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문〉
아버지, 어머니의 노래가 그리운 별이 된 시詩
- 이정록 (시인, 수필가, 교수, 문학평론가, 칼럼니스트)
이동현 시인이 이번에 샘문시선에서 첫 시집 『그리움은 별이 되어』를 출간한다. 이 시집은 자연물을 소재로 하여 노래한 시들이 주조를 이룬다. 그리고 그의 심상은 사랑, 그리움, 기다림을 노래한다. 전체적으로 시편들은 정감을 지니고 있고 시인은 시적으로 표현하기 위하여 일상언어를 전복하고 있다. 첫 시집에 깃든 시인의 사유는 어린 시절의 추억과 아버지에 추억과 어머니에 추억 속으로 독자를 초대한다.
이 시집은 중심적인 주제는 사랑이다. 시집을 펼쳐보면 “가을의 뜨락에서” 외 139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그의 시집이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를 지닐까를 생각해 보면 한 마디로 자연과 사람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오가는 정과 사랑을 소중히 하고 그런 감정을 귀하게 여기며 그리워한다. 그것이 사람이 살아가는 길이며 삶을 아름답게 살아가는 요소라는 것을 시인은 체득 체관하고 있다.
이동현 시인은 샘문뉴스와 문학그룹샘문에서 2020년경에 실시한 〈신춘문예 샘문학상〉 공모전에서 〈돌담설화 외 4편〉으로 시부문에 당선되어 등단하였고, 뒤이어 2021년에 샘문뉴스와 문학그룹샘문에서 주최한 〈신춘문예 샘문학상〉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하였고, 2021년 같은 해 11월경에 샘문그룹과 한용운문학에서 시행한 〈한용운문학상〉 수필부문 〈신인문학상〉에 응모하여 등단하였다.
뒤이어 다음 해, 2022년 11월경에 한용운문학상 본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하였고, 2023년 신춘문예 〈샘문학상〉 공모전에서 본상, 최우수상을 수상하였고, 또한 2023년 9월경에 샘문그룹 계열 문학사 ㈜한국문학에서 주최한 〈한국문학상〉 공모전에서 〈한국문학상〉 본상, 〈우수상〉을 수상하였고, 2024년 신춘문예 〈샘문학상〉 공모전에서 본상, 〈샘문특선상〉을 수상하였고, 같은 해 2024년 11월경에 샘문그룹에서 시행한 〈한용운문학상〉 본상, 중견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수제다.
2019년경 필자가 이동현 시인을 처음 만났을 때 시인은 시골에서 마늘과 양파와 쌀농사를 짓는 농부라고 소개하였다. 첫 이미지가 사랑의 아름다운 감성적 서정적 시를 쓰는 시인 같지는 않았다. 공무원으로 재직하다 정년퇴직하고 아버지가 짓던 농사를 대물림하여 현직이 농부라는 것이, 최고의 지성이요 삼대 성현의 하나인 〈시인〉 과 아무런 관련성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필자가 운영하는 샘문그룹 계열에 문학사들이 시행하는 문학상 공모전에 치열하게 도전하는 이동현 시인을 지켜보니 상상외로 시인은 감성적이고 낭만적인 사람이고 물리적 성실함이 뛰어난 사람이기에 기량이 급성장했으며 아집이나 오만이 없는 합리적이며 이타적이고 아주 낮은 자세로 겸손하고 예의가 바른 나비와 같은 사람이다.
그래서 이동현 시인의 논과 밭, 정원에는 항상 아름다운 꽃과 벌 나비가 있다. 그는 농자의 터전인 논과 밭과 숨 쉬는 공간, 정원을 소중히 지킨다. 시인의 논밭과 정원에는 이 세상의 그 무엇도 침범할 수 없는 그만의 내밀한 세계를 간직하고 있고 그것으로 흔들림이 없으며 늘 온유함을 지니며 그 터전에는 심신을 정화하는 향수가 흐르고, 그의 샘에서는 생명수가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것이다.
왜 자연과 사랑과 그리움에 대한 시를 써야 하는가, 라고 한다면 이동현 시인에게는 새로운 사랑을 희구하고 도전하기 때문에 희망의 마음이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그는 사랑을 다하고 끝없이 그리움을 갈구한다. 그가 누군가를 사랑하고 희구하고 그리워하는 전사였다면 그가 지킨 추억이 자기를 소환하여 주기를 사랑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도 누군가의 사랑을 받고 싶은 것이다.
그가 필요로 하는 사랑과 그리움은 그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이며 근원적인 요구이다. 그동안의 사랑과 그가 비호 해야만 했던 사랑과 그리움은 그에게는 책임이나 의무였을지도 모른다. 그 짐을 지느라고 그도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 그가 이제는 누군가의 새로운 사랑으로 새 삶을 살고 새로운 생명력을 얻어 이 시간 이후의 삶도 윤택하게 살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동현 시인의 자연과 사랑과 그리움에 관한 시편들은 잘 음미하면 할수록 공감이 배가 된다. 그리고 현대적 감수성이 배어있고 그의 논밭과 정원으로 우리들을 불러들여서 온유하게 품어준다는 생각이다. 사실 현대사회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메마른 마음으로 건조하며 공허하게 의미 없이 살아가고 있다. 사랑을 품기보다는 헛된 우상을 좇아가느라 타인도 자신도 사랑해야 할 이들도 외면한 채 돌진하고 있다.
이것이 현실을 사는 우리들의 아름답지 못한 모습이기도 하다. 이해타산을 생각하는 조건적인 사랑에 댓가를 바라는 거래적인 사랑, 사랑 받기만 바라는 이기적인 사랑에 우리들은 빠져있다. 그야말로 자본주의는 사랑마저도 상품의 교환가치로 바꾸려고 획책한다. 이러한 물신화 속에서 우리들은 사랑을 잃고 공허하고 메마르며 푸석푸석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인간을 차별하고 귀하게 여기지 않으며, 권리를 짓밟고 타인을 자신의 이익을 만들어내는 수단으로 취급하는 비열성이 가담한다.
이동현 시인이 복원하는 인간의 마음은 사랑과 그리움이다. 그 사랑을 복원하는 데에는 에로스 사랑에서 시작하여 확장되어 가는 것은 시인에 여러 시편에서 보듯이, 최고의 선善은 최고의 사랑이라는 것이 시인이 해석하는 새로운 사랑이며 그가 찾고 희구하는 사랑일 것이다. 시인은 에로스의 사랑만이 아니라 필리아의 사랑, 즉 관계의 사랑과 아가페적인 사랑, 즉 자기희생적인 사랑을 체현해 왔다.
20대 이후 30년을 살아오면서 에로스의 사랑에서 출발하여 지아비와 부모가 되는 자기희생적 사랑과 타인들 간의 필리아적인 사랑, 부부의 사랑을 경험하면서 그의 사랑은 깊어졌고 단단해져 왔다고 본다. 그가 아버지를 소환하고, 어머니를 소환하여 회억回憶하는 것이, 단순히 감성적인 사랑만을 꿈꾸어온 것만 아니라, 인간의 정체성과 원초아 적, 순수를 소환한 것이라는 것이, 시편 한 편, 한 편에서 전개되고 있다. 그리고 상상력으로 빚어낸 것은 바로 시인의 삶 속에서 우러나온 표현들이거나 그의 사랑에 대한 의식일 거라고 생각한다.
위 시편에서 알 수 있듯이 그가 지켜온 그의 사랑과 그리움의 희구는 바로 고단한 농사 노동과 정신노동의 하루하루가 있었고 그것은 가족을 위한 한 남자의 자기희생적 아가페 사랑이었다. 시인의 시편을 읽은 이로 하여금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할 것이다. 사랑을 위해 그저 달려왔고 그러면서 중형의 고통도 느끼지 못했다는 것은 반어적으로 중형을 자처하였고 고통스러웠지만 고고한 자세로 견지해 온 삶이 있었기에 그는 자연과 사랑과 그리움을 주제로 한 시편들을 엮을 수 있었던 것이리라.
이동현 시인의 시구절이 사랑을 잃어 방황하거나 마음이 흔들리는 사람들이 시인과 함께 돌을 고르고 고랑을 내고 꽃씨를 뿌려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따는 비법을 그로부터 전수를 받고 희망을 꿈꿀 것을 기대 해본다. 시집 출간을 감축드리면서 많은 독자가 이 시집을 읽고 다시 자연을 사랑하고 사랑을 품고 구현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이동현 시인의 첫 시집 출간을 축하드리며 문운창대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