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 실제 공간을 통해 근현대사에 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책
‘딜쿠샤’는 일제 강점기 때 앨버트 테일러 부부가 살던 집이다. 지금은 문화재로 지정되어 많은 사람이 방문하는 기념관이 되었지만, 시실 딜쿠샤에는 우리 민족의 슬픈 역사가 서려 있다. 그 시작은 100년 전 딜쿠샤를 지은 앨버트 테일러 부부의 애정 어린 손길로부터 시작된다.
《딜쿠샤에 초대합니다》는 단지 ‘딜쿠샤’에 살던 앨버트 테일러 부부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그 아들 브루스, 보빙사 출신으로 독립운동가이기도 했던 김 주사, 제암리 학살 사건 때 부모를 잃은 색동저고리 입은 소녀, 꽃다운 나이에 일본 순사에게 끌려갔던 마리아 할머니, 종군 기자 출신의 ‘구름 과자 아저씨’, 태평양 전쟁에 참전했던 브루스와 나바호족 미국인 병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한 권 책 안에서는 작가는 “사람이 집을 짓지만, 집이 사람을 짓기도 한다.”라는 책 속 앨버트의 말처럼, ‘기쁜 마음의 궁전’ 딜쿠샤가 많은 사람에게 기쁨과 평안을 주었음을 이야기한다.
ㆍ 낯선 이방인의 눈에 비친 100년 전 우리 민족의 모습
“호박은 호랑이의 영혼이 깃든 것이라 생각해 조선 사람들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보석이랍니다.”
“조선 사람들은 주로 장례식 때 흰옷을 입는답니다. 부모가 돌아가시면 3년 상을 치르고, 국왕이 돌아가시면 7년 상을 치르기 때문에 흰옷은 조선 사람을 상징하는 옷이 되었지요.”
“남성들이 쓴 모자는 ‘갓’이라고 하는데 말총으로 만들었어요. 갓은 양반들이 주로 쓴답니다.
양반은 귀족에 속하는 사람들이지요.”
“조선에는 설날이 되면 외국인의 집을 방문할 수 있는 특별한 풍습이 있답니다.”
《딜쿠샤에 초대합니다》에는 메리와 앨버트의 동생 빌 등 외국인의 눈에 비친 일제 강점기 시대상이 곳곳에 깃들어 있다. 조선 사람들은 오랫동안 상을 치르며 흰옷을 입는 풍습이 있어서 흔히 말하듯 ‘백의민족’이 되었고, 설날이면 외국인의 집을 방문하는 풍습이 있었다. 또한 한국전쟁 이후 집을 잃고 딜쿠샤에 모여 살던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분단 이후 사람들의 아픔을 엿볼 수 있다. 따라서 어린이들은 이 책을 읽으며 긴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 민족이 겪어야 했던 비극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며, 역사 인식의 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재미와 감동이 담긴 스토리를 통해 문해력과 다양한 지식을 얻기 원하는 어린이 독자라면, 지금 바로 읽어야 할 ‘필독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