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이 가득 우러나는 곳, 호랑이 찻집에 놀러 오세요.
깊고 깊은 산속, 누구의 발길도 닿지 않는 곳에 호랑이 찻집이 문을 열었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누구보다 진심인 호랑이는 아침마다 정성스레 차를 우리며 손님들을 기다린다. 하지만 호랑이의 바람과는 달리 찻집에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데…... 호랑이의 마음은 산속 구석구석까지 닿을 수 있을까?
마음을 다하는 일이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호랑이처럼 누군가를 위해 아침마다 정성스럽게 차를 준비하는 일, 계절이 지나도록 한 자리에서 묵묵히 기다리는 일. 호랑이가 보여 준 진심은 정성을 다해 우린 차향만큼이나 진하게 다가온다. 이런 마음 덕분에 호랑이 찻집은 오늘도 문전성시다.
느긋한 차 한 잔의 여유를 선물해 주는 그림책
차를 마시기 위한 과정은 아주 느리지만 그만큼 정성을 다하는 일이다. 한 올 한 올 찻잎을 골라내고, 물을 끓여 적당한 온도로 식히고, 찻잔을 따뜻하게 데우고, 차가 우러나기까지 기다리는 수고로움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차를 대접한다는 건 마음을 대접하는 거나 마찬가지인 일이다.
『호랑이 찻집』은 정성스레 차를 우리듯, 천천히 알아가며 깊어져 가는 관계에 대해 말하고 있다. 빠르게 만나고 잊히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살피고 이해하며 다가서는 호랑이와 새들의 사이처럼 말이다. 가장 좋은 것을 주고 싶은 호랑이의 마음과, 이에 화답하는 새들의 호흡이 한데 어우러져 향긋한 차향처럼 마음을 녹이는 평온과 느긋한 여유를 선물한다. 차 한잔을 나누며, 마음도 나누는 따스한 온기가 진하게 퍼지는 그림책이다.
소리로 한 번, 눈으로 또 한 번! 오감을 깨우는 글과 그림의 향연
푸른 마음 한 꼬집, 노란 달 한 숟갈, 새하얀 햇살 한 줌. 가장 좋은 것만 담은 호랑이의 차 한 잔이다. 작가는 이 과정을 소리로 한 번, 눈으로 또 한 번 보여 준다. ‘따라라라라, 또로로로록’ 차를 따르는 청아한 소리, 찻잎이 하나둘 피어나는 경쾌한 순간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넘실대며 흘러가는 물줄기에 저절로 몸을 맡기고 싶어진다. 시처럼 감각적인 언어들이 모여 차의 심상을 상상하게 하고, 차가 흘러가는 아름다운 순간들이 모여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한 잔의 차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 즐거운 축제처럼 펼쳐지며 오감을 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