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수년 전부터 법학전문대학원에서 행정법사례연습 과목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여 왔다. 강의는 먼저 사례를 구성하여 수강생들에게 제시하고, 그에 대한 답안을 작성하게 한 후 첨삭을 행하고, 이후 필자가 작성한 예시답안을 가지고 강평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이 책은 이러한 강의안을 토대로 저술된 것이다. 그런데 사례에 대한 예시답안을 작성하는 가운데 저자는 이 작업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점을 다시금 절감하게 되었다. 그 이유는 해설의 분량을 어느 정도로 할 것이냐의 문제와 해설 자체의 난점에서 기인하였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첫째, 시험에 대한 대비만을 목표로 한다면 답안에 기재하여야 할 핵심적인 내용만을 적시해도 충분할 것이지만, 그럴 경우 아직 행정법에 대한 이해가 깊지 못한 학생들로서는 사례에 대한 이해에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게 된다. 그리하여 해설은 비교적 풍부하게 작성하여 그 이해를 돕되, 답안에 적시하여야 할 핵심적인 내용은 강평 중에 알려주는 방식을 채택하였다. 둘째, 예시답안을 작성하는 중에 관점에 따라서는 정반대의 결론을 내리는 것도 가능하다고 보여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이때에도 일정한 배점을 부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여겨졌다. 이러한 경우는 다수설 또는 판례의 관점에 따라 일단 해설을 진행하되, 다른 관점에 따른 서술은 각주 등을 통하여 그 내용을 적시해주는 방식을 채택하였다. 이 책에 제시된 사례는 저자가 직접 구성한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변호사시험, 5급공채시험, 사법시험 등에 출제된 문제이거나 이들을 일부 변형한 것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기출문제들은 이미 검증된 사례이기에 출제 오류에서 비교적 자유롭고, 아울러 학생들로서는 그러한 문제 유형에 익숙해짐으로써 차후에 출제될 시험문제에 대한 대비도 겸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제1편 서론
제1장 사례연습의 필요성
법학은 규범을 대상으로 하는 학문이다. 규범은 그 특성상 개념화와 유형화를 수반할 수밖에 없다. 반면에 현실세계는 역동적이면서도 구체적이다. 이와 같은 특성상 추상적 규범에 대한 형식적인 고찰만으로는 법 현실에 대한 입체적이고도 체계적인 이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행정법규의 적용은 ① 법률에서 정해진 요건(법률요건)을 해석하여 그 내용을 확정하고, ② 사실적 상황(사안)을 조사・확정하고, ③ 그 인정사실이 법률요건에 합치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고, ④ 그에 따르는 법률효과(행위를 할 것인지의 여부, 한다면 어떠한 행위를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법학에 있어 일반이론 과목은 통상 ①과 ④에 대해서만 학습하는 것에 그치지만, 사례연습 과목은 ①,④뿐만 아니라, ②와 ③에 대해서까지 나아감으로써 규범을 현실적으로 적용하는 훈련을 하게 한다.
즉 사례연습은 추상적이고도 관념적인 행정법의 기본이론들이 구체적인 사안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응용되는지를 검토하게 함으로써, 추상적인 법이론을 체계적・종합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할 수 있다.
제2장 시험경향분석 및 공부방법론
1. 교과목 특성
행정법사례연습은 행정법 관련 사례형 문제에 대한 쟁점추출 및 답안작성 연습을 통하여 실정 법령의 해석능력 및 현실생활에서 부딪히는 법적 문제의 해결능력을 배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울러 그 과정에서 행정법이론을 종합적・입체적으로 이해하는 힘을 기르기 위한 과목이다.
2. 변호사시험 경향 분석
변호사시험에서의 문제는 크게 선택형, 사례형, 기록형으로 나누어진다. 공법의 경우 선택형 100점, 사례형 200점, 기록형 100점으로 배점이 구성되어 있다.
제1회 변호사시험의 공법사례형 문제에서는 행정법분야가 70점, 헌법분야가 130점의 배점으로 출제되었고, 제2회, 제3회 변호사시험에서는 반대로 헌법분야가 70점 행정법분야가 130점의 배점으로 구성되었다.
그런데 제4회 이후부터 제14회 변호사시험까지의 공법사례형 문제에서는 헌법분야와 행정법분야가 균일하게 각 100점의 배점으로 출제되었다. 향후에도 제4회 이후의 변호사시험과 동일한 방식으로 시험문제가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변호사시험에서 출제되는 공법사례형 문제의 경우, 어느 특정 부분만을 출제하는 것이 아니라, 행정법 및 헌법 전반에 걸쳐서 여러 개의 주요 쟁점을 묻는 종합형 문제가 출제되고 있다.
3. 교과목 학습 방법 및 시험 대비 요령
행정법사례연습 과목의 학습방법 및 시험대비 요령으로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다음과 같다.
가. 행정법의 기본이론에 대한 철저한 이해
먼저 행정법의 기본이론에 대한 철저한 이해가 먼저 그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러한 토대 위에서 각종 문제의 유형에 따라 답안작성의 형태와 내용이 달라질 뿐이다.
예를 들면 행정법 사례형 문제의 경우 기록형 문제와는 달리 핵심적인 주요 학설은 기재하여 주어야 한다. 이어 각 학설에 따라 결론이 어떻게 달라지는 것에 대해 서술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나. 쟁점의 명확한 파악
답안을 작성하기 전에 쟁점의 명확한 파악이 선행되어야 한다. 쟁점의 파악이 틀린 경우 아무리 장황한 서술이 행하여지더라도 거기에 배점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한참 답안을 작성하는 중에 이미 서술한 쟁점이 틀렸다고 느껴지거나, 빠트린 쟁점이 떠오르는 경우에는 답안지의 어떤 여백에든지 그러한 내용을 기재해 줄 필요가 있다. 채점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답안지에 적혀 있는 내용이라면 그 무엇하나도 빠뜨릴 수 없는 것이고, 아울러 읽어 보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다. 즉 쟁점을 빠트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 그 서술이 답안지 어느 위치에 있는가는 부차적인 것이다.
다. 균형잡힌 답안
사례형 문제의 경우 통상 1문제에 설문이 4-5개 정도 제시된다. 그리고 해당 설문마다 일정한 배점이 부여되어 있다. 따라서 어떤 한 설문에 대한 답안을 아무리 잘 쓰더라도 거기에 부여된 배점 이상을 획득할 수는 없다.
따라서 모든 설문에 대하여 고르게 균형 잡힌 답안을 작성하는 것이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라. 직접 답안을 작성해보는 훈련이 필요
수학문제의 경우 눈으로 이해하는 것만으로는 결코 실력이 늘지 않고, 직접 자신이 종이에 문제를 풀어보아야 실력이 향상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모든 서술형 문제의 경우 위와 같이 일정한 시간을 정하고 그 시간 내에 자신이 직접 답안을 작성해 보는 훈련을 거듭해 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 자신이 해당 쟁점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있는지, 그리고 필요한 부분을 암기하고 있는지, 아니면 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에 불과한지의 진실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그 과정에서 답안의 분량과 시간의 배분을 적절하게 하고 있는지를 점검할 수 있게 된다.
마. 항상 설문을 염두에 둔 기술
사례형 문제의 경우, 답안에서 각종 이론이나 학설을 적시하는 것은 결국 설문에 대한 나름대로의 견해를 제시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항상 설문에 대한 해답을 염두에 두고 답안을 작성할 필요가 있다.
즉 사례형 문제의 답안에서는 각각의 해당 설문에 대한 기술 말미에 항상 ‘사안의 경우’라는 소제목을 만들고 그곳에서 해당 설문에 대한 나름대로의 견해를 제시하여야 한다.
바. 행정법의 주요개념 및 그 요건의 숙지
행정법규를 비롯한 대부분의 법규는 (1)어떠한 요건이 갖추어진 경우에(요건규정), (2)어떤 종류의 행위를 할 것인가(효과규정, 행위규정)의 형식으로 규정되어 있다. 행정법사례형 문제에서의 설문은 그 요건충족 여부를 묻는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해당요건을 먼저 적시한 후, 사안의 경우 그 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사안에의 포섭)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기술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따라서 행정법상의 주요한 법률개념 및 그 해당 요건은 반드시 암기하고 있을 필요가 있다.
사. 분량 및 시간제한에 유의할 것
사례형 문제의 경우 그 내용을 자세히 기재하려고 마음먹는다면 수십 면에 걸친 답안을 작성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그렇기에 사례형 문제의 경우에 답안의 분량을 어느 정도로 하여야 하는지에 관하여 혼란을 겪는 학생들도 종종 있다.
그런데 변호사시험 뿐만 아니라, 모든 시험은 시간뿐만 아니라 답안지의 분량에도 제한을 두고 있다. 결국 주어진 시간과 답안지 분량의 제한 하에서 주요 쟁점을 빠트리지 않고 최대한 풍부한 내용의 답안을 작성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것이다.