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의 탁월한 영적 지도자인 루퍼트 스파이라가 나는 진정 무엇이며, 어떻게 하면 변함없는 행복을 알고 누릴 수 있는지를 명쾌하게 보여 주는 명상에세이.
모든 사람이 변함없는 행복을 원하지만 얻지 못하는 까닭은
엉뚱한 데서 찾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행복’이라고 답할 것이다. 설령 사랑하는 연인이나 가족, 친구, 돈, 성공 등을 원한다고 답해도 그것은 행복을 얻기 위한 수단이니 결국에는 행복을 원하는 것이다.
우리는 원하던 대상을 얻으면 잠시 행복감을 느낀다. 그러나 그 행복은 절대로 오래가지 않는다. 이는 행복이 세상의 어떤 대상을 얻은 결과가 아님을 증명한다. 대상이 행복의 원인이라면, 대상을 얻은 뒤 행복이 지속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단순한 진실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드물다. 행복감이 사라지면, 많은 사람은 행복을 줄 것이라고 여겨지는 다른 대상을 찾기 시작하고, 일부는 세속에서 눈을 돌려 영적 추구를 시작한다.
영적 추구를 시작한 사람들은 짧은 순간의 행복감 대신에 깨달음이라는 영원한 상태를 추구한다. 그들은 어떤 마음 상태를 얻는 데 중점을 두고, 그런 상태를 경험하면 잠시 영적 추구를 멈추며, 그 새로운 마음 상태를 깨달음 또는 깨어남으로 오해한다. 그런데 세속적인 대상을 얻었을 때 잠시 맛본 행복감이 조만간 사라졌듯이, 그런 마음 상태도 머지않아 사라진다.
이런 식으로는 아무리 노력해도 변함없는 행복을 찾을 수 없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지은이는 추구를 멈추고, 돌아서서, 아직 유일하게 남아 있는 영역을 탐구해 보자고 제안한다. 이전의 방식대로 무작정 행복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행복을 추구하는) 나 자신이 진정 무엇인지를, 행복이란 진정 무엇인지를 먼저 탐구해 보자는 것이다. 뜻밖에도 해답은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내가 진정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변함없는 행복은 나의 존재 안에 늘 있기 때문이다
조선 시대 실학자인 홍대용은 “크게 의심해야 크게 깨닫는다”고 말했다. 이 말은 불변의 행복을 찾는 데도 똑같이 적용된다.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믿어서 의심하지 않는 것, 거기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우리는 이 작고 유한한 몸과 마음을 나 자신이라고 굳게 믿는다. 그런데 그것이 정말 확실한 진실일까? 이것이 진실인지를 꼭 탐구해 봐야 하는 까닭은 그 믿음이 모든 불행의 근본 원인이기 때문이다.
“보통 우리는 자신을 제한되고 분리된 개인으로 여깁니다. 즉, 이미 존재하는 세계에 태어나 시간 속에서 활동하고, 우리가 갈망하는 평화와 행복, 사랑을 얻기 위해 온갖 상황과 씨름하며 점점 늙어 가다가 마침내 죽을 운명인 몸과 마음이라고 여깁니다.” (85쪽)
루퍼트 스파이라는 이 책에서 나 자신이 이 작고 유한한, 태어나고 죽는, 몹시 연약한 몸과 마음이 아니라 다른 어떤 존재임을 우리가 알아차리도록 하나하나 짚어 가며 증명한다. 그가 증명하는 참된 나 자신은 무엇일까? 책 전체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지만, 간단히 말하자면, 우리의 참된 자기는 현존이고 앎이며, 위치나 한계가 없고, 태어나지도 죽지도 않으며, 영원하고 무한하며, 분리되어 있지 않은 전체이고, 지금이며, 경험 자체다. 또한 행복이고 평화이며 사랑이다. 알고 보면, 우리가 찾고 싶은 변함없는 행복은 본래 우리의 존재 안에 늘 있으며, 사실은 우리 자신이 바로 행복이라고 한다.
“행복은 마음이나 몸의 상태의 상태로 자주 오인되지만, 마음이나 몸의 상태가 아닙니다. 마음과 몸의 즐거운 경험은 오고 가지만, 행복 자체는 즐거운 경험과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행복은 우리가 가진 성질이 아니며, 오고 가는 경험도 아닙니다. 행복은 우리 참된 자기의 자연 상태이며, 본래 저항이나 불만족이 없습니다. 행복은 우리의 참된 자기에게서 분리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행복은 바로 우리 자신입니다.” (80쪽)
행복이 우리 자신이라면, 우리는 왜 행복을 자주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일까? 왜냐하면 지금의 경험을 외면하고, 그것을 더 나은 경험으로 바꾸려 하기 때문이다. 현재 상황을 외면하거나 거부하면, 행복은 모든 경험의 한가운데에 고요히 있는데도 마치 현존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하지만 평화와 행복, 사랑은 실제로는 전혀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것들은 모든 경험의 한가운데에 언제나 있습니다. 그것들은 분리된 내부의 자아를 특징짓는, 추구하고 저항하는 활동이 사라질 때 드러납니다. 시간이 없는 바로 그 순간, 우리의 참된 본성인 늘 현존하는 평화와 행복이 경험됩니다. 그것이 자기를 경험합니다. 평화와 행복, 사랑이 있을 뿐이며, 그것들은 가려질 뿐, 없어지지 않습니다.” (128쪽)
우리의 참된 자기는 태어나지도 죽지도 않으며
영원하고 무한한 현존이다
이 책은 6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에서는 우리의 참된 자기는 몸과 마음이 아니라 ‘아는 현존’이며, 위치와 한계가 없고, 태어나지도 죽지도 않으며, 영원하고 무한한 현존임을 증명한다. 2부에서는 참된 평화와 행복, 사랑은 바깥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본성이자 자연 상태임을 알게 한다.
3부에서는 우리가 자신으로 여기는 분리된 자아는 본래 생각이고 상상된 것이며, 실제로는 개체가 아니라 저항하고 추구하는 활동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불행하고 괴로운 경험을 겪는 것은 이런 활동 때문이며, 이런 추구와 저항이 사라질 때 늘 현존하는 평화와 행복이 드러난다고 한다.
4부에서는 몸의 감각과 지각을 탐구하며, 몸에 관한 진실이 우리의 상식과는 어떻게 매우 다른지를 보여 주고, 늘 현존하며 이음매 없는 경험을 알아차리게 한다. 5부에서는 세계의 실상이 우리의 인식과 어떻게 다른지를 보여 주고, 세계가 나와 분리된 대상이 아님을 밝힌다. 이렇게 탐구하다 보면 마음은 자연스럽게 종말에 이르게 되고, 경험의 장엄함 앞에 알지 못하는 채로 열려 있게 된다.
“이렇게 탐구하다 보면 마음은 자기의 종말에 이르게 되며, 경험의 참된 본성을 발견하는 대신, 어떤 것이 진실로 무엇인지를 알 수 없다는 자신의 무능함을 깨닫습니다. 동시에, 마음은 자신의 지각에서 실제로 있는 것-지각의 어떤 부분도 실제로 있지 않은 것은 없습니다-이 모든 것의 궁극적 실체임을 깨닫습니다. 물을 찾고 있는 물고기처럼, 마음은 그것 속에 푹 잠겨 있으면서도 그것을 찾을 수 없습니다.” (194쪽)
6부에서는 우리의 직접 경험을 탐구하며, 실제로는 현재의 경험이 있을 뿐임을 이해하도록 안내한다. 경험과 지금, 앎, 현존, 행복, 평화 등은 별개의 것들이 아니라 같은 무엇의 다른 이름일 뿐이며, 사실 그 무엇은 이름 붙일 수 없는 불이(不二) 즉 ‘둘 아님’이다.
“우리가 긴 여정 끝에 발견한 것은 경험은 다시 경험일 뿐이라는 사실인 것 같습니다. 경험은 늘 그랬듯이 지금입니다. 그러나 무언가가 사라졌습니다. 우리는 이런 일이 언제, 어떻게, 왜 일어났는지 모를 수도 있고, 그 일이 우리의 강렬한 탐색에 반응하여 일어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모든 경험은 이제 우리 존재의 친밀함으로 가득합니다.” (235쪽)
이 책은 변함없는 행복을 발견하여 누리고 싶은 독자, 참된 자신이 무엇인지를, 이 세계의 진실이 무엇인지를 알고 싶은 독자, 진리를 찾는 길을 걷다가 길을 잃어버린 혹은 결실을 보지 못한 구도자에게 바로 지금 여기에 있는 ‘직접적인 길’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