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에도 나쁜 장난이 있어요?"
모두가 다 같이 웃을 수 있는 진짜 장난!
소문난 장난꾸러기 재호는 오늘도 아침부터 동생의 달걀프라이에 초고추장을 뿌려 엄마에게 혼이 난다. 엄마의 불호령을 뒤로하고, 등교한 재호는 학교에서도 장난을 멈추지 않는다. 담임 선생님이 급하게 화장실로 달려가자 똥을 눈다고 아이들에게 소문내고, 오카리나 시간에 끝말잇기로 수업을 방해한다.
선생님의 호통에도 재호의 장난은 점점 더 커진다. 중간 놀이 시간, 우준이와 구름사다리 대결을 벌이던 중 우준이의 말에도 게임을 멈추지 않아 결국 바지를 반쯤 벗기게 만든다. 우준은 그런 재호에게 잔뜩 화가나 씩씩거리며 돌아간다. 생태 놀이 수업에는 지렁이를 만진 손으로 지안이의 볼을 콕 찔러 울음까지 터뜨리게 만든다.
결국 담임 선생님은 재호를 따로 불러 단호하게 말한다.
“다른 사람을 속상하게 하면 그건 장난이 아니야. 이번에는 선생님이 재호 부모님께 말씀드릴 수밖에 없겠구나.” (본문 45쪽)
선생님의 전화를 받은 재호의 엄마는, 이어진 우준이 엄마의 전화에 결국 눈물을 보이고 만다. 하지만 재호는 "대결이었을 뿐인데 왜 내가 혼나야 해?"라며 억울해한다. 과연 재호는 친구의 마음을 이해하고, 모두가 웃을 수 있는 진짜 장난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을까?
지나친 장난으로 외면당한 재호
가족, 선생님, 그리고 친구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까?
우준이와 지안이에게 심한 장난을 쳤던 재호는 미안한 마음에 편지를 쓰고, 편의점에서 과자와 음료수를 잔뜩 산다. 선물을 받고 기뻐할 친구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들뜬 마음으로 등굣길에 나선 재호는 우준이와 마주친다. 재호는 자신의 마음을 전하며 준다. 하지만 우준이가 콜라 캔 뚜껑에 있는 고리에 손가락을 걸어 잡아당기는 순간, 검은 거품이 폭발하며 온몸을 뒤덮는다. 당황한 재호는 "일부러 그런 게 아니야!"라고 말하지만, 그동안 쌓인 감정이 폭발한 우준이는 소리친다.
“이제 너랑은 절대 안 놀아. 말도 안 해! 너는 악당이야!” (본문 66쪽)
억울한 재호는 설명하고 싶지만, 이미 재호의 장난에 지친 우준이는 등을 돌리고 떠난다. 학교에 도착한 재호는 지안이에게도 선물을 전하지만, 지안이 또한 우준이의 이야기를 들었다며 선물을 거절한다. 교실의 친구들 역시 재호를 향해 어이없다는 눈빛을 보낼 뿐이다. 그렇게 지나친 장난으로 인해 재호는 주변 사람들과 점점 멀어지기 시작한다. 『장난치고 싶을 때는 어떻게 해요?』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은 장난이 괴롭힘이 될 수 있음을 알려 준다. 진짜 장난이란 상대의 표정을 살피고, 마음을 헤아려 함께 웃을 수 있을 때 완성된다는 소중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꽁꽁 언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장난의 힘
엄마와 함께 "다른 사람의 기분을 헤아리는 방법"을 배워 가는 재호는 유쾌한 장난이란 무엇인지 서서히 깨닫기 시작한다. 장난은 멀어졌던 마음을 단숨에 가깝게 만들고, 바쁘고 여유 없는 일상 속에 가벼운 숨 하나를 틔워 준다. 그래서 누군가는 장난을 하찮은 "부속물"처럼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진짜 장난은, 마음이 통할 때 비로소 제 역할을 한다. 내 말에 상대가 같이 웃고, 같이 녹고, 같이 부드러워지는 그 순간. 그게 바로 진짜 장난이다.
『장난치고 싶을 때는 어떻게 해요?』를 읽은 어린이 독자들도 누군가의 마음을 살며시 간질이는 따뜻한 장난 한마디를 먼저 건네볼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