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그림과 다정한 상상력으로 그려 낸 깜찍한 반전,
그 안에 담긴 따뜻한 공감과 반려의 의미
2025년 볼로냐 라가치상 어메이징 북쉘프에 선정되며 독창성과 창의성을 인정받은 박하잎 작가는 리듬감 있는 반복 구성으로 이야기에 몰입하게 하고, 특유의 따뜻한 시선과 기발한 상상력으로 기분 좋은 반전의 재미를 만들어 내요.
낮에 각자의 집으로 돌아온 네 명의 아이들은 반려동물들에게 인사를 하고, 밥을 주고, 함께 놀아 주어요. 그러면서도 동물들이 왜 이런 행동들(뻐끔거리거나, 몸을 흔들거나, 자꾸 짖거나, 무릎 위로 올라 오는)을 하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 하다 잠자리에 들지요. 그런데 밤이 되자 동물들은 몰래 집 밖에 모여 오늘 아이들의 기분이 어땠는지, 그에 맞춰 자신들이 어떻게 아이들을 돌봐 주었는지 서로 밤새 이야기를 나누어요. 독자들은 처음엔 동물을 돌보는 아이들의 시선을 따라가다가 이야기 중간부터 동물들의 시선으로 전환되는 순간, 동물들도 각자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아이들을 보살피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유쾌한 반전과 포근한 감동을 느낄 수 있어요. 특히 반려동물과 함께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하나쯤 있을 법한 개인적인 경험을 떠올리게 되지요. 밥을 주었는데도 내가 있는 방향으로 계속 쫓아오던 금붕어, 외출하려는 내 손을 자꾸 부리로 잡아 끌던 앵무새, 눈물이 흐르는 얼굴을 핥아 주던 강아지, 내가 아픈 날 유독 몸을 찰싹 붙이고 온기를 나누어 주던 고양이의 마음이 궁금했던 순간과 같은 경험 말이지요.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과 동물은 서로의 비언어적 행동에 집중할 수밖에 없고, 가끔은 마음이 통한다고 느껴지는 놀라운 순간들이 있어요. 그러나 동물들의 진짜 속마음을 정확히 알 수는 없기에, 우리는 종종 (어쩌면 매일같이) 이런 생각을 하게 되지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디가 아프거나 슬프지는 않은지, 나랑 살면서 행복한지, 딱 한 번이라도 말을 해 주면 좋겠어.’ 『내 친구가 하고 싶은 말』을 통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사람들은 깊은 공감을, 반려동물을 떠나 보낸 사람들은 따뜻한 위로를, 아직 반려동물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함께하는 관계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현재 우리나라 전 국민의 3분의 1에 가까운 수가 반려동물과 함께하고 있으며(2024년 기준), 이러한 반려동물 인구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예정이라고 해요. 이 책에 담긴 귀여운 상상력을 통해 ‘내 친구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짐작해 본다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과 교감하는 기쁨, 함께 살아가는 반려의 의미를 깨닫게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