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집을 읽고 】〈br/〉〈br/〉〈br/〉도전과 기록은 역사가 되고 시가 됩니다〈br/〉- 공복자 시집 『멀리 가서 본 행복』을 읽고 -〈br/〉〈br/〉〈br/〉 먼저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차량도 아니고 걸어서도 아닌 자전거로 길을 나선다는 건 도전이고 역사가 됩니다. 삶도 그렇지만 글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록이 없는 역사는 역사가 될 수 없는 한계를 지닙니다.〈br/〉 글 또한 그렇습니다. 쓰지 않으면 남아있지 않고 보고 들은 기억은 점점 잊혀 갑니다. 그래서 메모하고 남긴 자욱이 글제가 되고 시제가 되는 것입니다. 멀리 가서 본 현장의 상상像想과 이미지가 오롯이 남은 사진과 더불어 남아 전해지는 가치를 만든다고 여깁니다.〈br/〉 공복자 시인의 시집 『멀리 가서 본 행복』은 그런 의미에서 소중하게 다가왔습니다. 저로서는 엄두도 못 내는 자전거로 국토 종주, 4대강 종주, 제주도와 백두산까지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습니다. 또한 전국 해안선과 섬, 울릉도와 독도까지 모두 종주하는 대장정을 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습니다.〈br/〉 여기에서 시적 이미지와 운율을 넘어 ‘도전과 기록’에 방점을 찍은 소중한 체험의 기록인 겁니다. 아마도 많은 분이 이 시집을 읽는다면 간접 경험과 함께 혹시 떠날지도 모를 여행길의 안내 책자가 될 것입니다. 여기에서 자기감정과 느낌, 바라보는 시선視線에 따라 또 다른 시가 태어날 것입니다.〈br/〉 공복자 시인은 시집 『멀리 가서 본 행복』을 준비한 계기를 이렇게 말합니다. “환갑이 지나 일하던 사진관은 경기 쇠퇴로 그만두게 되었고, 치매에 대한 두려움과 늙어감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일상에서 벗어나 자전거라는 도구를 이용해서 세상을 다시 보고 나를 찾고자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여행하면서 겪은 우여곡절과 삶에 대한 용기를 스스로 북돋우고자 했다. 이번 시집은 버킷리스트를 완성하는 결실이다.”라고 말합니다.〈br/〉 그러면서 대장정의 국토 종주를 계획하고 부산 을숙도에서 시작하여 인천까지 633㎞를 4박 5일로 도전하였습니다. 낙동강 자전거길, 새재 자전거길을 지나 한강 자전거길을 거치면서 좋은 날과 비가 오는 날도 만났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인천 아라서해갑문까지 633킬로 등의 기록을 시라는 형식을 빌어 남기고자 한 것입니다.〈br/〉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백두대간과 DMZ 평화의 길, 동해안과 서해안, 제주도와 여러 도서 지역까지 기록을 통한 시심의 전달은 다른 자전거 동호인이나 독자들에게 당시의 상황과 느낀 점을 고스란히 전하게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br/〉 이 시집은 여정에 따라 종주별로 나누고, 지역을 안배하여 8부로 구성하였습니다. 총 97편의 시와 중요한 기록 사진을 사이 사이에 배치하고, 제가 읽고 느낀 마음과 전체적인 줄거리를 담아 엮습니다.〈br/〉〈br/〉- 김종대 시인 (예인문화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