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쇼핑몰?
아니, 살인을 사고파는 금단의 세계가 열린다!
1권 『살인자의 쇼핑몰』은 주인공 정지안과 그의 삼촌 정진만의 기묘한 동거에서 시작된다.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지안은, 낯설고 의뭉스러운 삼촌과 함께 살게 된다. 정진만은 겉으로는 잡화상을 운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머더헬프’라 불리는 범죄 네트워크와 깊이 얽혀 있다. 무기와 암살, 비밀리에 거래되는 쇼핑몰의 실체를 알게 되는 순간, 지안은 돌이킬 수 없는 세계로 발을 들여놓는다.
이 소설은 ‘살인자의 쇼핑몰’이라는 파격적 설정을 통해, 평범한 가정의 붕괴와 범죄 세계의 잔혹한 논리를 강렬하게 병치한다. 독자는 지안의 눈을 통해 삼촌의 이중적 얼굴-따뜻한 보호자이자 냉혹한 범죄자-을 동시에 마주하게 되고, 가족애와 생존 본능이 충돌하는 드라마 속으로 끌려 들어간다. 1권은 시리즈의 거대한 세계관을 여는 문이자, ‘삼촌과 조카’라는 관계가 어떻게 변모해가는지를 보여주는 첫 무대다. 독자들은 일상에서 결코 경험할 수 없는 범죄적 현실을 따라가며, 동시에 그 안에 숨어 있는 가족에 대한 애증과 성장 서사를 목격하게 된다.
삼촌의 그림자에서 벗어난 순간,
생존을 위해 살인자의 세계로 들어서다
『살인자의 쇼핑몰 2』는 정지안이 삼촌의 그늘을 벗어나 본격적으로 ‘머더헬프’의 중심에 서는 이야기다. 특히 친구 다나의 죽음은 일종의 전환점이 되어, 지안은 자신이 감시당하고 있다는 불안을 점차 확신하게 된다. ‘범죄 앱’과 ‘살인 청부의 세계’가 드러나면서 이야기는 한층 더 어두운 방향으로 확장되고, 지안은 더 이상 보호받는 소녀가 아닌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싸워야 하는 존재가 된다.
2권은 속도감 있는 전개와 함께, ‘감시 사회 속 개인의 불안’이라는 현대적 테마를 스릴러 서사에 접목시켰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정진만의 정체가 드러나는 동시에, 그와 얽힌 조직과 무기 밀매의 실체가 차츰 밝혀지며 긴장감은 최고조로 치닫는다. 독자들은 매 페이지의 불안과 긴장 속에서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가’를 끊임없이 되묻게 된다. 이 책은 단순한 범죄 스릴러가 아니라, 일상의 균열 속에서 누구나 직면할 수 있는 불안의 정서를 예리하게 포착하며 독자들을 압도한다.
배신과 진실, 생존과 선택
모든 질문이 폭발하는 최종장!
『살인자의 쇼핑몰 3』은 삼촌 정진만의 실종이라는 충격적인 사건에서 시작된다. 삼촌이 남긴 흔적을 따라가며 지안은 ‘머더헬프’의 실체에 더 깊숙이 들어가고,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압축적이면서도 폭발적으로 전개된다. 특히 조직의 정신적 지주이자 ‘옐로코드’의 수장인 수전, 웹툰 지망생이자 새로운 러닝메이트 그림책, 그리고 다양한 코드명으로 불리는 조직원들의 등장은 세계관을 한층 풍성하게 만든다.
3권은 단순한 결말이 아닌, 정체와 배신, 생존과 선택이라는 시리즈 전반의 주제를 응축한다. 지안은 이제 단순히 삼촌의 그늘에 있는 인물이 아니라,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하는 존재로 성장한다. 거대한 음모와 배신이 폭발하는 가운데, 독자들은 마지막까지 예측할 수 없는 전개 속으로 몰입하게 된다. 『살인자의 쇼핑몰 3』은 시리즈의 피날레이자, 동시에 세계관을 확장하는 교차점으로 기능하며, 강지영 작가 특유의 긴장감과 서늘한 리얼리티를 극대화한다.
본편에서 미처 다 보지 못한 인물들의 그림자,
그들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살인자의 쇼핑몰 1~3』 세트의 백미는 바로 부록 외전집이다. 『살인에 서툰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는 본편에서 주변 인물로만 그려졌던 인물들의 숨겨진 과거와 내밀한 목소리를 통해 세계관을 입체적으로 확장한다.
「그리마」는 욕실에 갇혀 성장하다 정진만을 만나 ‘옐로코드’에 편입된 소년의 이야기를 그리며, 사회의 그늘에서 버려진 아이가 어떻게 ‘머더헬프’의 일원이 되는지를 보여준다. 그리마는 정진만이 지안을 지키기 위해 심어둔 인물이다. 「피의 맛」은 살인과 피에 매혹된 자의 내밀한 심리를 통해 인간 본성의 어두운 단면을 탐색한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레드코드였던 민혜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울란바토르」는 범죄와 몰락, 부녀 관계의 아이러니를 담아낸 작품으로, 아버지와 딸이 서로에게 건네는 마지막 위안이자 비극적인 퇴장의 기록이다. 추어탕집을 운영하는 정진만의 친구 최상용이 등장한다.
이 부록은 단순한 덧붙임이 아니라, 본편의 빈틈을 메우고 인물들의 입체성을 보강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살인자의 쇼핑몰’이란 세계가 단순한 범죄소설이 아니라, 하나의 완결된 유니버스임을 증명한다. 오직 『살인자의 쇼핑몰 1~3』 세트를 통해서만 만날 수 있는 이 외전집은, 이미 시리즈를 완독한 독자들에게는 새로운 해석의 키가 되고, 처음 접하는 독자들에게는 더욱 풍성한 입문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