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나는 세상, 처음 만나는 친구들
해가 뜨고 달이 뜨고 별이 빛나는 곳,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비가 내리고 눈이 내리는 곳.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에요. 이 곳에는 제각기 다른 모양과 빛깔로 살아가는 생명들이 있지요.
이제 막 눈을 뜨고 세상과 만난 아기들에게 보여줄 첫 그림책입니다. 아기가 살아갈 세상을 찬찬히 알려 주고, 귀여운 동물 친구들이 아기와 눈 맞추며 반겨 줍니다. 이 책은 ‘아기에게 보여주고 싶은 세상’과 ‘동물 친구’라는 두 가지 주제를 한 권으로 엮었어요. 앞뒤로 각각 한 권씩, 두 권의 책인 셈입니다.
이 책은 다정한 목소리로 어린 독자들에게 이렇게 말을 걸어요. 너에게 세상을 보여줄게. 아침이 오면 해님이 쭉쭉 기지개를 켜고, 밤이 오면 달님이 둥실 떠올라. 구름은 뭉게뭉게 하늘로 피어오르고, 비는 쏴아쏴아 땅으로 내리지. 겨울이 오면 하얀 눈이 펑펑 내려.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이면 우리 함께 눈사람을 만들자. 또 이렇게도 말해요. 너에게 친구들을 소개할게. 여기는 멋쟁이 사자, 여기는 귀여운 강아지. 꼬물꼬물 개미도 있고, 개굴개굴 개구리도 있네. 친구들아, 만나서 반가워.
세상과 눈 맞추기 어려운 아기들을 위해
아기들의 눈은 점진적으로 발달합니다. 신생아들은 시야가 흐릿하여 초점을 못 맞추고 단순한 명암만 인식하다가, 2~3개월이면 양육자와 눈을 맞추고 색상을 인식하기 시작해요. 6개월 즈음에는 초점을 잘 맞추고 물체의 거리를 인식하기 시작하고 기본적인 색상을 구별하지요. 이렇게 점차 시각이 발달하면서 두 돌 무렵이 되면 복잡한 색 차이와 사물의 세부 사항을 구별하고, 세 돌 이후에는 시각적 인지 능력이 성숙해집니다.
이 그림책은 아직 여물지 않은 아기들의 눈을 고려하고 또 아기들의 시각 발달을 돕도록 설계했어요. 앞면은 명암이 분명하여 아기가 알아보기 쉬운 흑백으로 꾸며 초점 맞추기 훈련에 특히 좋아요. 뒷면은 인지하기 쉬운 선명한 기본색을 빛의 스펙트럼 순서에 맞추어 배열했어요. 선명한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보라의 자연스러운 흐름은 아기들이 색의 변화에 쉽게 반응하고 색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그림의 형태 또한 아기들이 인지하기 쉽게 간결하고 명료하며, 콜라주 기법이라 경계가 뚜렷하고 강렬합니다.
아기와 양육자의 다정하게 교감하는 ‘나의 첫 그림책’
이 책은 두 권의 책을 하나로 엮었을 뿐 아니라, 아코디언 형식이라서 보통 책처럼 한 쪽씩 넘기면서 볼 수도 있고, 활짝 펼쳐서 보거나 병풍처럼 머리맡에 세워두고 볼 수도 있어요.
아기가 처음 보는 책답게 글은 없습니다. 하지만 아기에게 책을 보여줄 때는, 아기가 그림에 집중하며 형태를 인식하는 동안 양육자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게 좋아요. 별을 보여줄 땐 ‘반짝반짝 작은 별’ 노래를 불러 준다거나, 동물을 보여주며 울음소리를 흉내 내는 것도 좋고, 컬러 면을 펼쳐 놓고 빨주노초파남보 색깔 이름을 호명하듯 불러도 좋아요. 아기에게 책 읽어주기가 서툰 양육자라도 걱정하지 마세요. 쉽고 분명한 주제라 이야깃거리도 많고, 책 속 QR 코드를 찍으면 작가가 직접 귀띔하는 책읽기 팁도 만날 수 있으니까요. 그저 다정한 목소리와 손길이면 충분하답니다.
아기들이 이 책을 좋아해 주면 좋겠어요. 말문이 트인 아기들이 이 책을 보면서 〈나의 첫 그림책〉이라고 말하면 정말 기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