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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음악

전쟁과 음악

  • 존 마우체리
  • |
  • 에포크
  • |
  • 2025-07-14 출간
  • |
  • 420페이지
  • |
  • 140 X 200mm
  • |
  • ISBN 9791199126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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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양차 대전과 독재자: 히틀러, 스탈린, 무솔리니가 들어야 할 음악을 정하다

20세기는 두 번의 세계대전과 그에 못지않게 심대한 영향을 미친 냉전이 있었던, 그야말로 전쟁의 세기였다. 유일무이하게 눈에 보이지 않는 예술인 음악, 그중에서도 특히 클래식 음악이 지난 세기의 거대 전쟁에 전략적 요소로 사용되었고, 그로 인해 클래식 정전(正典)의 명맥이 끊기고 말았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에게 놀라움으로 다가올 것이다. 어떻게 클래식 음악이 국가의 상징이자 무기로 쓰이게 되었을까. 어쩌다 음악은 역사의 소용돌이의 피해자가 되고 말았을까.
제1차 세계대전의 전조가 감돌던 20세기 초는 예술계의 활력과 다양성이 광증에 가깝게 치닫던 시기였다. 바그너의 오페라에서 시작된 음악의 폭력 묘사가 푸치니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에 이르러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고, 세르게이 댜길레프가 이끄는 발레 뤼스의 폭력성과 선정성은 사람들을 열광시켰다. 미래파, 입체파, 표현주의, 초현실주의 등 수많은 ‘파’와 ‘주의’가 유럽을 뒤덮었다. 음악 또한 이런 흐름에 반응했다. 예상 불가능한 리듬으로 듣는 이를 혼란스럽게 하는 음악, 수 세기 동안 발전시켜온 조성을 버린 음악이 탄생한 것이다. 바로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과 쇤베르크의 〈달에 홀린 피에로〉로 대표되는 음악이었다.
잔인한 전쟁을 겪은 나라들은 국가적 자존감과 정체성을 북돋우기 위한 정책이 필요했다. 그렇게 1차 대전 이후 음악은 정치 철학의 대변자라는 역할을 떠안았다. 전쟁의 세기에 등장한 독재자 히틀러, 스탈린, 무솔리니는 사람들의 행동을 통제하기 위해 음악을 통제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했고, 저들의 체제에 공식적인 음향을 부여할 음악 양식을 콕 집어 요구했다. 히틀러는 기준도 불분명한 ‘퇴폐 음악’이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작품의 연주를 금지했고, 유대인 작곡가들을 탄압했다. 스탈린은 ‘사회주의 리얼리즘’으로 창작의 범위를 제한했다. 무솔리니는 ‘실험적’인 음악에 재갈을 물렸다. 그로 인해 각자의 조국에서 선풍을 불러일으켰던 많은 작곡가들이 자신과 가족의 운명을 건 어려운 선택을 해야 했다. 저자는 대표적으로 네 명의 독일 작곡가 아르놀트 쇤베르크, 에리히 볼프강 코른골트, 파울 힌데미트, 쿠르트 바일을 꼽으며, 그들의 음악 인생과 저평가된 작품을 새로이 조명한다.


냉전과 문화 전쟁: 아방가르드와 현대음악

한편 엄청난 희생을 낳은 두 번의 전쟁이 끝나고 전 세계가 총칼을 내려놓으면서 국제 질서가 빠르게 재편되었다. 2차 대전 기간 미국의 동맹국이었던 소련이 이제 미국에게 나치와 파시스트보다 훨씬 큰 위협으로 떠올랐다. 방금 전까지 적으로 맞섰던 국가들이 소비에트 공산주의와의 또 다른 일전을 치르기 위해 한편이 되었다. 이른바 냉전의 시대에 돌입한 것이다. 자유를 기치로 내건 미국이 패전국의 재건을 돕는다는 명분으로 유럽과 손을 잡았고, 음악은 다시 한 번 전장의 선두에서 서게 되었다.
서방 세계는 미국의 주도하에 음악계의 ‘비나치화’ 작업에 착수했다. 또한 소련의 사회주의 리얼리즘에 맞서 ‘아방가르드’를 서방 세계의 대변자로 내세웠다. 새로움과 표현의 자유를 표방한 아방가르드는 국가의 은밀한 지원을 받으며 문화의 전쟁터를 누볐다. 제도권 안으로 완벽하게 흡수된 아방가르드는 20세기 현대음악 그 자체가 되어버렸다. 그 과정에서 아방가르드 노선과 거리를 둔 망명 작곡가들이 미국에서 쓴 작품은 온갖 이유로 평가절하당하고 연주를 꺼리면서 어느 순간 공연장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현대음악은 기부자-평론가-기관의 승인이라는 축복을 받았으나, 이 삼위일체에는 ‘관객’이 빠져 있었다. 현대음악과 감상자의 거리는 점점 더 멀어져갔다.
폐기 처분된 음악과 청중이 외면한 음악 사이의 공백은 무엇으로 채워졌을까? 저자는 단호하게 말한다. 그 자리를 대체한 음악은 없었으며 공백은 공백인 채로 남았다고. 그렇게 공연장에서는 1710년경부터 1930년경 사이에 쓰인 ‘표준 레퍼토리’ 작품만을 무대에 올리게 되었고, 우리는 애청하는 동시대 클래식 음악도, 현재 살아 있는 위대한 클래식 작곡가의 이름도 쉽게 떠올리지 못하는 시대를 살게 되었다.


영화음악, 20세기 클래식 음악의 중요한 퍼즐 조각

저자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클래식’이라고 정의하는 음악의 경계에 의문을 제기하며, 영화음악은 20세기 클래식 음악이라는 퍼즐을 맞추는 데 있어 빠질 수 없는 조각이라고 말한다. 19세기 말에 발명되어 20세기 초 혁명적인 발전을 이룩한 영화라는 예술은 삶의 막다른 골목에 몰린 클래식 작곡가들에게 또 다른 탈출구가 되어주었다.
저자는 바그너를 영화음악의 직계 선조로 규정한다. 바그너가 〈니벨룽의 반지〉에서 지크프리트를 위한 모티프를 지었듯 작곡가 맥스 스타이너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타라의 주제’를 지었다. 스타이너는 “영화음악이라는 사상의 실마리는 바그너로부터 비롯되었다. 만약 바그너가 20세기에 태어났더라면 제일가는 영화음악 작곡가가 되었을 게 분명하다”고 말한 바 있다. 바그너가 음악과 동작을 일치시켰던 방식의 효율성을 직접 경험하고, 라이트모티프 기법 같은 바그너의 문법을 알았던 유대인 작곡가들은 영화음악이라는 또 다른 길을 통해 클래식 음악의 계승자가 되었다.
할리우드 유성영화를 위한 음악을 쓴 1세대 작곡가들은 히틀러가 불법 음악의 생산자로 위험인물 명단에 올린 ‘퇴폐 음악가들’이기도 했다. 이후 1세대 작곡가들에게 배운 미국 태생의 영화음악 작곡가들은 너무나도 아름답고 훌륭한 교향악을 썼으나 음악 평론가와 학계의 전문가 집단은 제도권 내의 음악만을 다루며, 이들의 음악을 ‘무비 뮤직’이라는 용어로 깎아내리고 무시했다. 할리우드 음악을 향한 수많은 편견(‘미키 마우스 음악을 쓴다’ ‘과거 클래식 거장들로부터 훔친 재료로 음악을 쓴다’ ‘영화음악가들은 질보다 양으로 승부한다’ ‘영화음악은 감상용이 아니다 등)이 이렇게 우리의 인식 속에 새겨졌다.


이제 우리가 잃어버린 20세기 음악을 되찾을 시간이다

21세기도 사반세기가 지난 지금, 예전보다는 상황이 조금 나아졌을지도 모른다. 이제 우리의 콘서트홀에서는 존 윌리엄스의 영화음악, 지브리 스튜디오의 영화음악이 울려 퍼지고, 종종 게임 음악 콘서트도 열린다. 그러나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에게는 제도권 클래식 음악에도, 인기 영화음악에도 속하지 못한 잊힌 작곡가와 작품이 수없이 많다. 그런 음악을 발굴하고 연주하는 것은 음악가들의 몫이겠으나 이를 위해서는 음악을 듣고 싶어 하는 대중의 지지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나치가 약탈하고 훔쳐간 미술 작품을 찾아다니는 일을 책임진 소위 ‘모뉴먼츠 맨’은 안타깝게도 잃어버린 음악을 되찾는 일은 하지 못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예술인 음악을 어떻게 되찾을 수 있을까. 이 방대하고 복잡한 이야기를 풀어낼 해답은 곧 “음악을 연주하는 것”뿐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세월에 쓸려 사라진 음악에 마음을 열고, 생존 작곡가들에게 저마다의 개성 있는 목소리로 노래하도록 격려하자고 말한다. 그런 노력이 우리가 빼앗긴 음악들을 우리의 품으로 되돌아오게 할 것이다.
물론 내가 좋아하는 음악에만 머물러도 괜찮다. 그러나 음악의 세계는 무궁무진하고 우리를 행복하게 할 음악의 목록 역시 길다. 지금 그대로는 좀 아깝지 않은가. 클래식 애호가를 자처하지만 20세기 이전 작품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 너무 어려운 현대음악에 회의를 느꼈던 사람들이라면 이 책이 낯선 음악에 호기심을 갖게 하고, 풀지 못했던 의문에 명쾌한 해답이 되어줄 것이다.

목차

들어가며: 20세기가 금지한 음악

1 클래식 음악의 두 갈래 평행 우주
감정을 잃어버린 세계

2 브람스와 바그너
무엇이 ‘새로운 음악’인가

3 스트라빈스키와 쇤베르크
오케스트라 폭력을 연주하다 | 1913년, 〈유희〉 vs. 〈봄의 제전〉 | 〈달에 홀린 피에로〉가 일으킨 센세이션 | 서양 음악의 빅뱅

4 12음 음악의 탄생
세 명의 독재자가 무대에 오르다

5 히틀러, 그리고 내부로부터 생겨난 맹독
독일 유대인 작곡가들의 ‘퇴폐’ 음악

6 스탈린과 무솔리니가 음악을 만들다
소비에트 연방의 공식 음악: 프로코피예프와 쇼스타코비치 | 이탈리아 오페라, 부수적 피해자가 되다

7 영화음악, 20세기 클래식 음악의 새로운 출구
바그너의 이론이 승리하다 | 할리우드의 작곡가들 | 보는 음악, 보이는 음악

8 새로운 전쟁, 낡은 아방가르드
해결책이 떠오르다: 돌아온 아방가르드

9 냉전이 현대음악을 정의하다
미국이 신음악 전쟁에 뛰어들다 | 자유 서방을 위한 음악 미학 | 시간을 초월하는 예술

10 역사 창조하기, 역사 지우기
할리우드 영화음악에 대한 흔한 오해들 | 아, 영화음악 지휘자셨지 | 불레즈의 평론을 조심하라 | 쇤베르크 음반 해설이 비판 일색이었던 이유 | 악평은 계속된다

11 문화 전쟁과 상실에 관하여
슈트라우스, 스트라빈스키, 시벨리우스를 위한 변명

12 우리에게 다시 돌아올 미지의 음악을 위하여
평화의 아이들 | 게임 음악, 진정 새로운 세계

부록: 개인적 일기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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