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야기에 집중하게 하는 숨은 사랑 찾기!
『오! 나의 신부』의 주인공 왕동민은 2학기가 지나도록 이름도 모르는 아이가 있을 정도로 같은 반 아이들에게 관심이 없는 소년입니다. 동민이의 관심사는 오직 자기 자신. 게다가 툭하면 친구들을 놀리고, 잘못을 하고도 사과하지 않아서 반 아이들은 동민이를 신뢰하지 않습니다. 선생님이 “네가 앞으로 멋진 모습을 보이면, 친구들도 너를 믿게 될 거야.”라고 말해 주었지만, 동민이는 멋진 모습이 어떤 것인지조차 알지 못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빠의 고향 친구 김호덕 아저씨의 딸이 자신과 같은 반이며, 자신을 몰래 좋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 순간 동민이의 마음속에서 몽글몽글 뜨거운 구름이 피어오릅니다. ‘매너 없고 인기 없는 왕동민’으로 낙인찍힌 자신을 좋아하는 여자애가 있다니! 그때부터 자신을 몰래 좋아하는 아이를 찾기 위한 동민이의 추리가 시작됩니다.
『오! 나의 신부』는 ‘숨은 사랑 찾기’라는 소재로, 주인공과 함께 베일에 싸인 인물을 추리해 가는 재미가 큰 작품입니다. 주어진 단서를 모아 자신을 좋아하는 여자애가 누군지 찾아가는 과정이 영화처럼 펼쳐져 독자의 궁금증과 호기심을 자극하지요. 더불어 주인공의 추리가 연거푸 빗나가며 ‘기대’가 ‘착각’이 되는 순간들은 큰 웃음을 선사합니다. 추리하는 재미, 주인공이 겪는 상황에 몰입해 함께 울고 웃게 되는 경험! 『오! 나의 신부』는 이야기가 가진 힘을 여실히 보여 주고, 어린이 독자들을 책이라는 이야기의 세계에 머물게 하는 작품입니다.
# 마음을 전하는 것이 사랑의 첫걸음!
나는 은우한테 나쁜 말을 뱉을까 고민했어. 하지만 이제는 나를 지켜보는 여자애들이 있으니까, 애써 은우의 말을 무시하고 화를 참았어. (43쪽)
평소의 나라면 시원하게 말해 주었을 거야. 하지만 오늘은 채윤이를 위해 비밀을 지켜 주고 싶었지. 반장 자존심에 국어 시험 30점 맞았다는 소문이 나면 속상해할 게 뻔했거든. (47쪽)
『오! 나의 신부』 속 동민이는 이기적인 태도로 반 아이들에게 신뢰받지 못하던 아이였습니다. 그런데 자신을 좋아하는 여자애가 같은 반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그 아이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평소와 다르게 말하고 행동합니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관심과 친절, 진심을 담기 시작했지요. 다친 친구를 위해 책을 들어 주고, 친구가 그린 그림을 칭찬하고, 친구의 비밀을 소문내지 않고 지켜 주기! 동민이가 말을 바꾸고, 행동을 바꾸자 놀라운 일이 일어납니다. 동민이의 작은 친절과 관심이 서서히 퍼져 나가 친구들의 마음을 연 것이지요. 그 결과 동민이가 억울하게 오해를 받게 된 순간, 이제는 반 친구들이 나서서 동민이를 변호하고 지지해 줍니다.
『오! 나의 신부』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이 꼭 나쁘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사랑이 없는 타인의 시선은 부담을 주고, 평소의 나답지 않은 행동을 하게 만드는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옵니다. 하지만 동민이의 경우처럼,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고 말과 행동에 진심을 담으면, 그것이 징검다리가 되어 어느 순간 소원하던 일에 가 닿게 됩니다. 크리스마스이브 날 동민이 사물함에 들어 있던 세 장의 카드처럼요! 신부 찾기 소동을 통해 인기 없는 왕동민이 인기 있는 왕동민으로 거듭난 것처럼, 사랑이 담긴 타인의 시선은 때로 나를 좋은 길로 이끄는 등대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작품은 보여 줍니다. 더불어 그 모든 변화의 첫걸음은, 친구의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 주는 것,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는 것처럼 작은 일에서 출발한다는 점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