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돌담과 돌문화는 제주인의 삶과 정체성을 담고 있는 소중한 유산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치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 중요성이 충분히 조명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급격한 개발과 환경 변화 속에서 제주 돌문화는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다. 이제는 그 가치를 보전하고 계승할 방법을 고민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다행히 최근 들어 제주 돌담을 보존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제주도는 ‘제주 돌담 쌓기 지식과 기술’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움직임과 함께 돌담을 실제로 사용하고, 쌓고, 지켜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일도 중요하다.
저자는 지난 2년간 제주 돌문화의 현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활동하고 기록해 왔다. 돌챙이(석공의 제주 방언)의 손길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다우게양(돌담 봉사 활동)에 참여하며, 제주 돌문화의 이야기를 사진과 영상으로 담았다. 이 기록들은 단순한 아카이빙을 넘어, 제주 돌문화의 현재와 미래를 고민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 책은 단순히 제주 돌담의 역사적, 학술적 가치만을 다루지 않는다. 돌담과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 현장에서 느낀 감동과 고민, 그리고 사라져가는 유산을 어떻게 기록하고 보존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
제주 돌문화는 지금, 보전과 계승이라는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다. 이 책이 제주 돌문화의 가치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돌담의 의미를 다시금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