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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다는 것이 봄날 (큰글자책)

살아 있다는 것이 봄날 (큰글자책)

  • 성백광
  • |
  • 문학세계사
  • |
  • 2024-08-05 출간
  • |
  • 240페이지
  • |
  • 210 X 297mm
  • |
  • ISBN 979119300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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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어르신들의 해학과 지혜 세대를 넘어서는 유쾌한 작품
‘살아 있다는 것이 봄날"임을 경험하라

『살아 있다는 것이 봄날』은 시의 형식을 넘어서 독자들에게 삶의 다채로운 면모를 보여주는 작품집입니다. 이 시집에 담긴 작품들은 어르신 시인들의 풍부한 삶의 경험과 깊은 사색을 바탕으로 한 감동적인 순간들을 묘사합니다. 삶과 죽음, 사랑과 이별, 그리고 성찰의 순간들이 시로 승화되어,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물론 삶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합니다.
『살아 있다는 것이 봄날』은 각 세대의 독자들에게 삶의 아름다움을 일깨워줍니다. 또한, 다양한 세대가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문학적 교류의 장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시집에 수록된 작품들은 우리 각자가 삶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무수한 감정들과 만나게 하며, 독자들이 인생의 다채로운 순간을 보다 깊이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아내의 닳은 손등을
오긋이 쥐고 걸었다
옛날엔 캠퍼스 커플
지금은 복지관 커플
-성백광, 「동행」

대상으로 뽑힌 작품입니다. 짧은 문장 안에 아주 많은 시간을 담았습니다. ‘캠퍼스’와 ‘복지관’ 사이. 그리고 단어의 쓰임도 적절하고 예쁩니다. ‘닳은 손등’이란 말, 특히 ‘오긋이’란 구석진 말이 지은이의 심정을 대신해 줍니다. 읽는 이도 따라서 아름다워지는 마음입니다. 이렇게 좋은 작품엔 서정 속에 서사가 가라앉아 있기 마련입니다.

죽음의 길은 멀고도 가깝다
어머니보다 오래 살아야 하는 나를 돌아본다
아! 살아 있다는 것이 봄날
-김행선, 「봄날」

최우수상으로 뽑힌 작품입니다. 이 작품 역시 삶의 아이러니가 만만치 않습니다. ‘죽음의 길은 멀고도 가깝다’가 먼저 그렇고, ‘어머니보다 오래 살아야 하는 나를 돌아본다’가 또 그렇고, ‘아! 살아 있다는 것이 봄날’은 아예 백미에 가깝습니다. 유서처럼. 외마디 소리처럼.

잘 노는 친구 잘 베푸는 친구 다 좋지만
이제는 살아 있어 주는 사람이 최고구나
-이상훈, 「절친」

다급할 대로 다급한 심정이네요. 친구는 삶에 있어 대체 불가능한 이웃이요 동행이지요. 그런데 웬만한 나이 무렵엔 ‘잘 노는 친구’ 좋고 ‘잘 베푸는 친구’ 두루 좋지만 아이 든 지금에는 ‘살아 있어 주는 사람이 최고’라는 저 발견. 남의 일이 아니고 당신의 일이고 나의 일입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따뜻한 거 한잔
-박태칠, 「커피 주문」

대체로 다른 작품들도 그렇지만 이 작품은 더욱 실소가 들어 있습니다.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해 놓고는 자신도 웃고 주변 사람들도 웃습니다. 아름다운 실수. 그것을 또 웃음으로 보아줄 수 있는 너그러움. 그 부분에 따스한 봄 햇살이 더욱 곱게 비쳐듭니다.

복지관 댄스 교실
짝궁 손 터치에 발그레 홍당무꽃
-정인숙, 「로맨스 그레이」

천상, 여자인 분. 예쁘네요. 귀엽고 사랑스럽습니다. 당신의 예쁨과 사랑스러움을 오래오래 잃지 말고 간직하시기 바랍니다. 그 예쁨과 사랑스러움은 당신 하나만 행복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사람들까지 행복하게 해준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할배가 안경을 찾아서
여기저기 돌고 있는데

네 살 손녀가 찾아 주었다

할배 손에 있다고
-천봉근, 「잃은 안경」

이 역시 노년의 삶, 한 풍경을 담았군요. 어찌 이런 일이 이 분만의 일이겠는지요. ‘업은 아기 삼면 찾는다’는 말이 있지요. 아기는 정작 등 뒤에 있는데 전면과 측면에서 찾는다는 말이지요. 몸이 낡고 마음이 또 늙어서 그렇지요. 장력이 점점 느슨해지는 게 인생인가 합니다. 그래도 그 인생을 끝까지 아끼고 사랑할 일입니다.

근육통으로 병원에 갔다
퇴행성이라 약이 없단다
관절염으로 병원에 갔다
퇴행성이라 약이 없단다
마음이 아프다
퇴행성이라 약이 없겠지
-문혜영, 「퇴행성」

이 또한 노년의 해프닝을 담았습니다. ‘근육통’이나 ‘관절염’이 퇴행성인 건 이해가 가지만 마음이 아픈 것까지 퇴행성이라면 대책 없는 가운데 더욱 대책이 없겠습니다. 짐짓 그런 아픔을 ‘퇴행성이라 약이 없겠지’하고 스스로 달래고 눙치고 다스리는 유연한 여유에 축복을 보냅니다.

세월은 흘러
잘도 가는데
어느 길을 따라가야
나이를 안 먹는가

누가 이 늙은이한테 정답 좀 알려 줘 봐요
-원숙이, 「인생 길」

최고령자인 98세 원숙이 님의 시입니다. 비록 수상작은 되지 못했지만 100년 가까이 살아온 노인의 깊이와 연륜이 엿보입니다.

『살아 있다는 것이 봄날』에는 어르신 시인들의 시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노년의 지혜로 가득합니다.

목차

〈머리말〉 삶에 대한 긍정과 미학
1부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아리송한 치매약

〈대상〉 동행
〈우수상〉 봄맞이
〈우수상〉 로맨스 그레이
당신을 못 떠나는 이유
중꺾마
절규
아리송해
있을 때 잘해라
사랑의 정거장
어떤 침묵에 대한 변
손주들
이쪽과 저쪽 사이
꽃다발
유병장수
아침 여덟 시
자식
그리운 떡국
사실은
나이
사랑의 연료
간 맞추기
틀니
고만고만
오해
우리 안 호랑이

2부
봄밤, 반쯤 죽어도 좋겠다

〈최우수상〉 봄날
〈우수상〉 절친
〈우수상〉 퇴행성
최고의 당
한 해 한 해
팔십
낚시
나의 바람
당신의 나이는
봄 바다
인생은 희망
생사
내 이름은 네 개
엄마
키오스크
나이테
밥 생각
늙은 호박
커플 팔찌
착각
천생연분
손자와 할머니
다 그렇게 살았다오
세 살 버릇


3부
주는 것이 받는 것

〈우수상〉 영양제
〈우수상〉 커피 주문
〈우수상〉 잃은 안경
소라게의 집
쌈닭
본전 생각
이팔청춘
늙은이
산길
치매 걸릴 시간 없어요
우리들의 천국
남의 편
모기에게
거울이 묻는 말
배은망덕
리모델링
미세먼지
폰이 사라졌다
내 옷은 사계절용 하나
로또
선물
노망
식후 30분
면치기
오다 주운 꽃

4부
제 새끼는 낳지 않고
개새끼만 챙기네

〈우수상〉 경로석
〈우수상〉 사진
〈우수상〉 노년사우
어떤 전화
이름
첫사랑
인생 길
제주 거슨새미 오름
오해 금지
슬픈 정물화
아주 소중한 도둑놈들
안마의자
친구 관계
임플란트
지금 죽으면 호상일까 요절일까?
아침밥 먹고 나서
마른 귤껍질
미스김라일락
백발
늙은이
안부
임플란트 빠짐
풀꽃
미쳐도 곱게
나이는 못 속여

〈작품 해설〉 촌철살인, 인생의 지혜
나태주(시인, 전 한국시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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