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늘한 공포를 즐기고 싶은 당신에게!
깜깜한 심야, 조용한 방, 혼자 있을 때 읽어보세요
주의! 거울은 보지 마세요
공포 마니아라면 추적추적 장맛비가 내리는 무더운 여름밤에 집 안의 모든 불을 끄고 공포물을 시청하거나 공포 소설을 읽거나 인터넷 괴담을 찾아보는 즐거움을 알 것이다. 수련회, 수학여행, MT 등 여러 명이 한방에 모일 기회가 있으면 잠들기 전 도란도란 모여 슬그머니 ‘내가 아는 무서운 이야기’를 꺼내게 된다. 이때 괴담꾼의 입담도 한몫하지만 무엇보다 이야기에 담긴 날것의 공포가 핵심이다.
〈심야괴담회〉 임채원 PD는 늦은 밤 괴담 게시판을 둘러보다 ‘어떻게 활자를 읽었을 뿐인데 이토록 무서울까?’라는 의문을 품게 되었고 스스로 공포 콘텐츠의 강력한 중독 효과를 경험하고 이를 믿고 〈심야괴담회〉를 기획했다고 한다. 그리고 44인의 어둑시니와 괴담꾼들 그리고 녹화장 밖의 공포 마니아의 사랑으로 다섯 번째 시즌을 맞았다.
〈심야괴담회〉에 들어온 사연을 보면 대부분 자신의 경험을 두서없이 나열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중에서 ‘날것의 공포’가 담긴 이야기를 건져낸다. 이후로는 작가진이 방송에 적합한 언어로 가공을 시작한다. 철저한 취재를 통해 이야기에 살을 붙이고 괴담꾼의 입말에 맞게 고치고 촬영팀에 주의할 사항을 추가하고 때로는 더욱 무섭게 구조를 틀고……. 휴일도 없이 밤까지 거듭 구성회의를 거쳐 대본을 완성해낸다.
조명이 꺼지고 카메라가 철수하는 세트 귀퉁이에 쌓인 대본을 보고 문득 ‘이대로 잊히기에는 너무 아깝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심야괴담회〉의 팬, 어둑시니에게 활자로 만나는 공포를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더해져 대본집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이 대본집에는 어둑시니 44인과 제작팀이 직접 뽑은 레전드 괴담 30편(시즌 4의 22편 시즌 1의 8편)의 무삭제 대본이 수록되어 있다. 무더운 여름밤, 밤이 긴 겨울날, 추적추적 비가 내려 한낮에도 흐린 날, 유독 집 안이 고요한 어느 날…… 〈심야괴담회〉 대본집을 펼쳐보시기를. 공포 단편소설집 못지않은 오싹함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