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로마 신화의 웅장한 서사와 상징의 세계를
시의 언어로 풀어내고, 인간의 본질을 노래하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단순한 옛이야기가 아니다. 신화는 인간의 꿈과 두려움, 욕망과 희망을 담아 시대를 초월해 전해 내려온 인류 보편의 정신 유산이다. 송인엽 시인의 제4시집 《시(詩) 래하는 그리스 로마 신화》는 이 웅장한 서사와 상징의 세계를 시의 언어로 풀어낸 독창적인 시도이다.
이 시집은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원초신 시대’에서부터 ‘트로이 전쟁’, 그리고 ‘신화의 현대적 해석’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신화의 흐름을 따라가며, 신들과 인간, 영웅과 운명이 교차하는 이야기들을 시로 형상화한다. 특히 제8 ‘신들의 계보’에서는 우라노스, 크로노스, 제우스로 이어지는 신들의 혈통과 관계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독자들이 복잡한 신화의 구조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신화 속 인물들은 단순한 허구의 존재가 아니라, 우리 삶의 거울이자 그림자이다. 헤라클레스의 초인적 힘은 인간이 짊어져야 할 책임과 고통을 상징하고, 프로메테우스의 불꽃은 문명의 진보인 동시에 그 대가로서의 고통을 의미한다. 이처럼 송 시인의 시편들은 신화 속 인물과 사건을 오늘의 삶과 감정에 맞닿게 하여, 독자로 하여금 자신을 돌아보고 삶의 의미를 성찰하게 만든다. 시는 단순한 해설이 아니라, 감성적 공명과 직관적 이해를 이끄는 또 하나의 언어이다.
또한 이 시집은 단순히 서사적인 내용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서정성과 감성의 결을 풍부하게 살려, 신화 속의 격렬한 감정과 인간적 고뇌를 섬세하게 포착해 낸다. 신들의 사랑과 분노, 전쟁과 갈등, 운명과 자유의지의 문제까지, 그 모든 서사가 시라는 응축된 언어로 새롭게 태어난다.
오늘날에도 그리스 로마 신화는 문학, 영화, 게임, 예술 등 다양한 매체 속에서 새로운 해석과 재현을 통해 살아 숨 쉬고 있다. 《시(詩)로 노래하는 그리스 로마 신화》는 그러한 현대적 맥락 속에서 신화의 영속성과 생명력을 시로 환기하는 작품이다. 이 시집은 독자에게 단지 고전을 되새기는 것이 아니라, 신화적 상징을 통해 오늘의 삶을 되짚고,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도록 안내하는 ‘시적 여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