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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홍나무아래

백일홍나무아래

  • 요코미조 세이시
  • |
  • 시공사
  • |
  • 2013-11-19 출간
  • |
  • 316페이지
  • |
  • ISBN 9788952770424
★★★★★ 평점(10/10) | 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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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살인귀
흑난초 아가씨
향수 동반자살
백일홍 나무 아래

작품 해설 장경현(추리소설 평론가)

도서소개

여성 앞에서 유난히 수줍음을 타는 사에키는 어린 유미를 자신의 이상향에 가까운 여성으로 키워 아내로 삼는다. 그러던 어느 날 사에키는 군대에 소집되고, 나날이 아름다워지는 유미에게 모여드는 남자들을 견제하고자 네 명의 친구에게 그녀를 맡긴다. 그는 한쪽 다리가 잘린 채 가까스로 귀환하지만 유미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자살하고 만다. 그리고 1년 후, 그녀를 기리는 자리에서 네 명의 남자 중 한 명이 독살당하는데…….
■ 작품소개

《혼진 살인사건》에 이은 최고의 단편집
작가 선정 ‘긴다이치 시리즈 베스트 10’ 8위

대표작 《이누가미 일족》을 비롯하여 《옥문도》《팔묘촌》 등 연이어 히트작을 선보이며 국내에서도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일본 본격 미스터리의 거장 요코미조 세이시가 자신의 작품 중 최고라고 손꼽은 10편 중 하나인 《백일홍 나무 아래(원제: 百日紅の下にて》가 출간되었다. 국내에서는 11번째 출간작으로, ‘긴다이치 코스케 최후의 사건’으로 알려진 《병원 고개의 목매달아 죽은 이의 집》을 끝으로 시리즈 출간이 마무리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독자의 우려와 달리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는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여전히 건재하다. 《혼진 살인사건》에 이어 국내에서는 두 번째로 선보인 중·단편집으로, 77편에 이르는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를 견인한 총 4편의 초기작이 수록되어 있다. 건조할 정도로 담담하면서도 치밀한 필치로 끔찍한 범죄와 피폐한 사회상을 그려낸 이 작품들은 숨 막힐 듯 압도적인 거장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역작이다.
표제작 《백일홍 나무 아래》는 시리즈 첫 작품인 《혼진 살인사건》에 이은 두 번째 이야기로, 전쟁터에서 막 귀환한 긴다이치가 처음으로 해결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상류층의 광기와 타락한 욕망이 드러내는 당시의 처참한 시대상이 인상적이며, 이는 시리즈를 관통하는 거대한 주제이기도 하다. 독살 미스터리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이 작품은 특히 시리즈 중 가장 유명한 라스트신으로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으며,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단편 중 하나로 꼽힌다. 오백 명에 한 명꼴로 살인자가 있다는 괴기한 말로 시작되는 《살인귀》는 1인칭 화자로 추리작가가 등장, 섬뜩한 분위기와 놀라운 반전을 선보인다. 살인귀의 정체를 알아내지만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는 긴다이치의 모습에서 그가 단순히 범인을 쫓는 탐정 이상의 인물임을 새삼 깨닫게 될 것이다. 사회파 미스터리 성향이 강한 《흑난초 아가씨》는 도심의 백화점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긴다이치의 활약상과 그의 남다른 개성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허름한 빌딩에 자리한 옹색하기 짝이 없는 탐정사무소, 미덥지 않은 외모와는 달리 젊은 여성의 심리를 정확히 꿰뚫어 보는 긴다이치의 모습이 새로운 재미를 준다. 또한 대기업의 수장으로 군림하는 여성 가장과 타락한 자식 세대, 복잡한 가계가 등장하는 《향수 동반자살》은 장편소설 《병원 고개의 목매달아 죽은 이의 집》에 모티브를 제공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본 단편집은 빼어난 본격 추리소설인 동시에 날카로운 사회파 추리소설로, 독자에게는 시리즈 대표작의 근원을 살짝 엿보는 즐거움까지 선사하고 있다.

희망도 구원도 없는 시대에 대한 절망
그럼에도 타인을 배려하는 인간애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긴다이치 코스케는 전우 가와지의 유언을 전하러 사에키를 찾는다. 그는 가와지를 대신하여 전쟁 중 사에키의 저택에서 일어난 자살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온 것이다. 군복 차림의 긴다이치를 경계하던 사에키는 곧 과거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그는 집안의 재력을 사용하여 어린 유미를 자신의 이상향에 맞는 여성으로 키워 아내로 삼았다. 행복한 시절은 잠시, 군대에 소집된 사에키는 유미를 찬미하는 뭇 남성들을 견제하고자 친구 네 명에게 그녀를 맡긴다. 한쪽 다리가 잘린 채 가까스로 귀환하지만 유미는 아무런 말도 없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만다. 그리고 그녀를 기리는 1주기 모임에서 친구 넷 중 한 명이 독을 마시고 숨진다. 전우의 이야기만으로 긴다이치는 오랜 시간 은폐되고 왜곡되었던 진실에 도달한다.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는 패전 후 지방 봉건사회의 붕괴와 무너져가는 일본을 잔혹하게 보여주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번 작품은 좀 더 개인에게 초점을 맞추어 도시인의 마모되어가는 인성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전쟁이라는 강력한 폭력을 경험하면서 정신과 육체가 파괴된 개인과, 그들을 감당하지 못해 함께 미쳐가는 사회의 병폐를 쾌락살인범, 동반자살, 독살 등 다분히 장르적인 코드로 풀어내어 호평을 받았다. 한편 범인을 밝히는 긴다이치의 어조에 더없는 슬픔이 깃들어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실제로 피해자이기도 한 범인의 운명을 공감하고 함께 슬퍼하는 그의 인간미와 내로라하는 명탐정이지만 진상을 드러내는 것이 과연 옳은지를 고심하는 모습에서, 일본을 대표하는 국민 탐정으로서 세대를 초월하여 사랑받아온 이유를 알 수 있다. 긴다이치 코스케의 명석한 추리력과 그 속을 관통하는 짙은 비감과 허무를 듬뿍 느낄 수 있는 본 작품집은 마지막까지 노쇠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긴다이치와 작가가 이루어낸 대장정의 믿음직한 출발점이다.

■ 추천사

· 수수께끼를 푸는 즐거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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