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에서 즐기는 품위 있는 불(佛)멍
이 책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국보 ‘반가사유상’을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이 아니라 내 방에 놓여진 위대한 침묵, 천년의 미소로 건네받는 궁극의 쉼으로 거듭나게 한다. 읽기 위한 책이 아닌 보기 위한 책. 머리와 가슴을 채워 넣기 위한 책이 아닌 머리와 가슴을 비워 내기 위한 책. 나 자신을 벗을 수 있는 최고의 시간을 선물해 주는 이 책은 부처의 가르침으로 가는 고요하고 풍요로운 길을 안내한다. 반가사유상은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에 전시되어 있다. 이 책은 사유의 방과 더불어, 반가사유상을 충분히 바라보며 깊은 명상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이 책만 있으면 내가 있는 곳이 곧 사유의 방이다. 한국 불교 예술의 자부심이자 한국 문화의 긍지. 반가사유상을 실물보다 더 실감나게 바라보며 무아의 경지에 빠질 수 있다.
큰 책으로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지금까지 이렇게 큰 반가사유상 책은 없었다. 기존의 관련 책들은 작은 판형에 작은 사진, 불교 조각에 대한 전문적인 글을 위주로 담아 불상의 조각적인 아름다움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했다. 반면 이 책의 충격적인 크기와 편집은 입술에 머금은 그윽한 미소, 손과 발의 미묘하고도 섬세한 움직임, 고요한 생동의 완벽한 조화 등 반가사유상의 감동을 오롯이 전달한다. 360도 각도는 물론 초근접 클로즈업으로 우리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것까지 담아냈다.
크게 보면 자세히 볼 수 있고, 자세히 보면 다르게 볼 수 있다. 작은 굿즈에서 역사적 자료로만 생각했던 유물을 일상에서 사랑스럽게 소유하는 기쁨을 얻는다면 이처럼 큰 책은 일순간 유물 속으로 빨려 들어가 혼자 힘으로는 쉽사리 만날 수 없는 고요한 침묵, 품위 있는 멈춤과 만나게 해 준다. 살짝 올라간 입꼬리, 지그시 내려다보는 눈길,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는 손가락과 볼의 접촉…… 우리 눈으로는 다 볼 수 없는 것들을 볼 수 있게 하는 힘은 크기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볼 수 없는 것을 보여 주는 책. 특대형 도서 『반가사유상』만이 줄 수 있는 깊이다.
감상에 깊이를 더하는 해설
해설은 한국 최고의 미술사학자 강우방 선생이 맡았다. 해설에서는 이 불상들이 언제 어디에서 만들어졌을지, 명칭은 무엇을 뜻하는지, 형식과 양식의 특성은 무엇인지, 이 사유상이 위대하다고 평가받는 근거는 무엇인지, 그럼에도 아직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는 무엇인지 친절하게 알려준다. 해설 영문 버전이 실려 있어 한글을 못 읽는 외국인도 반가사유상의 아름다움과 그 가치를 오롯하게 즐길 수 있다.
“인간은 현실의 끊임없는 괴로움과 억압의 상태에서 행복과 자유의 이상적 세계를 실현하고자 갈망한다. 그러한 때에 우리는 자기도 모르게 한 손에 턱을 괴고, 깊은 생각에 빠지곤 한다. 인간의 이러한 본질적 혹은 원초적 모습을 예배의 대상으로 삼는 종교는 불교뿐일 것이다. 그만큼 불교는 인간적인 면이 강하다. 싯다르타 태자는 자주 사유에 몰입했다.” -해설에서
“마침내 석가모니는 세속적 생활을 포기하는 최후의 결단을 내린다. 사유상은 바로 이러한 최후의 결단을 내리기 전까지 인생의 무상함을 인식하고, 또 그 무상함을 극복할 길을 모색하는, 즉 여러 가지 문제를 깊이 사유하는 태자의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해설에서
펀딩과 앵콜 펀딩으로 증명된 독자들의 호응
재출간된 『반가사유상』은 2025년 1월 24일~2월 16일, 와디즈 펀딩을 통해 최초 공개됐다. 15만 원이라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목표치를 훨씬 상회하는 금액 (6000% 달성)으로 성공 리에 종료해 반가사유상 마니아들이 있음을 확인시켜 줬고 불교가 젊은이들의 일상생활 속에 지식과 교양, 문화와 예술의 형태로 꽃 피우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결과이기도 했다. 펀딩 종료 2달 만에 책을 받아든 독자들은 “알바로 번 돈을 마음의 양식으로 환원했다”거나 “바싸긴 하지만 감상하기엔 최고”라는 반응을 보였다. 실물 도서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자 미처 펀딩에 참여하지 못한 사람들의 뒤늦은 탄식이 터져 나왔다. 이러한 반응에 힘입어 지난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앵콜 펀딩(4월 29일~5월 19일)을 실시했다. 싯다르타 석고 오브제 등 다양한 상품과 함께 ‘반가사유상’을 만나 볼 수 있는 기회로, 마음의 안식을 얻고픈 사람, 아름다움의 깊이를 갖고픈 사람을 위한 최고의 선물이 되어 주었다.
■ 왜 반가사유상인가
일반적으로 불상은 예배의 대상이므로 좌상이든 입상이든 얼굴과 몸을 정면을 향하여 바라보도록 만들었다. 그런데 사유상은 이러한 일반적인 불상과는 달리, 몸은 정면을 향하되 오른쪽 다리를 왼쪽 무릎에 올리고 오른손으로는 앞으로 숙인 얼굴의 턱을 받치고 무엇인가 깊이 생각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것은 신의 형상이라기보다는 인간의 자세이다. 스스로 질문하며 스스로 자각하려는 인간의 모습이자 초기 불교 조각으로 만나는 영원한 나의 자화상인 것이다.
인간은 현실의 끊임없는 괴로움과 억압의 상태에서 행복과 자유의 이상적 세계를 실현하고자 갈망한다. 그러한 때에 우리는 자기도 모르게 한 손에 턱을 괴고 깊은 생각에 빠지고는 한다. 이처럼 고뇌와 번민에 맞닥뜨렸을 때 스스로 질문하며 스스로 자각하려는 인간의 모습인 ‘사유하는 나’를 조각으로 나타낸 것이 바로 사유상이다. 불교 조각상의 하나로 확립된 사유상은 우리에게 매우 귀중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인간은 구제나 구원의 대상이 아니라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존귀한 존재이며, 그로 인해 반가사유상은 피안의 절대자에 대한 형상이 아닌 바로 우리, 그리고 나의 자화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된다. 사유상은 ‘영원한 나의 자화상’인 셈이다.
이 책에 소개되는 두 점의 금동반가사유상은 이러한 반가사유상의 의미를 고스란히 담고 있을 뿐 아니라 고대 한국의 조각품 가운데 그 조형미와 예술미에 있어 가장 탁월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높이가 90센티미터 내외로 실제 사람과 비슷한 크기를 재현하여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을 구현하고 있으며 신체 각 부분의 유기적 조화, 고졸한 미소와 자연스러운 자세, 천의자락과 허리띠의 율동적인 흐름, 완벽한 주조기법 등 우리는 이 금동불을 통해 가장 이상적인 반가사유상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현재 두 작품은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에 소장되어 있으며 모두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
■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반가사유상을 원 없이 들여다보고 싶은 사람, 한국 문화와 불교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 때와 장소에 제한받지 않고 명상에 몰입하고 싶은 사람, 나에게 궁극의 휴식을 제공하고 싶은 사람, 천년의 미소와 손짓으로 위로받고 싶은 사람, 외국인에게 한국의 아름다움을 선물하고 싶은 사람…… 스스로 질문하며 스스로 자각하려는 인간의 모습에서 자신의 자화상을 만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자신을 위한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