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집 속에 시가 쓰인 연도는 대충 1990년대부터 현재 2025까지의 생활과 둘러싸고 있는 자연적 환경과 관계를 노래한 시다. 미사여구보다는 솔직한 감정으로 그려 낸 시집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보통 아줌마들의 마음, 경험,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삶 속에서 투박하지만, 현장의 생생한 언어로 노래한 시집이다. 그 속에는 이별의 아픔과 방황과 노력과 땀이 들어 있다. 자연을 향한 경건하고 감사하는 고마움의 시도 있다.
이제 남은 건
희망 담은 애절한 기도
(자식을 생각하는 엄마의 마음을 노래한 시)
- 〈자식〉 중 -
생각 없이 날뛰던
풋내 나던 시절아
돌아올 수 없는 세월아
그래서 미안하다
오늘도 기도하며
반성하며 살아가노라
- 〈고백 1〉 중 -
가정을 위해서 열심히 사회에 나가 돈 벌어 가정을 일구어 낸 우리 엄마들의 세대는 그렇게 열심히 살아 내고도, 여전히 못 한 부분에 대하여 미안하고 죄송하며 반성한다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작가만의 얘기는 아닐 것이다.
젊은 시절 아버지보다 일을 많이 하신 엄마
유독 집에서 초라했다
호사 한번 못 누린 엄마, 급하게 가신 엄마
- 〈우리 엄마〉 중 -
작가가 살 만하여 직장까지 그만두고 엄마랑 같이 여행이라도 다니자고 약속했지만, 그해에 작가의 엄마는 돌아오지 못할 길로 떠나고 말았다. 이와 같이 처절히 세상의 삶 한가운데서 바쁘게 살아와 미처 부모를 돌볼 시간이 없었던 거다.
위처럼 힘든 삶의 한가운데를 지날 때도 갈 길을 잃지 않고 이 시대를 살아 낸 주부이자 선생님이다. 또한 퇴직 후에는 노인을 돌보는 일에 몸담아, 어른들에 대한 자기반성을 진솔하게 담았다. 그리고 남의 자식들 가르치느라 자기 자식을 부족하게 살핀 점을 시인하고 솔직히 고백한다. 맞벌이와 독박 육아를 병행하면서 생활 현장에 나가 있던 우리 60~70대의 여성들.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데 한국 여성들, 아니 엄마들의 헌신과 희생을 한국인들은 잊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이 책은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줄 뿐만 아니라, 그 노고를 알아주는 시대적 소명을 일깨우는 책이다. 일인다역 엄마의 시집,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이 시집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