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증산부터 박우당까지
100년 역사를 품은 민족종교 대순진리회의 내력
대순진리회(大巡眞理會)는 1969년 우당(牛堂) 박한경(朴漢慶)이 창시한 종교로, 구한말의 종교가인 증산(甑山) 강일순(姜一淳)의 가르침을 따르는 증산 계통의 종교로서, 한국민족종교협의회에 등록된 대한민국의 정식 종교다.
대순진리회의 기원은 19세기 말엽이자 구한말 등장한 강일순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강일순은 ‘강증산’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증산교를 창시한 인물이다. 그는 한국 신흥종교의 기원이 되는 종교 운동의 창시자이자 수많은 증산도 계열 종교의 개조로 여겨진다. 강증산은 1900년경 깨달음을 얻어 후천개벽과 후천 성경의 도래를 선포했으며, 구천 상제로 숭배받고 있다. 그의 사상은 인간 존중, 선천 시대의 해원을 통한 개벽, 민족 중심의 새로운 세상 확립 등을 포함한다.
강일순 사후 그의 가르침은 보천교, 증산도, 대순진리회 등 수많은 교파로 나뉘어져 내려오고 있다. 이 종교들은 강일순을 신앙 대상으로 삼으며 각 교단마다 옥황상제에 대한 해석이나 신앙 체계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
증산 계열에서는 강일순이 미륵불의 약속을 실현하기 위해 세상에 왔다고 보며 그의 가르침과 천지 공사를 통해 미륵의 이상 세계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믿는 불교의 미륵신앙이 한국 신흥종교에 주요한 영향을 미쳤다. 강일순은 혼란했던 구한말 시대에 민중들에게 종교적 계승과 발전은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며 한국 종교사의 큰 발자취를 남긴 인물이다.
태극도와 대순진리회의 탄생
정산 조철제는 강증산의 사상을 이어받아 1925년 무극대도를 창도하였으나 일제 강점기 신흥종교 탄압으로 인해 1941년 무극도를 해산해야 했다. 해방 후 1945년에 다시 활동을 재개했고, 1948년 부산에 태극도를 재건했다. 조철제 도주 사망 후 태극도는 그의 아들인 조용래를 중심으로 한 구태극도와 박한경을 중심으로 한 신 태극도로 나뉘게 되었다. 박한경은 이후 1969년에 대순진리회를 창립하여 현재 한국의 주요 신흥종교 중 하나로 발전했다. 조철제 도주는 한국 근현대 신흥종교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인물이며, 태극도는 오늘날 대순진리회를 비롯한 여러 증산 계열 종교의 뿌리가 되는 종교라고 할 수 있다.
우당 박한경이 창시한 대순진리회는 음양합덕, 신인조화, 해원상생을 덕목으로 하여 정신개벽에 주력함으로서 인간 개조와 포덕천하를 이룩함은 물론, 도탄에 매몰된 중생을 구제창생함으로써 보국안민을 위한 지상천국 달성을 목적으로 중생과 함께해온 토속종교이다. 박한경 도전이 이끄는 대순진리회는 1970년대 이후 교육기관 및 의료기관 설립, 대진대학교, 중원대학교 등의 대학과 전국에 6개 고등학교, 분당제생병원, 동두천제생병원, 고성제생병원 등을 건립하여 교육 및 의료 분야에 크게 이바지함으로써 교세가 크게 확장되었고 지역사회를 위한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증산상제미륵도전도인 강대훈이 이끄는
대순진리회의 새로운 시대
1995년 11월 20일 박한경 도전은 강대훈에게 종무원장 임명장을 수여하고 훗날 종통을 계승하여 종단을 번영시키는 데 진력할 것을 유언하였다. 이에 따라 2006년 1월에 개최한 중앙종의회에서 강대훈을 대표자로 추대 의결하였으나 반대 세력이 불복함으로서 강대훈의 도전 등극은 실현되지 못하였다.
1996년 박우당 도전이 별세한 뒤 대순진리회는 20년간 종단의 대표자가 부재한 상태로 분열되었으나 2016년 3월에 이르러 강대훈은 제4대 도전으로 대순진리회 도헌규정에 따라 종통을 계승한다는 공고문을 낸 바 있다.
최근에는, 강증산 상제의 화천 이후 조정산 도주와 박한경 도전을 이어 증산미륵도전도인 강대훈 상제가 대순진리회의 종맥종통자로서 2025년을 새로운 출발로 설정하고 모든 질서와 평화를 실천하는 대순의 세상을 펼쳐나갈 것을 천명하고 선서문을 공포하기도 했다.
이 책은 대순진리회의 역사와 주요 인물의 내력을 상세히 서술하고 있어 민족종교이자 토속종교로서 대순진리회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시각을 친절히 안내하는 한편, 한 종교의 역사에서 중요한 종맥종통의 계승이 현재에 이르러 강대훈 도전이라는 인물에게 흘러왔음을 집중적으로 파헤치고 있다. 일제 강점기에 수없이 많았던 민족종교에 대한 탄압의 세월을 버티고 독자적인 신앙체계와 종맥 잇기에 심혈을 기울여온 사람들의 목소리가 생생히 담겨 있다. 대순진리회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민족종교로서 새 도전의 주도로 새 시대를 열어가는 시점에 와 있다. 그리고 대순진리회에 대해 더 알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이 책을 일독하면서 숭고한 여정을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