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담기 close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았습니다.

달빛무대

달빛무대

  • 양진모
  • |
  • 도서출판 등
  • |
  • 2025-08-15 출간
  • |
  • 128페이지
  • |
  • 130 X 205mm
  • |
  • ISBN 9791199236547
판매가

13,500원

즉시할인가

12,150

배송비

2,300원

(제주/도서산간 배송 추가비용:3,000원)

수량
+ -
총주문금액
12,150

※ 스프링제본 상품은 반품/교환/환불이 불가능하므로 신중하게 선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출판사서평

해설 / 김홍정(소설가)

양진모의 노동 현장은 노동자들끼리의 우애로 넘쳐난다.
그들의 사랑은 동변상련의 아픔에서 비롯될 것이나 사뭇 그 뜨거움으로 서로를 감싼다. 열악한 작업 환경 개선을 위해 추락의 위험을 무릅쓰고 고참반장이 허물어질 위험의 지붕으로오른다.

며칠째 멈추지 않는 장맛비
작업장 지붕 사이로 녹슨 철골을 타고
쇳가루와 섞인 빗물에 젖는다

(중략)

쇳가루, 용접가스, 페인트, 약품 냄새
노동자 몸에 배인 향수다

어지러운 작업장
빗방울의 장단에 뒤섞인 기계소리
반장은 우의를 챙겨 사다리를 올랐다
그리고 무너져 내린 오후
아무도 시키지 않았다는 그 일
모두가 외면한 그 일

부러진 사다리, 정강이뼈, 등골, 미래
하반신마비, 더는 쓸모없는 낙인
개인부주의, 누구도 시키지 않았다는 거짓
책임은 모두 노동자 몫이라는 선고
최소한의 환경을 원했고
인간다운 삶을 바랬는데
그것은 사치였다
(「장맛비에쓸려간삶」부분)

멈추지 않는 비로 공장은 아수라장이다. 쇳가루 섞인 빗물이 공장 안으로 넘치고 노동자의몸은 쇳가루와 용접가스로 범벅이 된다. 진퇴양난 물러설 수 없는 작업장, 어린 노동자들이 고참의 눈치를 볼 때 반장은 무너질 지붕으로 사다릴 챙겨오른다. 누구도 시키지 않는 일이라 시인은 전한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가? 바꿔주지 않는 노동 현장이다. 시인은 그것을 사치라고 직설한다. 하지만 무너질 지붕으로 사다리를 챙겨오르는 것은 반장인 선배 노동자다. 그들은 그들끼리 서로 감싸고 앞서 나선다.

(전략)
페인트 가루 엉겨붙은 콧속
말라버린 논바닥처럼 타들어 가고
하루가 쇳덩이처럼 무겁다

선선한 바람결 아득하고
삼년 여름을 헤아려도
환기 시설과 도장실 열대야 이룰 수 없다

노을 즈음 공장 한 켠
공장장님 베푸는 삼겹살
몸에 잠긴 페인트를 벗겨내는 특효라며
고소하고 찬란하게 지글거린다

온몸에 내려앉은 상흔조차
동료의 웃음소리에 바람결에 식는다
하루의 때는 술잔으로 씻어내고

힘찬 외침으로 다시 되새기는 하루
고단한 영혼이 쉬어가는 숨결이다
(「작업장풍경」부분)

다시 물러서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작업장이다. 도장 작업은 멈출 수 없다. 멈추면 색상이고르게 나오지 않아 벗겨내고 새로 작업을 해야 하는 난점을 지니고 있다. 그 사실을 모르지 않는 노동자들이다. 온몸이 페인트 가루 투성이다.
공장장의 배려는 근거도 없는 삼겹살이다. 애당초 삼겹살이 광부들의 진폐를 씻어내는 음식이었다고 전하지만 페인트 가루를 벗겨내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 말을 믿고 싶다.
그 열악함을 풀어내는 배려라도 있어야 살맛 나는 세상이 아닌가. 노동자들은 페인트 가루가 엉겨 붙은 모습을 보고 서로 놀리며 웃었을 것이다. 그리고 술잔을 건네며 내일을
다짐하고 힘차게 건배를 했을 것이다. 우리네가 살아가는 삶이 무엇인가? 시인은 그렇게 서로 생각하며 사는 삶이어야‘고단한 영혼이 쉬어가는 숨결’일 것이라 단언한다.

양진모는 노동 의식을 비로소 깨친 모습으로 부활한다.
그는 노동조합을 향해 나아간다.

(전략)

용접 불꽃 튀는 작업장
쇠를 두드리는 리듬은 심장의 박동과 같아
감각화 된 몸짓으로 대화를 주고받는다

(중략)

그들은 틈을 내 노조의 깃발 아래 모인다
청소 노동자들이 마련한 회의실
침묵했던 행진이 심장박동 소리가 되어
작업장 담을 넘는다

노동자의 분신으로 불씨를 던졌다던가
전설은 어둠을 밀어내는 횃불로 타오르고
흩어지는 재는 수천개의 불씨로 피어난다
(「작업장담장넘어」부분)

양진모의 노동시는 전태일 열사의 노동의식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양진모는‘분신으로 불씨를’던진 전설을 이끌어내 오늘 노동현장의 횃불로 삼는다. 그 횃불은 수천개의 불씨로 피어 날 것이라 예견한다.

늦깎이 대학생 양진모는 졸업을 한 해 앞둔 여름 느닷없는 대학 구조조정으로 인한 학과 폐지 난관에 봉착한다. 전문가로 우뚝 설 것이라 기대했던 꿈은 소용없는 허세로 달음질친다. 그렇다고 한두 발쯤 물러나 적당히 졸업하고 대학원으로 진출해야 하는 갈등에 빠진다. 양진모는 이미 노동으로 단련된 몸이다. 어려울 때 물러서지 않는 강건함을 배우며 살아온 현장주의자다. 그는 자신에게 보장된 학과 졸업보다는 학과 되살리기 투쟁에 선다. 이는 그가 노동현장에서 학습한 수천개의 불씨의 하나로 인식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찬란한 교문을 지나
삼십년 주름진 손으로 책장을 넘긴다
노동의 바다에서 건져올린 진주들을
학문의 저울에 올려놓는 야간 수업이다

거친 풍랑을 헤쳐온 녹슨 배는
항구에 닿아도 인정받지 못한다
굳은살 손으로 스물다섯개의 봄을 품었지만
이제 창백한 졸업장 한장으로
평생 꿈을 이룰 참이다

세상을 움직이는 기계를 다뤄도
설계도를 그리지 못하면 맹인이 된다던가
학교의 철문은 지식의 관문이 아니라
계급의 벽이었음을 뼈저리게 안다

학교 구조조정 서릿발 소식이 교정을 흔들자
폐과라는 칼날이 가슴을 찌른다
혼란스런 아이들의 외침은
텅빈 강의실에 맴도는 허상일뿐
권위를 앞세운 총장의 왕좌는 단단하다

달콤한 거짓 약속조차 이미 사라졌다
황금의자와 고개 숙인 아첨만이 난무하는 회의실
권력의 횡포를 이성과 합리의 탈을 씌워 감추려하나
진실은 쇠처럼 단단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일어서야 한다
닳은 손의 펜을 높이 들고
폐과의 서리를 녹이는 뜨거운 함성으로
저 거짓 지성의 전당을 뒤엎으리
(「야간대학」전문)

노동자 양진모에게 대학은 꿈으로 남아 있던 찬란한 곳이었다. 그러나 주경야독의 어려움을견디며 지낸 3년의 세월이 허망해졌다. 대학은 구조조정에 휘말렸고, 전공학과는 폐지대상이다. 이런 허망한 일이라니. 학과조치를 위해 달려간 대학 본부는 디자인학과 졸업장을 보장하겠다는 설득과 회유로 맞섰다. 권력이 요구하는 구조조정을 피할 수는 없다는 논리다. 양진모는 깃발을 들고 앞장섰다. 이 싸움의 결과는 결국 대학의 결정이 우선할 것이다. 양진모는 안면있는 변호사를 찾아 소송을 제기하며 자신의 역할은 광고 제작과 현수막 거치, 학과 유지 무대 재현 등으로 맞서고 있지만 불편하다. 시대는 개인의 낭만과 소망을 이념과 정책으로 뭉개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목차

제1부 시간이 머무는 섬

시간이 머무는 섬
당신이 잠든 시간
하루를 마치고
백제 어울마당
공산성 戀歌
그림자의 노래
상처는 역사다
산성시장 밤마실
제민천 이야기
느린 우체통
완벽한 순간
타인의 행복
또 다른 풍경
진실이거나 꿈이거나

제2부 작업장 담을 넘어

작업장 담을 넘어
머슴의 노래
합병
노동의 바다
이름 모를 풀처럼
벼랑끝 파수꾼
하루살이의 사랑
청소부
야간대학
일회용 비정규직
무지無知의 소치所致
미루는 사이
풍향계
손끝의 비명

제3부 소소한 하루

소소한 하루
그 사이 어디
달려가는 나날
비오는 날
로그인
종합병원
눈치의 무게
쌀독의 바닥
새벽 세시
노동의 온도
잊혀진 시간
작업장 풍경
계약서 쓰기
전문가로 불리는데
고독한 싸움
아버지의 손
아이들과 마주한 밥상

제4부 도화지

도화지
뇌졸중
공장장의 죽음
소리 없는 아우성
노을
붉은 노을
미장갑의 손
빛은 찬란하다
죽음의 행렬
죽음의 부탁
백제대교에서
장맛비에 쓸려간 삶
조문을 퇴근하다

해설/ 김홍정(소설가)
막장, 그곳에 머문 순간의 불편함과 슬픔의 흔적

교환 및 환불안내

도서교환 및 환불
  • ㆍ배송기간은 평일 기준 1~3일 정도 소요됩니다.(스프링 분철은 1일 정도 시간이 더 소요됩니다.)
  • ㆍ상품불량 및 오배송등의 이유로 반품하실 경우, 반품배송비는 무료입니다.
  • ㆍ고객님의 변심에 의한 반품,환불,교환시 택배비는 본인 부담입니다.
  • ㆍ상담원과의 상담없이 교환 및 반품으로 반송된 물품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 ㆍ이미 발송된 상품의 취소 및 반품, 교환요청시 배송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ㆍ반품신청시 반송된 상품의 수령후 환불처리됩니다.(카드사 사정에 따라 카드취소는 시일이 3~5일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 ㆍ주문하신 상품의 반품,교환은 상품수령일로 부터 7일이내에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 ㆍ상품이 훼손된 경우 반품 및 교환,환불이 불가능합니다.
  • ㆍ반품/교환시 고객님 귀책사유로 인해 수거가 지연될 경우에는 반품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 ㆍ스프링제본 상품은 교환 및 환불이 불가능 합니다.
  • ㆍ군부대(사서함) 및 해외배송은 불가능합니다.
  • ㆍ오후 3시 이후 상담원과 통화되지 않은 취소건에 대해서는 고객 반품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품안내
  • 마이페이지 > 나의상담 > 1 : 1 문의하기 게시판 또는 고객센터 : 070-4821-5101
교환/반품주소
  •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중앙대로 856 303호 / (주)스터디채널 / 전화 : 070-4821-5101
  • 택배안내 : CJ대한통운(1588-1255)
  • 고객님 변심으로 인한 교환 또는 반품시 왕복 배송비 5,000원을 부담하셔야 하며, 제품 불량 또는 오 배송시에는 전액을 당사에서부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