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학 개론≫은 허웅 선생이 1960년대 초, 분명하고 독창적인 체계로 세운 언어학 이론을 우리 학계에 소개한 책이다. 유럽과 미국의 다양한 언어 이론을 바탕으로 하고 지은이의 관점에서 창의적으로 틀을 짜서 세운, 우리나라 처음의 언어학 개론서다.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언어학을 연구하고 국어학을 공부하는 데 오랫동안 주요한 지침서가 되었다는 점에서 한국 언어학의 고전으로 높이 평가된다. 이 책이 당대 국어학계와 언어학계의 발전에 끼친 영향은 실로 컸다.
이 책에 나타난 연구 방법의 가장 큰 특징은, 앞선 연구를 계승하고 이를 바탕으로 하여 독창적으로 발전시킨 점이다. 학문은 앞선 연구의 방법론을 계승하여 발전시키되, 비판적인 관점에 서서 이를 독창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보았다. 학문 연구의 성과란 아무런 바탕 없이 갑자기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항상 앞선 연구의 전통이 바탕이 되어 이를 계승하고, 수정·보완해서 완성되어 발전해 간다. 그래서 지은이는 앞사람들이 이루어놓은 성과를 이어받아, 새로운 이론을 독창적으로 세워 나가는 연구 방법을 이 책에서 펼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 서서 지은이는 언어학 이론을 전개하면서 나라 안팎의 여러 이론과 사상을 받아들였다. 가까이는 주시경 선생과 최현배 선생, 그리고 우리 선인들의 이론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나라 밖으로는 소쉬르의 구조주의 언어 이론에 바탕을 두면서, 유럽의 기능-구조주의 언어 이론, 미국의 기술-구조주의 언어 이론을 두루 섭렵하고 있다. 그러면서 어느 한 이론에 치우치지 않고, 이를 녹여 지은이의 새로운 이론을 전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