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저자에 의해 네 가지의 틀로 나뉘지만, 내게는 단 두 가지로 읽혔다. 바로 ‘당신’과 ‘나’.
“당신의 하늘, 당신의 바다/당신의 달, 당신의 태양/당신의 우주, 당신의 세계/그 모두가 저였으면 해요” - 「세계」 중에서
모든 것이 당신이었고, 그 모든 당신이 결국 나였으면 좋겠다는 고백. 하지만 그 바람은 ‘당신’이 사라졌을 때야 비로소 완성된다.
저자는 ‘당신’의 빈자리에 남은 ‘나’를 통해 상실과 그리움을 이야기한다.
“내 안의 괴물은/꽤 덩치가 큰가 봐/이렇게 어지러울 정도로/흔들리는 걸 보면” - 「불안감」 중에서
그 흔들림은 외로움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누구나 한 번쯤, 가슴속을 조용히 휘젓는 공허를 견뎌본 적이 있을 테니까.
『토악질』은 그런 외로움과 마주한 한 사람이 자신을 지탱하기 위해 어떤 마음을 꺼냈는지를 담담히 보여준다.
“깊어지는 우울감/끝이 보이지 않는 깊음은/두려움 혹은 경외” - 「깊어진다」 중에서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방식으로 어둠과 마주하고, 그 안에서 버티며 조금씩 나아간다. 이 책은 그 흔들림 속에서도 자기를 잃지 않으려는 한 사람의 기록이며, 같은 외로움을 견디는 이들에게 닿는 조용한 위로이다.
나 역시 때때로 외로움에 잡아먹혀, 그 감정에 압도된 적이 있었다.
이겨내는 방법을 몰라 그저 혼자 헤매기만 했던 기억들. 위로받고 싶어도, 위로해 줄 사람이 없던 날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아주 조용하지만 분명한 손길로 다가왔다. 그리고 나처럼 어디선가 외로움과 마주하고 있는 당신에게도, 이 책이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 낮이밤적 고우어
청년 김꼬리 시집을 ᄀᆞ다, ᄃᆞᆷ다. 아니 내다.
감정을 그리고, 추억을 꺼내어, 슬픔을 덧대고, 삶을 마주하다.
쓰디 쓴 감정과 감각을 담아내는 한 편의 시. 이 시를 보는 모든 이의 슬픔이 비가 되어 흩어지길.
그는 청년 김꼬리. 아니 시인 김꼬리. 축하드려요, 시집을 간 것을. 아니 낸 것을.
- 낮이밤적 시를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