에 반해, 우리는 지리학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 못한다. 아마도 지리학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지도일 것이다. 대양, 산맥, 강과 호수 등의 지형과 국가별 경계가 표시되어 있고 국명과 도시명이 적혀 있는 지도. 혹은 수업 시간에 교과서에서 본 특정 자원의 분포 지도 정도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